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안동 가서 소고기에 소주를 흡입한 뒤 퍼질러 자고, 포항 가서 축구 보고, 끝나자마자 다시 안동으로 돌아왔다. 안동에서 포항 갈 때의 길은 밤에 도저히 갈 수 없다 판단되어 영천을 거쳐 보다 큰 길로 돌아갔다.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더라.
배 고파서 피자 하나 시켜 먹고 바로 잤다. 아침에 일어나 대충 씻고, 친구 녀석과 헤어졌다. 내려온 김에 안동 구경이나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하회 마을은 당최 안 끌리는 거다. 초가 집이든 기와 집이든 옛날 집은 전주 한옥 마을과 순천 낙안읍성에서 숫하게 봤다. 하회 마을 아니면 어디를 가야 되나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내비게이션에 '안동민속박물관'을 찍고 출발.
친구 녀석 자취방에서 차로 꽤 이동해서야 박물관에 도착했다. 다니면서 느낀 거지만 안동, 은근히 크다. 아무튼... 이른 시각이라 주차장이 썰렁하다.
철컹철컹(이상한 상상하지 마시고! ㅋ) 소리가 들려 봤더니 기차로 철로를 지나간다. 오~ 소리가 멋지다!
어디를 가도 다 가뭄이다. 건너온 다리를 한 장 찍고 잠시 물 구경(?)을 했다. 비릿한 냄새가 난다.
저 멀리 보이는 월영교. 다리 중간에 정자가 있으니 제법 그럴싸 하다. 박물관 보고 나와서 구경 가야지. ㅋ
학은 틀림없이 아니고... 백로인가봉가... -_ㅡ;;;
박물관 정면. 쭈욱 뻗은 길이 참 이쁘다. 아침 일찍부터 해가 쨍쨍한 것이, 지독한 더위가 예상된다. -ㅅ-
박물관 정문 오른쪽에 있는 안내도. 이것저것 볼 게 많은 듯 한데 이미 지쳐있어서 만사 귀찮은 상태. -_ㅡ;;;
영세불망비. '안동에는 선정비나 공적비를 세워 치적을 알리고 드러내는 것을 예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단다.
나도 요즘 부쩍 자주 하는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거나 뭔가 착한 일 하고나서 나도 모르게 생색을 내곤 했는데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박물관 정문. 사진 바깥 쪽에 출근하는 여직원 분이 있었다. 내가 이 날 박물관 1호 관람객 되시겠다. 엣헴~
박물관 정문 맞은 편에 있는 모래밭에 널뛰는 판때기와 그네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네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어찌나 푹푹 찌는지, 모래 밟을 생각하니까 숨이 턱턱 막혀서 바로 포기했다. 포기는 빠를수록 좋다.
박물관 정면에서 사진 한 방 더 찍고...
가던 중 저 멀리 낡은 건물이 하나 보인다. 뭐하는 건물인지 가보고 싶었지만 귀차니즘은 진작 발동된 상태.
가까이 가니 조그마한 창문이 드르륵~ 열리며 몇 분이냐고 묻는다. 한 명이요~ 하고 1,000원(성인) 내밀었더니 표를 주신다.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책들이 잔뜩 보인다. 무시하고 우회전해서 1층 관람실로 ㄱㄱ
※ 박물관 안에서의 사진 촬영은 절대 금지되어 있다고 안내문에 씌여 있으나 플래시 터뜨리지 않는 조건에서 찍는
건 괜찮다고 허락을 받았습니다.
파리 잡는 통이라고 한다. 원리도 함께 쓰여 있었는데 뭔 소리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 바보인가봉가... ㅋ
어느 박물관에서든 들어가자마자 나오는, 지역의 명칭에 대한 연혁. 안동은 제법 짬찬(?) 고을이었다. -_ㅡ;;;
실내에서 옛날 냄새가 났다. 글로 쓰기가 참 어려운데... 오래된 집에서 나는, 싫은 냄새는 아니고 좀 퀴퀴하면서도 뭐 그런...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옛날 냄새 나는 박물관은 처음인지라 제법 기분이 좋았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도망왔다가 낼름 써주고 간 거란다. 뭐, 별 감흥 없다. -_ㅡ;;;
예전부터 궁금하던 거. 포경 수술은 독립 후 미군정 들어와서 그 영향으로 전파된 거라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포경을 안 했다는 얘기인데... 왜 전국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남근석은 죄다 포경한 상태인 거지?
박물관 유리 진열장 안에서의 삶이 많이 팍팍한가봉가... 어찌 이리 늙어 보일꼬... -ㅁ-
'갓털이'는 건 처음 본다.
건진 국수는 먹어보고 싶었는데... 파는 곳을 못 찾았다. 한국관광공사 앱으로 찾아봐도 안 나와서 바로 포기.
쓰잘데기 없는 잡소리 하나. 난 어디 여행 가도 그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을 잘 안 먹는다. 무조건 그런 건 아니다. 영덕 가면 대게 먹고, 속초 가면 오징어 먹는다. 다만... 춘천 가서 닭갈비나 막국수 챙겨 먹고 안동 가서 간고등어나 찜닭 챙겨 먹고 그러지 않는다는 거다. 찜닭 다섯 개 갖다 놓고 그 중 하나가 안동 거라 하면 딱 집어낼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성 마늘로 만든 마늘 닭, 이런 건 그나마 괜찮은데... 안동 찜닭이라 해봐야 전국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닭이랑 양념, 조미료에 캬라멜 섞은 그 나물에 그 밥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꼭 먹으려 들지 않는다.
유명한 안동 소주. 우리가 먹는 소주와는 만드는 방법 자체가 다르다. 소주 한 병에 4,000원이라니... ⊙ㅁ⊙
1층 구경을 대충 마쳤다. 딱히 기억나는 건 없지만 작은 규모를 알차게 꾸며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층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KT의 와이파이 장치. alleh Wi-Fi 로고만 보면 지난 해 이맘 때 쯤 산 갤럭시 노트 10.1(KT)이 LTE가 아니라 3G 모델인 게 떠올라 짜증이 부왁~ 난다. 당연히 LTE 모델인 줄 알고 산건데...
초가집 마을(미니어처)
지금으로 치면 성인식. 번지 점프의 유례가 되었다는 외국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한다. -ㅅ-
어찌나 잘 만들어놨는지, 공부하기 싫다는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진짜 하기 싫어 보인다. ㅋㅋㅋ
제 블로그 자주 오신 분이라면 이 구도의 사진 안 나와서 허전하셨을 겁니다. 저는 기대를 지지 않습니다. ㅋ
인륜지대사 결혼. 우리나라는 정이 지나치게 넘쳐서 남의 인륜지대사에 대해 하네 마네 말들이 참 많다. 쯧...
사판, 공부할 때 쓰는 모래판이다. 종이가 귀했을테니 이런 걸 당연히 썼을 터인데 다른 박물관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보는 순간 '그렇지, 이런 게 당연히 있었겠지!'라 생각했다. 자세히 봐야 보이는 깨알 같은 安東.
이름은 잘 모르겠고 우리 고전 놀이라고 한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도 좋지만 이런 것도 만들어서 좀... ㅋ
벼슬을 쫘악~ 적어두고 뭔가 하는 놀이. 예전에 책에서 봤는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지금의 외교부 장관 자리는 항상 서희의 차지였다고 한다. 서희에 대해서는 여기 →
http://navercast.naver.com/contents.nhn?rid=77&contents_id=1392 참조. 서희 다음으로 윤관을 꼽았다고 한다. 문과에 급제해서 무관으로 출세한 특이한 경우. 모함으로 삭탈관직 당했다 하니 예나 지금이나 벌레 같은 것들은 늘 있기 마련인가 보다.
김구 선생님을 테러범 취급하고 명성황후(라 부르는 거 별로 안 내키지만 민비라 하는 건 더더욱 싫으니) 살해에 가담한 일본 깡패 색히 편 드는가 하면 이××, 박×× 똥구멍 못 빨아 안달난 ㅄ들이 쓴 책이 국정 교과서 심의 통과했다하니 어이가 없다.
지금도 할아버지들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 이 것 때문에 멱살잡이까지 하더라. -ㅅ-
바둑과 장기. 장기는 둘 줄만 알아요 수준, 바둑은 아예 문외한인데, '진작에 배웠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지금까지 사랑방이 손님 들이고 재우는 방인 줄 알았는데 가장(남자)이 거처하는 곳이었다 한다. 남자의 방이었던 셈이다. 안방은 안주인(여자)의 공간이고. 이렇게 또 하나 배워간다. 역시 박물관은 좋은 곳이다. ㅋ
규모가 크지 않아서 관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는다. 금방 보고 나왔다. 나갈 때까지도 다른 관람객은 보이지 않았다. 관람객보다 직원이 많은... ㅋㅋㅋ
밟으라고 잔디 심는 외국, 밟지 말라고 잔디 심는 한국.
목없는 석상들. 안내문에는 그런 내용이 전혀 없지만 나는 염병할 예수쟁이들이 벌인 짓거리라 생각한다.
밖으로 나와 공사장 왼 편으로 가면 또다른 볼거리들이 있다. 공사장에 막혀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요즘 애국한다고 떠들어대는 ㅄ들 보면 이완용, 송병준이 살아 돌아다니는 기분이다. 능지처참해버려야...
넣는 사람이 그저 있는 게 아니라 많으니까 저렇게까지 해놨겠지? 세상에는 별에 별 ㅄ들이 다 있다, 정말.
어디 놀러가면 꽃이 눈에 자꾸 들어오기 시작하는 걸 보니 늙었나보다.
기우웅~ 하고 웅장한 소리가 나다가 끼기긱~ 하고 뭔가 무겁게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뭐지? 하고 봤더니 물레방아! 그런데 계속 도는 게 아니라 한 바퀴 돌고 멈춘다. 그러다 물이 쌓이면 힙겹게 다시 돌기 시작하고, 아까 멈춘 거기서 또 멈춰 물 받는다. 계속 돌아가는 걸 보는 것과는 뭔가 다른 재미가 있어 꽤 쳐다보다 왔다.
나비. 안동 쏘다니면서 느낀 건 나비가 참 많다는 거였다. 나비 많다고 안 하는 안동이 이 정도면 함평은...
ㅇㅇ 왔다가느라 수고했다 ㅄ 새끼들아.
귀찮아서 사진 밑에 설명 안 단 건 아니고... 그냥 느긋하게 사진 감상할 수 있게 하는 쪽이 낫지 않을까 해서...
이토 준지 만화에 나올 법한 장면이라 생각했다. 시커멓게 늘어진 저기에서 사람이 느물느물 기어나... 꺄악!
안동댐 지으면서 수몰될 뻔한 집들을 옮겨온 게 꽤 된다. 안동 외의 다른 지역에서 가지고 온 집도 있었고.
바깥 구경을 다 마치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 월영교를 보러 간다. 날이 무척 더웠지만 보행자용 데크 위로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그럭저럭 괜찮았다.
기차, 기차!
지랄 염병한다.
나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타이머 맞춰놓고 셀카 찍기 시작. ㅋㅋㅋ 무지하게 짧아보이는고만. ㅠ_ㅠ
저 멀리 뭔 건물이 보인다. 빙고(얼음 저장고)가 저기인가? 싶어 가보고 싶었지만... 체력이 방전되었다. ㅋ
뭐, 대충 이렇게 구경을 마쳤다. 박물관은 작고 아담했지만 나름 볼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워낙 작아서 관람 시간이 얼마 안 걸렸는데 바깥에도 볼 게 많아서 그냥저냥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하회 마을 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은 싸그리 사라졌고 나름 재미있게 잘 보고 왔다.
크기를 편집하지 않아서 일부가 잘려 보일 수 있습니다만 클릭하면 커집니다. 직접 찍은 사진이고요. 혹시나 필요한 사진 있으시다면(있을랑가... ㅋㅋㅋ) 따로 허락받으실 필요없이 마구 퍼가셔도 됩니다. 단, 퍼간 사진에서 블로그 로고 잘라낸다던가 필요한 부분만 짜깁기하는 등의 재편집은 하지 말아주세요. 꾸벅~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