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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 』

오래된 노트북에 새 생명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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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때문에 어디 한 군데 느긋하게 사는 것이 힘들다. 물론 후배들이야 산으로 가든, 섬으로 가든, 내 알 바 아니라며 꿋꿋하게 한 곳에서 16년을 버틴 냥반도 있지만... 아무튼 한 군데 5년 이상을 못 살고 이사 다녀야 하는 팔자다. 그래서 짐을 늘리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 그래서 컴퓨터도 늘 노트북만 썼다. 그러다가... 나이 먹고... 이제 더 이상 섬에 안 들어가도 되고... 냉장고니, 세탁기니, 짐이 시나브로 늘어가고... 컴퓨터도 데스크 탑으로 직접 조립해서 쓰게 됐다.


새 컴퓨터를 사면서 기존에 쓰던 컴퓨터를 중고에 팔아버렸으면 좋았겠지만... 뭔가 아쉽기도 하고... 가지고 있으면 언제 써도 쓸 것 같아 안 버리고 있었다. 그러나... 새 컴퓨터 생기면 헌 컴퓨터는 1년에 한, 두 번이나 켤까? 거의 안 쓰게 되니까... 자리만 차지하는 천덕꾸러기가 되고 만다. 그런 노트북이 두 개나 있다. 하나는 10년도 더 된 컴팩(HP에 흡수 합병되어 사라짐)의 프리자리오, 나머지 하나는 곧 10년이 될 삼성 센스.


프리자리오는 아예 안 쓰고, 센스는 가끔 스타 크래프트 생각날 때 한 번씩 켜곤 하는데... 모처럼 쉬는 날, 맘 먹고 작업하기로 했다.


일단 프리자리오부터. 이 녀석은 2003년 여름에 출시된 녀석이다. 만으로 따져도 13년 넘은 제품이다. 출시 당시에 사은품으로 주는 프린터 받으면서 200만원 안팎으로 줬던 것 같은데... 네×버 검색해보니 6만원에 판다는 글이 있다. 세월의 무상함이란...



원래 윈도 XP 설치되어 있었는데 윈도 7 나왔을 때 업그레이드 했었다. 윈도 8.1 나와서 다시 업그레이드 했지만 이미 윈도 7 깔 때부터 사양에 비해 무리한 운영 체제를 설치한 셈. 부팅 자체가 말도 못 하게 느려져서 전원 버튼 눌러놓고 10분이 지나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몇 번을 싹 밀고 운영 체제 새로 깔 생각을 했었다. 맨 처음에는 윈도 XP로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막상 설치하려니까 당최 내키지를 않는 거다. 쌩쌩 잘 돌아가는 윈도 10 깔린 데스크 탑 두고 윈도 XP 깔린 노트북 켤 리도 없고... ×× 집에 가져다 둔다 한들, 태블릿이나 스마트 폰으로 인터넷 하고 말지, 노트북을 켤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도스. 요즘 애들은 알 턱이 없는 전설의 운영 체제. 도스 설치하고 MDir 같이 깔아서 써볼까 했는데... 그렇게 해봐야... 할 수 있는 게 없는 거다. 인터넷도 제대로 될 리 없고... 그렇다고 하이텔이나 천리안 같은 PC 통신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아쉽지만 포기.

BeOS 구해서 깔아볼까 했지만 이미 망한(?) 운영 체제라 지원도 안 되는데다가 아무래도 공부할 게 너무 많은 듯 해서 역시나 포기했다. 그러고나니... 남는 건 리눅스 뿐. 언제 써봤나 기억도 안 나고 아는 것도 Red Hat이나 Suse 정도 뿐이었는데... 검색해보니 루분투, 우분투, 주분투,... 뭘 그렇게 있는 힘을 다해 싸우는 건지(奮鬪)... -_ㅡ;;; 거기에다 크런치 뱅에~ 리눅스 민트에~ 종류가 너무 많다.


사양이 한~ 참 떨어지니 크런치 뱅 설치하는 게 정답이겠지만 비주얼을 중요시하는 나인지라... 윈도 XP도 느리다고 궁시렁거려서 리눅스 깔기로 한 걸 망각한 채 리눅스 민트를 설치하기로 한다. 검색하니 ISO 파일은 어렵지 않게 구해지고... 용량이 어중간해서 미디어 아끼려고 DVD-RW에 구웠더니... 부팅 자체가 안 된다. -ㅅ-   DVD-R에 다시 구우니까 부팅은 되는데... 설치가 안 된다. 영어로 뭐라 뭐라 나오는데... 가만히 보니 PAE 지원 안 해서 설치 불가능하다는 것 같다. 아오, ㅆㅂ



이 녀석이 프리자리오 X1084 노트북 - X1000 시리즈이고 정식 명칭은 X1084 AP이다

└ 배경은 이가 없어 군대는 안 갔지만 앨범 내는 데 크게 지장없는 MC 몽




이 모델의 장점은 가로로 긴 화면이다 - 요즘 나오는 노트북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멋진 화면을 자랑한다




부팅 잘 되는가 싶더니...




이대로 멈춘다 - 자세히 보면 스크린 위 쪽에 맛이 간 꼴을 볼 수 있다




혹시 메모리 오류인가 싶어 메모리 테스트를 15분이나 돌려봤지만 문제가 없다



CPU : intel Pentium M 1.5 ㎓
L 2 : 1 MB
FSB : 400 ㎒
RAM : 256 MB
LCD : 15.4" Wide TFT (16:10)
해상도 : WSXGA+ (1,600×1,050)
VGA : ATi Mobility Radeon 9200 (64 MB)
HDD : U-ATA/100 60 GB
ODD : CD-RW/DVD-ROM Combo
SND : AC 97, SB Pro 호환 (16 Bit)
LAN : 10/100 Mbps (IEEE 802.11b 무선, Bluetooth 지원)

기 타 : 터치 패드(스크롤 및 ON/OFF 가능), 56 Kbps MODEM, Type Ⅱ
      PCMCIA×1, IEEE1394×1, USB 2.0×3, S-Video, 외부 VGA, Parallel,
      마이크 입력, 헤드폰 출력, JBL 스피커

배터리 : 8셀 리튬 이온
크 기 : 355.6×254×34.5 ㎜
무 게 : 2.95 ㎏

O S : Microsoft Windows XP Home Edition


이게 프리자리오 X1084 사양이다. 리눅스 설치에 실패한 건 CPU 때문. 저 녀석이 PAE를 지원하지 못하는 거다. 우리 말로 하면 물리 주소 확장(物理住所擴張, Physical Address Extension, PAE)이 되는데, 4 GB 이상의 물리 메모리를 32 bit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프로세서의 기능을 뜻한다. intel CPU의 경우 펜티엄 프로 이후 지원하는 기능인데... 망할 펜티엄 M은 PAE 지원을 안 한다.

요즘 나오는 운영 체제는 PAE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으니, 그걸 지원하지 못하는 CPU를 품은 컴퓨터에는 설치조차 안 되는 거다.



에러 메시지 뜨는 걸 자세히 보지도 않고 리눅스 민트와 노트북 궁합이 안 맞는다고 생각한 나는... 루분투 최신 버전을 받아 DVD로 구운 뒤 설치를 시도한다.




오! 리눅스 민트보다 이 쪽이 훨씬 낫네! 깔끔하고만!




그런데... 설치가 안 된다 - 그제서야 에러 메시지를 천천히 읽어봤다



아... PAE 지원을 안 해서... 그래서 설치 자체가 안 되는고나. 이런 ㅆㅂ   부랴부랴 PAE 지원하지 않는 CPU를 품은 컴퓨터에서도 설치가 가능한, 오래된 버전의 리눅스를 찾기 시작했다. 혹시 몰라서 리눅스 민트도 예전 버전 다운 받고, 루분투도 다운 받았다.




리눅스 민트가 설치되어 감독을 먹고 신나했는데... 그랬는데...




윈도 XP 때와 다를 게 없다 - 엄. 청. 나. 게. 느. 리. 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리눅스 민트를 포기하고 루분투를 다시 깔기로 했다




호오~ 심플하고만 - 별 문제없이 되는가 싶더니...




아오, ㅆㅂ



다시 검색해서 다른 파일을 구했다. 그런데 검색하는 과정에서 최신 버전도 설치할 때 옵션을 살짝 건드려주면 된다는 글을 보게 됐다. 그래서... 냅다 주분투 최신 버전을 다운 받아 DVD에 구웠다. 얼른 노트북에 넣고 설치 시작.




부트 옵션을 건드려줘야 한다


시커면 화면 아래로 뭔가 나타났을 때 Tab 키를 누르면 이 화면이 뜬다. 이 때 F6을 누르면 기타 설정을 변경할 수 있는데... 정작 거기서 뭔가 바꾸는 게 아니다. 맨 처음에는 화면 아래에 부트 옵션이라는 부분이 안 나오는데 F6 눌러서 기타 설정 들어가면 그 때 툭~ 튀어 나온다.  ESC 눌러 빠져 나온 뒤 화살표 키로 커서를 움직여 부트 옵션을 바꿔주어야 한다. 원래는 splash --- ← 이렇게 끝난다. PAE를 지원하지 않는 CPU를 사용하는 컴퓨터라면 이걸 고쳐줘야 한다. 양 옆으로 forcepae를 입력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사진에 보이는대로 기존에 있던 --- 양 옆에 forcepae를 입력한 뒤 설치 시도!

.

.

.

실패... 앞 뒤에 한 칸씩 띄워야 하나? 싶어 force --- force ← 이렇게 바꾸고 다시 시도했지만 또 실패. -_ㅡ;;;   검색한 사이트에 있는대로 대시(-) 하나 빼고 force -- force ← 이렇게 입력하니까... 그제서야 경고문 띄우면서 설치가 계속 된다. 아오~




이 화면 지나고 나니




산뜻한 하늘색이!




설치는 어렵지 않았다 - 그냥 쳐다보고 있으면 된다




다시 부팅하라고 해서 냅다 리부팅




뭐라 뭐라 경고문이 뜬다 - 불안하지만 일단 진행... 안 된다 - Ctrl+alt+Delete 눌러 웜 부팅




로고가 뜬다!




무선 랜 잡아놓으니 업데이트 하란다




한참 걸려 업데이트 완료




오! 잘 된다!!!


엄청난 감동... 예전에는 뭐 하나 하려면 하드 긁는 소리만 5분을 듣고 있어야 했는데... 누르면 누르는대로 화면에 나온다. 빠릿빠릿해졌다고 하지만 HDD 쓰다가 SSD 쓰면서 놀라는 정도는 아니다. 다만... 기존에 워낙 느렸기 때문에... 더구나 잠시 깔았던 리눅스 민트에 비해서는... 엄. 청. 나. 게. 빠. 르. 다. ㅋㅋㅋ




따로 플러그인 설치하지 않아도 네×버 이용에 문제가 없다



구형 노트북이라서 드라이버 구하는 게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아무 것도 안 해도 드라이버 다 잡혀 있다. 혹시나 소리 안 나는 거 아닌가 싶어 유튜브 들어갔는데... 화면도, 소리도, 다 잘 나온다. 다만 버벅거리기도 하고 조금씩 지연되는 것도 분명 있지만... 과거 윈도 XP 쓰던 시절과 비교해도 확실히 빠르다. 이 녀석은 다음에 ×× 집에 내려갈 때 가지고 내려가서 유튜브 전용 머신으로 써야겠다.


다음은 삼성 센스 차례다. 이 녀석은 윈도 7 쓰다가 윈도 8.1 거쳐 윈도 10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토렌트와 스타 크래프트 때문에 가끔 쓰는데... 최근에는 둘 다 거의 안 쓰기 때문에 쓸 일이 없다. 그래서... 크롬북으로 바꿔 버리려고 했다. 그런데...




간만에 켜봤더니 생각보다 빠르다. 버벅거리는 것도 없고, 그냥저냥 더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얘 들고 까페 가서 멍 때려도 되겠는데?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 결국 크롬북으로 변신 시키는 건 포기했다. 쓰던 노트북 두 대는 다음에 ×× 집에 내려갈 때 가지고 갈 생각이다. 집에 설치해두고 유튜브 보는 용도로나 써야지. ㅋㅋㅋ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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