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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3. 청평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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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 정도 배를 타고 청평사가 있는 쪽에 도착했다. 손을 잡고 느릿느릿 걸어가는 남녀 커플, 녀녀 커플(?)을 제치고 잰 걸음으로 앞장 섰다. 가다보니 까페를 시작으로 식당들이 잔뜩 있는데 양 갈래 길이 나온다. 당연하다는 듯 오른 쪽을 선택!

 

길 오른 편에 있는 화장실을 지나니 요런 길이 나온다. 계속 걸어 올라갔더니 왼 편으로 식당이 두 어 개 나오고 오른 편에는 대형 버스 주차장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 이정표가 보인다. 응? 섬에 버스가 다녀? 배 타고 들어왔으니 청평사가 있는 곳이 섬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육로로도 올 수 있다. 그래서 대형 버스가 단체 관광객 싣고 들어오기도 한다.

 

버스 정류장 표지판 뒤로... 내가 걸어온 길을 청평사 가는 길이라 안내하는 표지판이 서 있다. 그렇다. 길을 잘못 든 거다. -_ㅡ;;;

 

몇 걸음 가다보니 다시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왜 아까 걸어 올라갈 때는 이걸 못 봤을꼬?
내가 선두에 서서 간 덕분에 날 따라 온 팀들이 제법이었다. -ㅅ-   모녀 사이로 보이는 두 분이 부지런히 오기에 반대 쪽이라고 알려줬으나 아니라며 가던 길 계속 간다. ㅋㅋㅋ
그보다 조금 앞 서 오던 어려 보이던 처자 둘은 식당 아줌마들이 이리 계속 가봐야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 드립니다. 내가 바보였어요. -ㅁ-

 

아까 그 양 갈래 길에 다시 와서 보니 안내판이 보인다. 이게 선착장 쪽에서 보면 식당 파라솔에 가려 제대로 안 보인다. -ㅅ-   혹시나 나처럼 헤맬 사람 있을까 싶어 끄적여본다. 길 따라 올라가다 T자형 길 만나면 왼 쪽으로 가야 한다.

 

 

몇 걸음 걷지 않아 맞딱뜨린 정자 옆에는 조그마한 돌장식이 서 있다. '공주와 상사뱀 전설'이란다. 고스란히 옮겨 보겠다.

아주 먼 옛날, 당나라때의 이야기이다.
태종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당시의 법도에 어긋나게도 평민 청년과 몰래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은밀한 사랑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인지 이 사실을 알게된 태종이 격노하여 청년을 사형에 처하자 형장에 홀연히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나타났다.
바로 공주를 사랑한 죄로 죽음을 당한 청년의 원혼이 다시 태어난 상사(想思) 뱀이었다.
뱀은 평소 몰래 찾아가던 궁궐로 들어가 공주의 몸을 칭칭 감아 버린다.
아무리 사랑했던 사람의 화신이라 해도 흉물스러운 뱀의 모습에 너무 놀라 의원들을 불러 온갖 시술을 해보았지만 뱀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공주는 점점 야위어만 갔다.
신라(우리나라)의 영험 있는 사찰에서 기도를 드려보라는 어느 노승의 권유에 따라 공주는 유명사찰을 순례하다가 이곳 청평사까지 오게 되었다.
해가 저물어 도착한 공주는 구성폭포 아래의 작은 동굴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계곡에서 범종소리가 은은히 들려오자
"종소리를 들어보니 절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듯 합니다. 절에가 밥을 얻어 오려고 하니 잠시 제 몸에서 내려와 주실 수 있는지요." 하니 그 동안 한 번도 이런 부탁을 들어주지 않던 상사뱀이 웬일인지 순순히 몸을 풀어 주었다.
공주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계곡에서 목욕을 하고 때마침 법회가 열리고 있는 법당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한편, 상사뱀은 시간이 늦어지자 혹시 도망간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공주를 찾아 나섰다.
정문(회전문)을 들어서려는 순간 맑은 하늘에서 소나기와 함께 벼락이 내리쳐 뱀이 그 자리에서 죽고 불어난 빗물에 떨내려가 버렸다.
법회를 마친 공주가 음식을 얻어 가지고 내려와 보니 뱀이 죽어 폭포에 둥둥 떠 있는 것이 아닌가. 영문을 알 수 없는 공주는 깜짝 놀랐으나 시원스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여 상사뱀을 정성껏 묻어 주었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태종은 기뻐하며 금 세 덩어리를 보내 법당과 공주가 거처할 건물을 세우게 하고, 또 하나는 공주의 귀국 여비로, 나머지는 후일 건물을 고칠때 쓰라고 이곳 오봉산 어딘가에 묻어 두었다고 한다.
공주는 상사뱀의 극락왕생을 빌며 오랫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부처님의 은공에 감사드리다가 석탑을 세우고 귀국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이다.
아직까지도 그때 묻었다는 금덩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후 공주가 머무르던 동굴을 "공주굴" 목욕을 했던 웅덩이는 "공주탕" 삼층석탑은 "공주탑"이란 애칭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뭐, 요런 이야기가 쓰여 있다. 당 태종 이세민은 599년에 태어나 649년에 죽었다. 아들을 열 넷, 딸을 열 아홉이나 뒀는데 전설에 등장하는 공주가 몇 째인지는 알 수 없다. 당 태종이 살아있을 때에는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를 무너뜨리기 전이었으나 당시 춘천은 신라 영토에 속해 있었기에 아예 얼토당토 않은 전설은 아닌 것 같다. 당 태종은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실패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는데 여러 모로 조선 반도와 많이 얽히고 섥힌 냥반이 아닌가 싶다. 뭐, 아무튼...

 

 

 

올라가는 입구에서 표를 판다. 2,000원이다. 따로 검표하는 곳이 없으니 2,000원이 아까우면 매표소 아래로 쪼그려 앉아 아장아장 지나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 -_ㅡ;;;
맑은 계곡 물을 오른 쪽으로 한 채 고즈넉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공주님 등장!!! (손에 있는 거 새 아님. 뱀 대가리임. -ㅅ-)

 

공주 설화를 다시 한 번 소개하고 있다.

 

공주 설화의 배경이 되는 구성 폭포와 공주 굴. 구성 폭포는 생각보다 멋있었지만... 공주 굴은... 저걸 굴이라 할 수 있는가 싶더라.

 

어김없이 등장하는 로우 앵글 샷. 방수 카메라 이용해서 물에 담궈 찍었다. ㅋㅋㅋ

 

사진 찍으며 천천히 올라가니 왼 쪽에 아무 색도 칠해지지 않은 목조 건물이 나온다. 뭔가 분위기 있다 생각하고 카메라 들이대는데... 목조 건물 아래에 빨랫줄이 걸려 있고 빨래가 주렁주렁~

 

저 문 너머로 방 여러 개가 보이는데 각 방마다 이름이 붙어 있다. 팔정도에서 따온 걸로 봐서 방이 여덟 개가 아닐까?   템플 스테이 할 때 이용되는 방이었다.

 

 

 

 

 

 

 

 

 

 

 

돌을 깎아 만든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석벽. 정교하다.

 

그닥 큰 절이 아니지만 안내판을 설치해놨다. 잘 어울린다.

 

장수샘 때문에 몰락(?)한 게 아닌가 추정되는 곳.

 

절로 들어가는 입구. 웅장하다는 느낌보다는 가지런하다는 느낌 정도?

 

 

왼 편에 보이는 비석과 안내문. (글 쓰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점점 귀찮아지고 있다. 하아~ -ㅁ-)

 

뒤 쪽으로 보이는 작은 다리. 그 뒤로 깎아내린 산이 있다. 비 많이 오면 쏟아지겠다 싶던데...

 

천천히 걸어 회전문을 향해 올라간다.

 

내가 종교를 믿지 않는 건 돈과 연관되어 충분히 더러움에도 불구하고 깨끗함을 가장하는 사람과 조직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주렁주렁 걸린 연등에는 모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그 간절한 바람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사람의 약한 마음을 악용하는 것 같아 보기 언짢았다.

 

조금 특이한 구조. 위에 있는 건물 아래로 지나가는 형태인데 높이가 꽤 낮다. 나 같은 단신은 허리 굽히지 않아도 되지만. ㅋ

 

아는만큼 보인다 했는데... 당최 아는 게 없으니 그저 셔터만 마구 눌러댔다.

 

공사 중이어서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위로 더 올라가도 됐지만 꽤 지쳐 있었기에 포기했다.

 

 

 

 

 

 

 

부지런히 삽질하는 굴삭기를 보니 더 구경하고 말고 할 의욕이 생기지 않아 그냥 내려왔다. 되돌아가기로 하고 밖으로 나와 아까 못 찍은 다리 사진을 찍고

 

 

아까 올라올 때 사람 많아서 사진 찍기를 포기한 장수샘도 한 컷. 사진 찍는 거 뻔히 보면서 아주머니가 바가지를 용 머리에 올려 놓으셨다. 재밌게 나오라고 일부러 그러신 걸까? -ㅅ-
물은 먹지 않았다.

 

내려가면서 계곡 사진도 몇 장 더 찍고. 이런 곳에서 늘 보게 되는 간절한 소망들이 담긴 작은 돌탑들도 찍고.

 

아까 찍었던 템플 스테이 방도 다시 한 번 찍어 보고.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이런저런 각도로 흉내는 부지런히 내는데... 어째 멋지구리한 건 안 걸린다. 역시 얻어 걸리길 바라는 건 무리... ㅋ

 

은근히 넓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계곡에 발이라도 담궜다면 2,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좀 아까웠다. 다음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놀러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걸어내려가니 식당에 손님들이 제법 찼다. 나도 한 자리 차지하고 앉아 뭐라도 좀 먹을까 했지만 혼자 궁상 떠는 걸로 보일 것 같아 배고픔을 참기로 했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가 나간다. 손을 막 휘저으며 뛰어갔다면 어찌어찌 탔을지도 모르겠지만... 마구 쏟아지는 비에도 안 뛰는 느긋함의 소유자인지라... -ㅅ-   가거나 말거나 하는 맘으로 천천히 갔는데... 저 뒤로 배가 바로 들어온다. ㅋㅋㅋ

 

가장 먼저 선착장에 도착했기에 아무도 없는 배에 탈 수 있었다. 배 안은 대충 이렇게 생겼다. 선장실이 따로 없고 맨 앞에 선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탄다. 그리고 좌석이 쭈욱 있는 앞 칸, 옆이 뻥 뚫린 뒷 칸, 뭐 대충 이런 구성이다.1 

 

내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싶어서 사람들 눈치 살살 보면서 셀카 찍어 봤다. 포항 모자에 포항 저지 입고. ㅋ

 

청평사를 뒤로 하고 배가 떠난다. 모터에서 뿜어내는 물줄기가 제법이다.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기에 GPS 앱 실행해서 속도 체크해봤더니 18㎞/h 정도 된다. 배가 뚫려 있으니 이 정도 속도도 빠르게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 백령도 가는 배는 70㎞/h 넘었는데...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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