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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594

2024년 02월 22일 목요일 눈옴 (폭설!/집 나간 리모컨의 행방을 찾아서!) 태블릿으로 두, 세 시간 짜리 영상을 켜놓은 채 잠이 드는데 한 편이 끝나면 다른 영상이 자동으로 이어진다. 볼륨을 줄여 작은 크기로 밤새 떠드는 건데, 지난 밤에는 뭐가 문제였는지 영상이 멈춰 있었다. 평소 같으면 비몽사몽 간에 다시 영상을 켜고 잤을텐데, 나직하게 들려오는 빗소리가 반가워 태블릿이고 나발이고 신경도 쓰지 않았다. 빗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굉장한 행복이다. 좋다. 좋아. 그리고 출근. 딱히 할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스스로 일을 만들어서 하는 타입인지라, 더구나 여기에서는 내가 저지르고 마무리 지으며 나름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가능한지라, 누가 안 시켜도 받는 것 이상으로 일 했다. 점심 무렵부터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탁해지더라니, 이내 우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 2024. 2. 22.
2024년 02월 18일 일요일 맑음 (잠 설침/아침부터 인터넷 터짐) 그제도 잠을 제대로 못 잤는데 어제도 잠을 설쳤다. 토트넘과 울버햄튼의 경기를 본답시고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뒤척거리다가 새벽에 여러 번 깨고 어렵게 다시 잠 들었다가 이내 깨고. 그리고, 참 희한한 것이... 이사오고 나서 생전 안 꾸던 꿈을 자꾸 꾼다. 대부분의 꿈에 아버지가 등장하니 왜 이러나 싶다. 다섯 시가 넘어가니 다시 자면 안 되겠다 싶어 몸을 일으킨 뒤 컴퓨터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딱히 할 것도 없지만 그냥 그러고 앉았는데, 인터넷이 안 된다. 며칠 전에도 이러더니. 손전화로 테더링을 걸었는데도 인터넷이 버벅거려서 결국 포기. 인터넷이 안 되니 컴퓨터로 할 게 없다. 게임도 죄다 온라인이 기반이다 보니 오프라인에서는 돌아가는 것도 없고. 어찌저찌 시간을 보내다가 무료해서 잠깐 누웠.. 2024. 2. 18.
2024년 02월 17일 토요일 맑음 (반성해라, 과거의 나 놈아!) 엄청 덥거나 추운 날이면 단군께서 터를 잘못 잡았네 어쩌네 하지만, 지진이 거의 없는 곳에 눌러 앉은 건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나 같은 도시 빈민은 작고 좁은 집을 얻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곳에서 터져나갈 듯한 짐을 안고 살려면 쌓아올리는 방법 말고는 없거든. 일본처럼 툭 하면 지진나는 나라였다면 매 번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었을 게다. 지난 달 25일에 주문한 책장이 어제 도착했다. 설 명절이 있었다지만 20일이나 걸렸다. 지독하다. 싸게 잘 샀다 싶은데 생각보다 배송비가 많이 나왔다. 그래도 서랍장에 비하면 싼 편이다. 서랍장은 하나에 3만 원 줬는데 책장은 두 개 합쳐서 6만 원이 채 안 됐으니까. 퇴근해서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낑낑거리며 책장을 집으로 들여놓기 시작했다. 칸막이 부분에.. 2024. 2. 17.
2024년 02월 12일 월요일 맑음 (대충은 정리, 하지만... 책장, 책장, 책장!!!) 설 연휴의 마지막 날. 남들은 연휴가 끝나가는 게 아쉽겠지만 나는 그냥 저냥, 뭐. 대구에서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다 와서인지 출근하는 것도 딱히 싫거나 하지 않다. 오히려 하루종일 방구석에 갇혀 있느니 회사에 가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 연휴 4일 내내 출근할 생각이었지만 오늘은 그냥 건너뛰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잠을 설쳐서인지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만사 귀찮았다. 그나저나, 확실히 터라는 게 있는 모양이지? 40년 넘게 살면서 단 한 번도 꾼 적이 없는 내용의 꿈을 꿨다. 자리가 바뀌어서 그런가. 된장찌개 끓여 먹으려고 두부랑 애호박 사놨는데 연휴 기간에 먹지 않으면 언제 먹게 될지 모르니까 아침 일찍 부산을 떨었다. 웍에 물 받아 넣고, 우렁이 잔~ 뜩 넣은 뒤 된장을 풀었다. 냉.. 2024. 2. 12.
2024년 02월 10일 토요일 맑음 (여전히 난장판, 그러나 행복하다) 이사온 게 23일. 벌써 2주 넘게 지났다. 예전에는 밤을 새더라도 이사한 날 짐을 다 정리해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어림도 없다. 일단 짐이 엄청 늘었고, 체력은 떨어졌다. 옛날 타령할 때가 아니다. ㅇㅇ에서 내려갈 때 1톤 트럭 한 대에 간신히 실었는데, 올라올 때에는 두 대로 올라와야 했다. 한 대는 반도 못 채웠지만. 이제는 이사갈 때 2.5톤 불러야 한다. 2주 동안 서랍장 하나에 책장 두 개 질렀으니 짐이 또 늘었다. 문제는, 25일에 주문한 책장을 아직도 못 받았다는 것. 신발장이 없어서 신발장 대용으로 하나 쓰고, 하나는 방에 둘 생각이었는데 당최 올 생각을 안 한다. 그게 와야 짐 정리를 완벽하게 끝낼 수 있는데, 안 오니 만사 귀찮다. 그래서 마구 널부러진 채 살았는데 도저히.. 2024. 2. 10.
2024년 01월 29일 월요일 흐림 (이사 후 정신이 없는 요즘) 내가 꿈꾸는 집은, 밖에서 보면 당장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은 낡은 한옥인데 안에 들어가는 순간 최첨단이 활개치는 집.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문이나 홍채로 열리는 문이 있고 그 안에 들어가면 모든 가전과 조명, 냉난방이 음성이나 제스처로 제어되는 집. 지금 집이 조금 그런 분위기다. 서까래가 보이는 지붕인데 내부는 리모델링을 거쳐 나름 최첨단. 보자마자 여기다 싶어 냅다 결정했는데, 나중에 방 크기를 보니 일곱 평이란다. 응? 좀 작지 않을까? 아니나 다를까, 짐을 던져 놨더니 넓게 느껴졌던 방이 쥐알만 하게 보인다. 마구 부려놓은 짐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ㄱㅅ에서 살던 집과 비교해보면 조금 작아진 것 같다. 집이 작은데 짐이 많으면 해결 방법은 하나. 위로 쌓아올리는 것 .. 2024.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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