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한× 선배였다. 또 연락이 안 된다. 산에 가기로 한 날 아침마다 연락 두절되는 거... 이제는 익숙할만도 한데... 짜증이 왈칵! 밀려 왔다.
몇 차례 통화를 시도해보지만 불발... 결국 방문을 거세게 두드렸더니 MJ가 자다 깨서 나온다. 집에 없단다. -ㅅ-
그럼 뭐... 끝난 거다. 서울 가서 친구랑 술 퍼먹고 뻗은 거다.
약속을 이렇게 자주 어기는 것에 대해 분노하면서 진× 선배와 잔뜩 욕을 퍼부었다. 원래는 진× 선배 차로 가려고 했는데, 내가 스틱 안 몰아본 지 오래라서 그냥 내 차로 가기로 했다.
응? 원래 정이품송이 이렇게 허전(?)했던가? 뭔가 막 잔뜩 늘어져 있고 그러지 않았어? -_ㅡ;;;
요양 가다가 가지 들어줬다는 것까지도 기억하고 있으면서 정작 주인공은 '세종'으로 잘못 알고 있었...
뭐... 능력 있는 놈이 왕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어린 조카와의 능력 겨룸은 불공평하지 않은가? -ㅁ-
주위에 볼만한 관광지를 안내한 판때기와 정이품송의 전성기(?) 사진에 자세한 설명이 있는 판때기
아... 차 세운 반대 쪽으로 넘어오니까 더 처참하다. 한 쪽은 완전히 거덜나버렸네. ㅠ_ㅠ
따지고보면 그냥 오래 산 소나무일 뿐인데... 설마 자력으로 가지를 들었을라고... ㅋㅋㅋ
근처에 볼만한 곳이 저리도 많단다. 진짜... 느긋하게 시간에 안 쫓기며 여행이나 다녔으면 좋겠다.
위에서 그냥 오래 산 소나무일 뿐이라고 했는데... 아... 무려 천.연.기.념.물. -_ㅡ;;;
자욱한 산안개 속에서 강렬한 태양이 얼굴을 비추고... 이 때의 상쾌한 찬 공기가 종종 그리워진다.
일단 무시하고 정이품송 구경을 한 뒤 차에 타려고 하니까 잽싸게 오더니 자기 따라오라며 먼저 차를 끌고 앞선다. 일단 가보자 싶어서 쫄랑쫄랑 따라가는데... 가는 길에 온통 식당이다. 계속 따라갈까, 아니면 그냥 우리가 가고 싶은 식당으로 갈까, 고민하는데... 안 오니까 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_ㅡ;;;
일단 따라가기로 했다.
속리산 보건지소 간판 옆에 보이는 길로 쭈욱~ 가면 법주사 나오고, 속리산 가는 길도 나온다.
여기가 문제의 식당 되시겠다. 네이버에도 악평을 써놓으려다가 참았다. 감사한 줄 알아라. -ㅅ-
공기밥은 그릇에 반토막만 담아서 내왔고, 한 공기 추가할 때도 인심 좋게 그냥 주는 법이 없다. 된장찌개도 뚝배기 반만 채워져 나와서 진× 선배 아들내미가 밥 한 공기에 국 하나 다 해치우는 일이 발생했다. -ㅅ-
주차비 4,000원 안 내고 식당 앞에 차 세워두려고 간 것도 있었는데... 그냥 주차비 4,000원 내고 맛있고 인심 좋은 식당 가는 게 나을 뻔 했다.
구체적으로 상호 언급은 안 하는데... 정이품송 볼 때 삐끼 아저씨 접근하면 일단 주의하시기 바라고... 그냥 크고 깔끔하게 생긴 식당 찾아가서 드시기 바란다. 위 사진에 나오는 집은... 맛도, 양도, 서비스도 개판이었다.
밥 때문에 언짢았지만, 식사하며 곁들인 동동주의 힘으로 기운차게 출발했다. 날씨 좋~ 고~
진× 선배 아들내미도 종이컵에 동동주 두 잔 받아 마셨는데... 맛이 가버렸다. ㅋㅋㅋ
음... 술 퍼 마시고 정신없이 자고 있을 누군가가 떠올랐다. 나 아니었음 진작 객사했을 그 분...
초 거대 비빔밥 그릇. 예전에 뭔 행사할 때 몇 백, 몇 천 명분 비빔밥, 뭐 이런 거 한 모양이다.
천천히 몇 걸음 떼지 않았는데 입구가 나왔다. 지나가는 길에 보니 텐트촌도 있던데, 부러웠다.
속리산 가는 길 초입에 법주사가 있다. 법주사에서 세운 안내문과 전광판 따위가 보인다.
입구에서 쓰레기 봉투를 공짜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해놨다. 작은 거지만, 이런 게 개념 충만이란 거다.
지역 특산물인 대추를 비롯한 먹을거리를 팔고 있었다. 대추 좀 사서 갈까 하다가 그냥 갔다. -ㅅ-
이래서 내가 종교 싫어하는 거다. 마음의 안식이고 나발이고, 돈에 혈안에 되가지고... 교회가 잔뜩 썩어 있긴 하지만, 절도 고만고만하다. 종교 시설이나 단체에 세금 안 물리는 거, 이거 크게 잘못된 거다. 목사든 스(중)든 다 문제다. 씨바 종교... -ㅅ-
법주사를 세웠다는 백암대사를 위해 만든 비석이다. 화려하지 않다는 게 오히려 맘에 들었다.
이 문을 지나면 법주사 경내로 들어갈 수 있다. 별 생각없이 사진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ㅅ-
들어서자마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는 초거대 금불상!!! 저게... 다... 진짜... 금!!! -ㅁ-
이거... 뭐라 부르더라? 당간지주? 뭐, 뭐라고 부르던데... 왜 기억이 안 나지? -ㅅ-
법주사 석연지. 불교의 윤회적인 교리를 표현한 거라는데... 이래뵈도 무려 국보!!! -ㅁ-
법주사 석조. 돌로 만든 욕조? 중들 목욕하는 곳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물 받아 쓰는 통.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 내 블로그에 이런 멘트 어울리지 않아... -_ㅡ;;;
거대한 바위에 새겨져 있는 글귀와 마애여래의상.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틈마다 박혀 있던 동전.
천왕문. 죄 있는 사람은 지나가다가 사천왕에게 한 방씩 쳐 맞는다고 들었는데... 난 안 맞았다. ㅋ
전체가 금이 아니라 청동에 금 입힌 거란다. 돈독 오른 중들이 돈 내놓으라고 간판까지 세워놨다.
세월이 흘러 금이 벗겨졌다. 다시 입힌단다. 결국 저 손바닥은 돈 내놓으라는 액션이었구나. 쯧...
얘도 국보!!! 뭔 절에... 온통 국보... 금 쳐 바른 불상과 돈독 오른 중만 아니라면 좋으련만...
물 떠 마시는 곳이 있었는데, 개념없이 동전 던진 사람들이 있더라. 마시는 물에 동전이라니...
앞에 앉아서 지키고 있던 아줌마는 사람들이 바가지 쓰고 제 자리 안 가져다 둔다고 투덜투덜...
천천히 둘러 보면 참 좋았을텐데, 안타깝게도 종교 알레르기가 있어서... 종교 시설이라면 일단 혐오부터 하게 되는데, 하필 금불상 금 벗겨져서 다시 입힐 돈 모은다는 간판 따위를 봐버리는 바람에... 있고 싶지가 않아서 대충 사진만 찍고 나와버렸다. -_ㅡ;;;
법주사에서 시간 날 때마다 찍어 댄 셀카. 이름하여 알 카에다 3종 세트를 소개합니다~ ㅋㅋㅋ
갤럭시 S 카메라 기능 중 만화 효과 주는 게 있어서... 그걸 적용시켜서 찍어 봤더니 이렇게 나온다.
법주사를 나와 속리산으로 가는 길. 왼 쪽으로 넓은 연못? 호수? 아무튼... 장관이다, 정말.
산 올라가는 도중에 나온 다리 아래 쪽에 물고기가 바글바글... 엄청나게 많았다. 다들 한 마디씩...
푸하하하~ 다리 이름에서 빵 터졌다. 부~ 왘~ 부~ 왘~
문장대까지는 2.7㎞ 남았다고 한다. 산에 자주 다니다보니 저건 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어느 산에 가도 꼭 있던... 천... 지... -_ㅡ;;;
노는 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고... 특히나 문장대에는 줄 서서 올라가야 할 정도였다. 산 정상에서도 사람이 많아 풍경만 카메라에 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문장대에서 내려왔더니만... 어림잡아 수 백 명이 여기저기 자리 펴고 도시락 먹고 있는데... 진짜 장관이었다. 마시는 술도 고량주, 맥주, 소주, 양주,... -ㅅ-
처음에는 포장된 시멘트 길이 쭈욱 이어지고, 그 길은 법주사를 비켜 가는 등산 초입까지 계속 된다. 한참동안 흙 밟을 일이 없다가 시나브로 흙 길이 나오는데... 경사가 험하지 않은데다가 바위도 가지런히 놓여 있어 큰 힘 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아, 물론 내 기준이다. 나... 산 좀 탄다. -_ㅡ;;;
혹시나 내려올 때 다시 만나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천천히 내려갔는데... 깜찍이랑 다시 만나는 일은 없었다. 지리산에서는 산이 험해서 그런가 만나는 사람마다 안녕하세요나 수고하세요 같은 인사를 나누곤 했는데... 다른 산에서는 그런 게 잘 없어서 산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사하는 걸 잊고 있었다. ㅠ_ㅠ
그 때 완전 상냥하게 인사 날려주신 깜찍이. 너 땜에 내가 잠이 안 와!!! ㅋㅋㅋ
아빠로 보였기 때문이다. ㅋㅋㅋ
그렇다면 자가용으로 가는 방법이라도라고 하시면... 내비 찍고 가서... -_ㅡ;;;
가을에 갈만한 산이다.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고. 등산 쥐약인 사람이라면 법주사까지만 가도 괜찮을 듯 하다. 그럭저럭 즐거웠어~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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