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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등  산 』

법주사 & 속리산 (속리산도 껌이었어... -ㅅ-)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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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산행은 속리산으로 결정했다. 진× 선배는 아들내미와 네 시에 인천을 떠나 분당으로 오고 있었고... 나는 정신없이 자고 있었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긴 했지만, 몸이 천근만근인지라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진× 선배 전화를 받고서야 정신 차리고 옷 입은 뒤 밖으로 나갔다.

문제는 한× 선배였다. 또 연락이 안 된다. 산에 가기로 한 날 아침마다 연락 두절되는 거... 이제는 익숙할만도 한데... 짜증이 왈칵! 밀려 왔다.

몇 차례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불발... 결국 방문을 거세게 두드렸더니 MJ가 자다 깨서 나온다. 집에 없단다. -ㅅ-
그럼 뭐... 끝난 거다. 서울 가서 친구랑 술 퍼먹고 뻗은 거다.

약속을 이렇게 자주 어기는 것에 대해 분노하면서 진× 선배와 잔뜩 욕을 퍼부었다. 원래는 진× 선배 차로 가려고 했는데, 내가 스틱 안 몰아본 지 오래라서 그냥 내 차로 가기로 했다.

 

 

주말이었지만 길은 그리 막히지 않았다. 슬렁슬렁 가니까 어느덧 속리산 가까이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정이품송'이 있다고 해서 보고 가기로 했다.

 

 

응? 원래 정이품송이 이렇게 허전(?)했던가? 뭔가 막 잔뜩 늘어져 있고 그러지 않았어? -_ㅡ;;;

 

 

요양 가다가 가지 들어줬다는 것까지도 기억하고 있으면서 정작 주인공은 '세종'으로 잘못 알고 있었...

 

조카 죽이고 왕위 뺏은 임금인지라 틈만 나면 신격화하고, 정당화하고,... 속리산 주위에는 세조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다. 물론 그만큼 단종에 대한 이야기도 많고...

뭐... 능력 있는 놈이 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린 조카와의 능력 겨룸은 불공평하지 않은가? -ㅁ-

 

 

주위에 볼만한 관광지를 안내한 판때기와 정이품송의 전성기(?) 사진에 자세한 설명이 있는 판때기

 

 

아... 차 세운 반대 쪽으로 넘어오니까 더 처참하다. 한 쪽은 완전히 거덜나버렸네. ㅠ_ㅠ

 

 

따지고보면 그냥 오래 산 소나무일 뿐인데... 설마 자력으로 가지를 들었을라고... ㅋㅋㅋ

 

 

근처에 볼만한 곳이 저리도 많단다. 진짜... 느긋하게 시간에 안 쫓기며 여행이나 다녔으면 좋겠다.

 

 

위에서 그냥 오래 산 소나무일 뿐이라고 했는데... 아... 무려 천.연.기.념.물. -_ㅡ;;;

 

 

 

자욱한 산안개 속에서 강렬한 태양이 얼굴을 비추고... 이 때의 상쾌한 찬 공기가 종종 그리워진다.

 

 

차 세워두고 내리자마자 아저씨 한 분이 오시더니 아침 먹었냐고 한다. 이건 뭔 시츄에이션인가 싶어서 말똥말똥 쳐다보니까 다른 데 가지 말고 자기네 식당에서 밥 먹고 가란다. 아... 식당 삐끼구나. -ㅅ-

일단 무시하고 정이품송 구경을 한 뒤 차에 타려고 하니까 잽싸게 오더니 자기 따라오라며 먼저 차를 끌고 앞선다. 일단 가보자 싶어서 쫄랑쫄랑 따라가는데... 가는 길에 온통 식당이다. 계속 따라갈까, 아니면 그냥 우리가 가고 싶은 식당으로 갈까, 고민하는데... 안 오니까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_ㅡ;;;

일단 따라가기로 했다.

 

 

속리산 보건지소 간판 옆에 보이는 길로 쭈욱~ 가면 법주사 나오고, 속리산 가는 길도 나온다.

 

여기가 문제의 식당 되시겠다. 네이버에도 악평을 써놓으려다가 참았다. 감사한 줄 알아라. -ㅅ-

 

삐끼 따라가면 망한다! 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식당이 큰 길에 위치하고 있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이 안 오게 생겼다. 그래서 삐끼를 동원한 모양이다. 맛은... 그저 그랬다. 나물 반찬이 여럿 나왔는데, 그냥 나물 반찬 맛이었다.

공기밥은 그릇에 반토막만 담아서 내왔고, 한 공기 추가할 때도 인심 좋게 그냥 주는 법이 없다. 된장찌개도 뚝배기 반만 채워져 나와서 진× 선배 아들내미가 밥 한 공기에 국 하나 다 해치우는 일이 발생했다. -ㅅ-

주차비 4,000원 안 내고 식당 앞에 차 세워두려고 간 것도 있었는데... 그냥 주차비 4,000원 내고 맛있고 인심 좋은 식당 가는 게 나을 뻔 했다.

구체적으로 상호 언급은 안 하는데... 정이품송 볼 때 삐끼 아저씨 접근하면 일단 주의하시기 바라고... 그냥 크고 깔끔하게 생긴 식당 찾아가서 드시기 바란다. 위 사진에 나오는 집은... 맛도, 양도, 서비스도 개판이었다.

 

 

밥 때문에 언짢았지만, 식사하며 곁들인 동동주의 힘으로 기운차게 출발했다. 날씨 좋~ 고~

 

진× 선배 아들내미도 종이컵에 동동주 두 잔 받아 마셨는데... 맛이 가버렸다. ㅋㅋㅋ

 

음... 술 퍼 마시고 정신없이 자고 있을 누군가가 떠올랐다. 나 아니었음 진작 객사했을 그 분...

 

초 거대 비빔밥 그릇. 예전에 뭔 행사할 때 몇 백, 몇 천 명분 비빔밥, 뭐 이런 거 한 모양이다.

 

천천히 몇 걸음 떼지 않았는데 입구가 나왔다. 지나가는 길에 보니 텐트촌도 있던데, 부러웠다.

 

속리산 가는 길 초입에 법주사가 있다. 법주사에서 세운 안내문과 전광판 따위가 보인다.

 

입구에서 쓰레기 봉투를 공짜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놨다. 작은 거지만, 이런 게 개념 충만이란 거다.

 

지역 특산물인 대추를 비롯한 먹을거리를 팔고 있었다. 대추 좀 사서 갈까 하다가 그냥 갔다. -ㅅ-

 

입장료를... 받는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없어졌지만, 절에서 받는 거다.

이래서 내가 종교 싫어하는 거다. 마음의 안식이고 나발이고, 돈에 혈안에 되가지고... 교회가 잔뜩 썩어 있긴 하지만, 절도 고만고만하다. 종교 시설이나 단체에 세금 안 물리는 거, 이거 크게 잘못된 거다. 목사든 스(중)든 다 문제다. 씨바 종교... -ㅅ-

 

 

법주사를 세웠다는 백암대사를 위해 만든 비석이다. 화려하지 않다는 게 오히려 맘에 들었다.

 

이 문을 지나면 법주사 경내로 들어갈 수 있다. 별 생각없이 사진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ㅅ-

 

들어서자마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는 초거대 금불상!!! 저게... 다... 진짜... 금!!! -ㅁ-

 

이거... 뭐라 부르더라? 당간지주? 뭐, 뭐라고 부르던데... 왜 기억이 안 나지? -ㅅ-

 

법주사 석연지. 불교의 윤회적인 교리를 표현한 거라는데... 이래뵈도 무려 국보!!! -ㅁ-

 

법주사 석조. 돌로 만든 욕조? 중들 목욕하는 곳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물 받아 쓰는 통.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 내 블로그에 이런 멘트 어울리지 않아... -_ㅡ;;;

 

거대한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귀와 마애여래의상.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틈마다 박혀 있던 동전.

 

천왕문. 죄 있는 사람은 지나가다가 사천왕에게 한 방씩 쳐 맞는다고 들었는데... 난 안 맞았다. ㅋ

 

 

전체가 금이 아니라 청동에 금 입힌 거란다. 돈독 오른 중들이 돈 내놓으라고 간판까지 세워놨다.

 

세월이 흘러 금이 벗겨졌다. 다시 입힌단다. 결국 저 손바닥은 돈 내놓으라는 액션이었구나. 쯧...

 

얘도 국보!!! 뭔 절에... 온통 국보... 금 쳐 바른 불상과 돈독 오른 중만 아니라면 좋으련만...

 

 

물 떠 마시는 곳이 있었는데, 개념없이 동전 던진 사람들이 있더라. 마시는 물에 동전이라니...

앞에 앉아서 지키고 있던 아줌마는 사람들이 바가지 쓰고 제 자리 안 가져다 둔다고 투덜투덜...

 

법주사는 국내 최대 사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보도 많고, 규모도 컸다. 금 입힌 거대 불상도 대단했고.

천천히 둘러 보면 참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종교 알레르기가 있어서... 종교 시설이라면 일단 혐오부터 하게 되는데, 하필 금불상 금 벗겨져서 다시 입힐 돈 모은다는 간판 따위를 봐버리는 바람에... 있고 싶지가 않아서 대충 사진만 찍고 나와버렸다. -_ㅡ;;;

 

 

법주사에서 시간 날 때마다 찍어 댄 셀카. 이름하여 알 카에다 3종 세트를 소개합니다~ ㅋㅋㅋ

 

갤럭시 S 카메라 기능 중 만화 효과 주는 게 있어서... 그걸 적용시켜서 찍어 봤더니 이렇게 나온다.

 

 

법주사를 나와 속리산으로 가는 길. 왼 쪽으로 넓은 연못? 호수? 아무튼... 장관이다, 정말.

 

산 올라가는 도중에 나온 다리 아래 쪽에 물고기가 바글바글... 엄청나게 많았다. 다들 한 마디씩...

 

 

푸하하하~ 다리 이름에서 빵 터졌다. 부~ 왘~ 부~ 왘~

 

문장대까지는 2.7㎞ 남았다고 한다. 산에 자주 다니다보니 저건 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어느 산에 가도 꼭 있던... 천... 지... -_ㅡ;;;

 

 

 

문장대가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인데... 또 하는 얘기지만 지리산의 포스가 너무 강렬했기에 속리산 정도도 나에게 고통(?)을 주지 못했다. -ㅅ-

노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고... 특히나 문장대에는 줄 서서 올라가야 할 정도였다. 산 정상에서도 사람이 많아 풍경만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문장대에서 내려왔더니만... 어림잡아 수 백 명이 여기저기 자리 펴고 도시락 먹고 있는데... 진짜 장관이었다. 마시는 술도 고량주, 맥주, 소주, 양주,... -ㅅ-

 

 

 

 

 

산 자체 난이도는 높지 않다.

처음에는 포장된 시멘트 길이 쭈욱 이어지고, 그 길은 법주사를 비켜 가는 등산 초입까지 계속 된다. 한참동안 흙 밟을 일이 없다가 시나브로 흙 길이 나오는데... 경사가 험하지 않은데다가 바위도 가지런히 놓여 있어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아, 물론 내 기준이다. 나... 산 좀 탄다. -_ㅡ;;;

 

 

휙~ 하고 올라갔다가... 슬렁슬렁 내려왔다. 내려올 때... 젊은 처자가 반대 쪽으로 올라오고 있기에 힐끗 봤는데, 오~ 완전 참하다! 그 처자랑 눈이 딱 맞았는데... 처자는 이내 바닥을 보고, 난 눈을 못 떼고 처자 쳐다 보고 있었다. 처자가 다시 고개를 들었는데 내가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까 '안냥하세염'하고 인사를 하는데... 당황해서 같이 인사를 못 했다. -ㅅ-
 
혹시나 내려올 때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천천히 내려갔는데... 깜찍이랑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지리산에서는 산이 험해서 그런가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나 수고하세요 같은 인사를 나누곤 했는데... 다른 산에서는 그런 게 잘 없어서 산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사하는 걸 잊고 있었다. ㅠ_ㅠ

그 때 완전 상냥하게 인사 날려주신 깜찍이. 너 땜에 내가 잠이 안 와!!! ㅋㅋㅋ

 

 

 

PS. 처자에게 바로 들이대지 못한 건... 뒤에 인상 험한 아저씨가 따라 올라가고 있었는데
  아빠로 보였기 때문이다. ㅋㅋㅋ

 

 

 

뭐... 아무튼... 그랬다. 잘 다녀왔다. 교통편은... 자가용 끌고 가서... -_ㅡ;;;

그렇다면 자가용으로 가는 방법이라도라고 하시면... 내비 찍고 가서... -_ㅡ;;;

가을에 갈만한 산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고. 등산 쥐약인 사람이라면 법주사까지만 가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럭저럭 즐거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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