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내가 다시 이디야 커피 가면 사람이 아니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8. 2.
728x90
반응형

일 보고 집에 돌아와 퍼져 있었음. 출근 안 하고 노는 날 『 덩케르크 』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듬. IMAX 카메라로 찍었다 하니 IMAX로 봐야 하지 않겠음? 뮝기적거리다가 IMAX 상영관에서 내리면 안 되니까 서둘러 예매를 했음. 일곱 시에 시작하는 건 예매한 사람이 거의 없기에 그걸 보고 싶었는데... 상영 전에 도착하는 열차가 없음. 결국 그 다음 걸로 예약. 영화 시간에 맞춰 기차 표 사고. 영화 마치고 국립 중앙 박물관 갈 생각으로 서울 가는 기차 표도 미리 샀음.




아침에 일어나 씻고. 옷 입고. 가방 들고 가려는데 마음에 들지 않음. 길바닥에서 나 보는 사람 아무도 없다~ 생각하지만 가방이 자꾸 걸림. 이걸 맸다가 저것 맸다가 혼자 한참 삽질하다가 결국 처음에 맸던 가방 들고 나감.


집 근처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바로 도착. 버스 안은 역시나 시원. 금방 역에 도착함.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여유가 있음. 여기서부터가 시작임. ㅆㅂ


평소에도 기차 탈 일 있으면 이디야 가서 뭐라도 사 먹으니까... 오늘도 이디야로 갔음. 보통은 청포도 에이드 먹는데 아침부터 단 거 먹는 게 내키지 않아서 얼 그레이 차갑게 달라고 주문함. 계산하고. 기다림.


한참 기다리는데 음료가 안 나옴.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착착 받아가는데도 안 나옴. 좀 전에 어떤 아줌마가 자기들이 먼저 왔는데 늦게 온 사람이 먼저 음료 받아갔다고 궁시렁거리는 거 보고 별 게 다 불만이네, 그럴 수도 있지~ 라 생각했던터라... 안 나온다고 재촉하지 않았음. 그런데... 안 나와도 너무 안 나옴. 열차 시간 다가오는데.


그래서 혹시 제 음료는 아직 안 됐냐고 물어봤음. 화들짝 놀람. 죄송하다며 빨리 준비해주겠다고 함. 기차 시간 5분 남았음.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깜빡한 것 때문에 서두를텐데 일단 기다리자 싶어 아무 말도 안 함. 잠시 후 내 쪽을 보더니 얼 그레이가 없다며 취소해드릴까요? 라고 물어봄. 야, 이 ㅆㅂ 장난하고 자빠졌네, 씨앙!


엄청 짜증났음. 보통은 애꿎은 알바한테 짜증내면 되냐고 편 들어주는 쪽인데... 만들지도 못할 음료 주문 받은 것도 걔고, 깜빡한 것도 걔임. 하지만 짜증내지 않았음. 꾹~ 눌러 참고 취소해달라고 했음. 그 와중에 취소 영수증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기에 나도 모르게 짜증 잔뜩 담아 아니요! 했음.



그리고 기차 타러 감. 이디야 검색해서 고객의 소리인가 뭣인가에 이런 일이 있어서 상당히 언짢았다고 글 남김. 그리고 나서 뒤돌아보니 열차가 지나가고 있음. 내가 탔어야 할 열차임. 응?


5번 플랫폼에서 타야 하는데 난 내가 서 있는 곳이 5번 플랫폼이라 생각하고 있었음. 스마트 폰으로 분노의 항의문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열차 오면 알 수 있으니까 스마트 폰 쳐다보고 있었는데... 뒤 쪽이 5번 플랫폼이었나 봄. 결국 사람 태우고 떠나가는 열차 꽁무니만 바라볼 수밖에 없었음.


표 파는 곳으로 가서 스마트 폰 보여주며 못 탔다고 했더니 취소해준다고 함. 혹시 다음 열차는 ××에 언제 도착이냐고 물어보니 09:10 도착임. 연착없이 제 시각에 딱 도착해도 미친듯 뛰어가야 간신히 광고 끝날 시간에 앉을 수 있을까 말까 한 시각. 영화 예매할 때 자리 보니 사람들이 꽤 있어서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임. 결국 포기.


밖으로 걸어나와 영화 표 취소하고 서울 가는 표도 취소함. 버스 타고 오는 게 애매해서 그냥 걸어서 집에 옴. 날씨가 어찌나 더운지 땀이 팔로 줄줄 흘러 내림. 편의점 들러 아이스크림 사들고 옴. 게임이나 해야겠다 싶어 컴퓨터 켰는데 정기 점검하는 날이라 열 시까지 못 함. ㅆㅂ




원래 계획은 IMAX로 『 덩케르크 』 보고, 국립 중앙 박물관 가서 특별 전시회 '아라비아의 길' 보고, 경복궁이나 창덕궁 들렀다가 집에 와야겠다는 계획이었음. 다 틀어졌음. 온 몸이 땀에 젖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음. ㅆㅂ


내가 다시 이디야 가서 십 원 한 푼이라도 쓰면 사람이 아니다, 진짜. 아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