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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58

아이슬란드 여행 #43 다시 레이캬비크 잘 자고 일어났다. 미바튼에서 하도 누워 있어서 그런지 많이 잔 건 아니지만 피곤함 같은 건 없었다. 지하실에 묶여 있거나 나체로 나뭇잎 덮고 있는 일 같은 것도 없었고. ㅋ 여덟 시 반에 아침을 먹기로 했기에 식당으로 가니 이미 일어나 계신다. 매일 다섯 시 반에 일어나 20㎞를 운전해서 신문 가지러 가신단다. ㄷㄷㄷ 자꾸 말을 걸어주시는데 당최 영어가 안 되니, 원. 일본어 배운답시고 일본에 살고 있으면서 일본어 공부도 제대로 안 하는데, 그 와중에 영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또 했다. 그 와중에 한국인에게 받은 참이슬 페트 소주 자랑하시는 호스트. ㅋㅋㅋ 개와 고양이 모두 사람을 전혀 가리지 않아서 밥 먹고 있는 내내 주위를 어슬렁거렸다. 같이 배드민턴 쳤던 H 누나라면 질색을 했겠지만 나는 개도.. 2020. 1. 6.
아이슬란드 여행 #42 게스트하우스 힘나스발리르 (Guesthouse Himnasvalir) 막연한 불안감이 있긴 했지만 어찌 되었든 살았다 싶더라. 옷 갈아입을 때 주머니를 만져보니 지갑이 없다. 응? 그러고보니 아까 차에서 내릴 때 뭔가 떨어진 것 같았는데. 설마 차에 흘린 건가? 아니면 내 차에 두고 온 건가? 급하게 나온다고 차 문도 안 잠궜는데?하지만 이 오지를 누가 오겠냐 싶어 일단 내일 차로 돌아가서 찾아보자고 생각했다. 다음 날이 됐고, 여덟 시 반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호스트께서는 내 미숙한 영어 실력을 알면서도 부지런히 말을 걸어 주셨다. 알고 보니 저 거대한 4륜 구동 자동차로 험지도 가고, 여기저기 구경 다니는, 패키지 여행도 같이 하는 분이셨다. 전에 방문한 한국인이 주었다며 참이슬 페트 소주도 보여주시고. 무척이나 좋은 분이었다. 이런 좋은 분을 상대로 무시무시한 상상..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41 끝나지 않은 시련 ④ 어쩌면. 이렇게 될 줄 알고도 바보 같은 짓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 눈 밭은 예상보다 깊었고, 거기 파묻힌 차는 오른쪽으로 잔뜩 기운 채 움직이지 못했다. 전진 기어와 후진 기어를 번갈아 넣어가며 기를 쓰고 차를 빼려 했지만 어림도 없었다. 그나마 이틀 전에는 아예 안 움직였지만 이 날은 조금이라도 움찔움찔 했다는 게 위안(대체 어디가?)이라면 위안일까. 운전석 쪽 뒷바퀴만 길 위로 올리면 어찌 빠질 것도 같은데 그게 안 되니 환장하겠더라. 타이어 타는 냄새 때문에 잠시 차를 멈췄다. 손과 발로 눈을 치워내고 차를 움직이고. 혼자 쌩 쇼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저 멀리에서 거대한 자동차임에 분명한 불빛이 다가왔다(이런 전개, 얼마 전에 본 적 있다. -_ㅡ;;;). 반갑기는 한데 또 28만원 달..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40 끝나지 않은 시련 ③ 나는 분명히 호텔스닷컴에 나와 있는 주소를 찍은 건데 여기가 아니라고 한다. 나 같은 경우를 많이 봤는지 익숙하다는 듯 안내를 한다. 뭐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는데 예전 주소로 안내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한국의 ZZZIP 게스트하우스도 그런 적이 있었더랬다. 아주머니가 문 밖까지 나와서 길을 알려준다. 내가 지나온 길을 가리키며 저 길이냐니까 아니란다. 그래서 다른 길을 가리키며 그럼 저 길이냐니까 그렇단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차로 돌아갔다. 다시 시동을 걸고 출발. 문제는, 꽃미남 아들내미가 보여준 지도는 내비게이션이 아니었다는 거다. 목적지가 나와 있긴 한데 내 현재 위치와 비교가 되지 않으니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일단 20㎞ 정도랬으니까 가 본다. 제법 달려 얼추 2..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39 끝나지 않은 시련 ② 동그라미 친 부분이 통제되어 갈 수 없는 길. 위 쪽의 85번 도로가 후사비크와 연결된 도로다. 녹색은 유료 터널. 그렇게 기다림이 시작됐다. 데이터에 여유가 있으니까 테더링 걸어서 보다 화면이 큰 태블릿으로 도로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이제나 저제나 통제가 풀릴까, 10분 단위로 새로 고침. 그렇게 한 시간이 흘러갔다. 소싯적의 나는 시크하기로 유명(하다고 나는 주장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저 싸가지가 없었다고 말한다. -ㅅ-)해서 약속 시간으로부터 5분이 지나면 집으로 돌아가버리곤 했다. 그런 내가 한 시간 넘게 차 안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채 숨만 쉬고 있는 거다. 전(前) 여자 친구, 현(現) 남이 들었다면 경천동지할 일이지. 통제된 길 쪽에서 제설차 한 대가 나와 후사비크 쪽으로 사라졌고, 잠시 후.. 2020. 1. 3.
아이슬란드 여행 #38 끝나지 않은 시련 ① 한 방에 30만원 가까운 돈을 털어먹은 후유증은 컸다. 그냥 방구석에 처박혀서 숨이나 쉬고 있을 것이지, 쪼다 같이 기어 나가서 화를 불렀다고 스스로를 자책했다. 누워서 이불 차고 있다가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깨자마자 몰려드는 자괴감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후회한들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니 적당히 괴로워하고 넘어가자. …… ㅽ 말이 쉽지. 아이슬란드 여행을 하면서 한 번도 본 적 없었던 도로 상황을 하루 전부터 10분 간격으로 확인했다. 미바튼은 아이슬란드의 북동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1번 도로를 따라 반 시계 방향으로 크게 한 바퀴 돌아 다시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려면 서 쪽으로 가야 했다. 문제는, 서 쪽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가 통제되고 있었다는 것.레이캬비크는 고사하.. 2020.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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