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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BOOK 』35

『 바람이 강하고 불고 있다 』 by 미우라 시온 미우라 시온. 1976년에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의 여성 작가. 우리나라의 연세대에 비유되는, 일본 내에서도 알아주는 명문 와세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편집자가 되기 위해 취업 활동을 했으나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 때 글 쓰는 재주를 알아본 편집자의 권유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눈썰미 있는 사람들은 그런 게 막 보이고 그러나보다. 스무 개 이상의 작품을 써냈고 대부분 우리나라에 번역이 되었다. 나는 마사미 님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하고 많은 작품 중 하필이면 가장 먼저 선택한 게 『 검은 빛 』 이었다. 왜 '하필이면' 이냐고? 미우라 시온의 모든 작품을 읽어본 건 아니지만,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어둡고 거친 면이 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저 작품을 처음 읽었으니 당연히 그런 분.. 2021. 4. 11.
루스벨트 게임 『 한자와 나오키 』 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의 작품.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게 지난 해 7월이니, 비교적 신작이다. 『 한자와 나오키 』라는 작품에 대해서는 들어봤지만 이케이도 준이라는 작가 이름은 처음 들어봤다. 마사미 님이 추천해주셔서 알게 됐다. 바로 전에 본 책이 『 일곱 개의 회의 』. 결코 짧은 분량이 아닌데도 한 방에 쭉~ 쭉~ 읽히더라. 정말 좋은 작가라고 생각했다. 잇달아 『 루스벨트 게임 』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 일곱 개의 회의 』 쪽이 좀 더 나은 것 같다.원래, 스포츠를 다루게 되면 어느 정도는 평이 깎이기 마련이다. 현실에서의 극적인 승부는 말도 못할 감동을 불러오지만 소설에서의 극적인 승부는 진부하다는 욕을 먹게 되기 때문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의 박상영 선수.. 2021. 1. 25.
테미스의 검(テミスの剣) 영화에서도, 책에서도, 반전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대접받은 지 한~ 참 된 것 같다. 반전이 없는 작품은 무시 당하기 일수고. 반전에 환장한 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더 이상의 언급은 하지 않겠다. 책 읽은 소감을 쓰면서 스토리를 전혀 언급하지 않을 수 없으니 최소한으로만 끄적거려 보겠다. 이 작품은 원죄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에서 원죄라 하면 예수쟁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짊어지고 있는 죄를 떠올리지만 일본에서의 원죄는 경찰 등에 의해 조작된 범죄를 말한다.식민 지배의 영향인지 우리나라는 일본과 닮아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은데 검찰과 경찰의 역할이나 분위기 같은 것도 그 중 하나다. 뒤통수 후리면서 이 ㅺ 저 ㅺ 하.. 2020. 11. 7.
검찰 측 죄인 - 시즈쿠이 슈스케 장편 소설 코로나 때문에 꽤 오랫동안 도서관이 문을 닫았다. 며칠 전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하기에 잽싸게 가서 빌려온 책 중 한 권이 오늘 소개할 『 검찰 측 죄인 』이다. 시즈쿠이 슈스케(雫井脩介)라는 작가가 쓴 장편 소설로, 번역가가 쓴 글과 참고 문헌을 소개한 페이지까지 포함할 경우 580 페이지에 달하는, 책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내저을 두께다. 2015년 6월 15일에 초판을 찍고 약 1개월 후에 2판을 찍었다. 제법 인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네일베에서 제목을 검색하면 책보다 영화가 먼저 나온다. 뭐든 실사화 해버리는 일본에서, 기무라 타쿠야와 니노미야 카즈나리(아라시의 그 사람 맞다. ㅋ)를 캐스팅해 『 검찰 측의 죄인 』 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했다. 2018년 8월에 개봉해서 제법 괜찮은 .. 2020. 8. 5.
벚꽃, 다시 벚꽃 국내에서 일본 작가의 인지도를 알아보면 누가 1위를 차지할까?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 오쿠다 히데오(奥田英朗)나 온다 리쿠(恩田陸)는 10위 안에 들 수 있을까? 뭐, 아무튼...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는 10위 안에 무조건 들어가겠지?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에서 수년 간 인기 순위 1위를 놓치지 않은 작가다. 히가시노 게이고 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많이 쓰는 작가이기도 하고.『 벚꽃, 다시 벚꽃 』은 미야베 미유키의 시대 소설. 우리나라에는 2015년 5월 10일에 초판이 나왔고 2017년 9월에 8쇄를 찍었다. 출판 시장 불황이라는데 8쇄까지 찍었다면 제법 팔린 게 아닌가 싶다.원제는 『 桜ほうさら 』. 우리 말로 번역하면 '.. 2018. 7. 15.
『 산산조각 난 신 』 중...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폭로되는 천황의 정체를 보면서, 나는 아무 것도 모른 채 그저 일편단심으로 천황에게 복종했던 자신이 점저 더 미워져서 참을 수가 없다.할 수만 있다면 나 자신의 치가 떨리는 과거를 깨끗이 말살해버리고 싶다.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오로지 천황을 비난하는 것만으로 다 정리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천황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믿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모르고 그랬다면 몰랐던 것에 대해, 또 속아서 그랬다면 속았던 것에 대해, 결국 스스로의 무지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닌가. 모든 것을 고스란히 천황 탓이나 세상 탓으로 돌려버리면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나 자신의 실체는 허공에 붕 떠버린다. 더는 내가 나라고 할 수 없다. 아무리 과거가 .. 2018.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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