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58

아이슬란드 여행 #37 순식간에 날아간 28만원 밖으로부터 들리는 바람 소리가 엄청나다. 장난이 아니다. 화장실에 가니 더 생생하게 들린다. 무서울 정도로 불어댄다. 창 밖의 앙상한 나무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게 보인다. 저러다 부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흔들린다. 이런 날씨에 관광은 무슨. 방 밖으로 안 나갔다. 그렇게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정오가 지나버렸다.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날씨가 안 좋다한들, 방구석에만 있어서야 될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보니 1㎞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도 관광지가 있고, 하다 못해 네이처 바스라도 다녀와야겠다 싶더라. 수영복으로 입을 반바지와 수건을 가방에 넣고 일단 밖으로 나갔다. 숙소에서 큰 길 쪽으로 가는 그 짧은 길에서 차가 이리저리 휘청거린다. 잔뜩 쌓여있는 눈 때문이다. 4륜 구동.. 2020. 1. 2.
아이슬란드 여행 #36 오로라 보기, 실패! 정말 험하디 험한 길을 거쳐 미바튼에 도착했다. 오직 오로라를 보겠다는 일념 하에.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본 것처럼 화려한 오로라는 세 가지 요소가 모두 완벽하게 충족되는, 궁극의 상황에서나 가능하다. 첫째, 어두울 것. 가로등 조명이나 집에서 나오는 조명은 물론 달빛도 안 된다. 달빛이 강해도 오로라 보는 데 방해가 된다. 둘째, 구름이 없을 것. 하늘에 구름이 많으면 당연히 오로라 보는 데 방해가 된다. 오로라가 구름 아래로 모습을 드러내면 다행이지만, 구름 위에서 펄럭펄럭한들 밑에서는 안 보이니까. 셋째, 오로라 지수가 높을 것. 이건 절대적인 건 아니다. 실제로 오로라 지수가 2 밖에 안 되는데 육안으로 확실히 알아볼 정도로 보일 때도 있고, 두 배인 4인데도 보일 듯 말 듯 할 때도 있다고 .. 2020. 1. 2.
아이슬란드 여행 #35 엘다우 게스트하우스 (Eldá Guesthouse)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라 보기. 다른 건 못하더라도 오로라 만큼은 반드시 보고 싶었다. 그 오로라를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이 미바튼이라고 해서 저기까지 간 거고. 게다가 원없이 오로라 보겠답시고 미바튼 숙소를 이틀이나 예약해버렸다. 빨간 건물에 리셉션이 있고, 그 왼쪽의 하얀 건물도 같은 숙소다. 안에 들어가면 방이 여럿 있는 형태. ㅇㅇ 이 벤치 본 기억이 난다. 맨 윗 부분 일부만. 나머지는 다 눈으로 덮여 있었거든. -ㅅ- 숙소에 짐을 풀고, 사들고 간 빵으로 요기를 한 뒤 빈둥거리고 있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가 엄청나다. 장난이 아니다. 데티포스로 가는 길은 아예 통제된 상태이고, 고다포스(Godafoss)에라도 다녀올까 했는데 위치를 보니 미바튼에서 서 쪽이다. 그럼 나중에 아쿠레이리(A.. 2020. 1. 2.
아이슬란드 여행 #34 미바튼(Mývatn)으로 가는 길 ② 이 날 운전해야 할 거리가 약 420㎞. 도로 사정이 좋았더라면 좀 밟아서 네 시간 안팎에 도착이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겨울에는 절대 불가능. 구글 맵도 다섯 시간 19분 걸린다고 안내하더라. 한국에서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도 안 쉬고 운전한 적이 있고 하니까, 장시간 운전하는 건 별로 문제가 안 된다. 문제는 도로 컨디션. 회픈에서 출발할 때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1차 고비는 저기(위 지도 참조)에서 왔다. 구글 지도는 분명히 직진하라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1번 도로로 계속 가려면 오른쪽으로 꺾어야 했지. '엄마 말과 네비게이션 말만 잘 들으면 인생에 손해는 없다!' 고 했으니까, 구글 지도가 가라는대로 직진했다.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부터 곧바로 빙판 길이 시작됐고, 차는 미친 듯 떨.. 2020. 1. 2.
아이슬란드 여행 #33 미바튼(Mývatn)으로 가는 길 ① (사진) 사실 상의 여행 이야기는 전(前) 편으로 끝이다. 응? 갑자기? 응. 갑자기. 히 호스텔에서 숙박한 게 17일. 자고 나서 미바튼으로 떠나는 날이 18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는 날이 23일. '아직 5일이나 남았는데 뭔 여행이 끝나?' 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이 날부터는 여행이 아니라 생존이 됐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후 하루에 찍은 사진이 기본 50장, 많은 날은 100장을 훌쩍 넘어가기도 했는데 이 날부터는 열 장이 채 안 됐다. 사진 찍을 정신이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몸은 몸대로 지치고, 멘탈은 멘탈대로 부서지고. '이래서 겨울의 아이슬란드가 비수기로 구분되는고나.' 를 절실히 느낀 기간이었다. 새벽에 여러 차례 깼다. 마사미 님과 나카모토 선생님에게 보통의 장갑과 벙어리 .. 2020. 1. 2.
아이슬란드 여행 #32 회픈 히 호스텔 (Höfn HI Hostel) 저녁이 되면 배가 고파질 게 분명했으니 숙소 근처의 슈퍼마켓을 검색한 뒤 경유지로 설정했다. 그런데 가다보니 주유소가 나오기에 차한테도 밥 먹일 겸 그리로 들어갔다. 여기는 카운터에 가서 주유기를 열어 달라고 해야 하는 시스템. 그렇게 아이슬란드에서의 세 번째 주유를 했다. 술 마시면서 안주로 먹을 도리토스 한 봉다리 사고, 물도 두 개 샀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수도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고 들었지만 사서 먹는 게 맘 편하니까. 굳이 슈퍼마켓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경유지를 삭제하니 왔던 길을 되돌아가라고 나온다. 안내대로 가다보니 주택 단지 같은 곳이 등장. 전부 숙박업을 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붕을 따라 설치된 반짝거리는 조명들이 무척이나 예쁘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나 봤던, 하얀 설원 .. 2020. 1. 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