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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알고 지낸 친구 녀석이 있다. 비슷한 시기에 서울 올라와 같이 아웅다웅 부대끼며 자주 보던 녀석인데 직장이 안동에 있어 이번에 내려가게 됐다. 이사 간다할 때에는 별 감정이 없었는데 막상 더 이상 서울에 없다 생각하니 뭔가 허전하더라. 그 녀석과 소주 한 잔 할 겸, 축구도 볼 겸, 겸사겸사 해서 내려갔다 오기로 했다.
남자는 두 여자 말만 잘 들으면 된다 했다. 엄마님(or 부인님)과 내비게이션 안내 처자. 그래서 가라는대로 갔다. 이천 가는 국도 타고 가다가 중부 고속도로 탔다. 한참 가는데 비가 오더라. 휴게소 들릴까 하다가 그냥 지나쳤는데 밥은 안 먹어도 커피 한 잔 해야겠다 싶어 단양 휴게소에 들어갔다.
단양 휴게소. 그냥저냥 평범하더라. 식당에서 파는 음식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으니 패~ 스~ ㅋㅋㅋ
토요일이라 그런가 상행선은 차가 좀 있는데 하행선은 거의 없다. 휴게소 지나니 거의 전세 낸 분위기. -ㅁ-
안동까지는 제법 멀 줄 알았는데 세 시간이면 가더라. 친구 녀석이 오라는 곳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적한 곳일 줄 알았더니 시내 중심가였다. 큰 길 바로 옆에 있는 가게를 못 찾아서 헤맸다. -_ㅡ;;;
친구 녀석이 맛있는 집이라 칭찬한 가게가 바로 '신와룡갈비'다. 앉자마자 일 잔 받고~ ㅋㅋㅋ 두 잔인가 마셨는데 차 빼달란다. 당연히 가게 일하는 직원이 빼줄 거라 생각했는데 직접 빼야 한단다. 음주 운전 권장 시스템. -ㅅ- 많이 안 마셔서 다행이었다. 차 빠지고 빈 자리에 차 세우고 고기 폭풍 흡입.
소고기는 핏기만 가시면 먹는 거라는데 난 그렇게 먹으려니 영 찝찝하더라. 그래서 내가 소고기보다 돼지고기를 더 좋아하는 건지도... 뭐, 친구 녀석들과 수다 떠느라 고기가 타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 안 쓰고 먹었다.
경상(북)도의 소주 참. 모르는 사람들은 참이슬로 착각하기도 한다. 요즘은 지방에 가서 참이슬이나 처음처럼 달라 해도 바로 주지만 예전에는 잔뜩 흘겨 보고 주거나 없다며 안 주곤 했다. 다른 지역보다 경상(북)도의 지역 소주 사랑이 유난한 듯. 여기서도 소주 달라하니 자연스럽게 참을 줬다. 내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주니까 마다할 리 없다. ㅋ
한참을 먹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밖에 없다. 서빙하던 젊은 직원들도 다 퇴근하고 사장님 내외(로 추정되는 분들)만 계셨다. 우리 때문에 문 못 닫고 계신 거 아니냐며 사장님께 말을 건냈다가 사장님과 폭풍 토크! 주로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었고 우리는 그저 끄덕일 뿐. -ㅅ-
엄청 먹은 거 같았는데 네 병 밖에 안 마셨더라. 대리 운전 불러서 친구 녀석 차로 자취방으로 이동. 5층 짜리 오피스텔이 여러 채였는데 한 사람이 다 지은 듯 똑같은 외관이었다.
낮에 보니 더 깔끔해보이더라. 1층 자동문은 비밀번호를 눌러야 열 수 있는데 각 방에 있는 인터폰으로도 열어줄 수 있는 모양. 방에는 에어컨과 세탁기, 냉장고 등이 다 있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에게 딱이다 싶더라. 한 달에 40만원 준다고 들었는데 내 방과 비교하니 참... 내년에 이사가게 되면 잘 알아봐서 저렇게 깔끔하고 괜찮은 집 구해야겠다. 주차 공간 널널한 것도 맘에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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