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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Percy Jackson & The Olympians : The Lightning Thief, 2010)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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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에 개봉한 영화다. 길게 질질 끄는 건 시간 아까우니까 바로 결론부터 말하겠다. 2010년 최악의 영화다. -_ㅡ;;;

내가 본 최악의 영화 순위권에도 당당히 입성했다. 『 디 워 』랑 다를 게 뭔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와 같은 생각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 반지의 제왕 』과 『 해리 포터 』 시리즈가 번갈아가며 극장에 걸린 덕분에 판타지 팬들은 행복한 몇 년을 보낼 수 있었다. 원작을 얼마나 충실히, 그리고 멋지게 재현할까 궁금했던 사람들은 충분히 만족했을게다. 『 반지의 제왕 』도, 『 해리 포터 』도, 원작에 먹칠하지 않는 훌륭한 퀄리티와 연기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일까? 한동안 책 시장에서는 판타지물이 넘쳐 나기 시작했고, 수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영화화 했을 때 돈이 될만한 작품을 찾아 눈에 불을 켰다.

이 작품 역시 판타지 붐이 극에 달한 2005년에 나온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다. 릭 리올단이 쓴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2005년에 처음 등장한 원작 시리즈는 2006년에는 2편인 <괴물들의 바다(The Sea of Monsters)>, 2007년에 3편 <타이탄의 저주(The Titan’s Curse)>, 2008년에 4편 <미궁의 전투(The Battle of the Labyrinth)>, 2009년에는 마지막 5편인 <최후의 올림피아 신(The Last Olympian)>이 출간되어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단다(네이버 홍성진의 영화해설 참고).

책은 큰 인기를 얻었을랑가 몰라도... 영화는 정말 개차반이다. 미친 년 널뛰듯 느닷없이 점프하는 스토리는 둘째치고, 말도 안 되게 어설픈 연기하며... 무개념 어이상실 영화 되시겠다.

 

왼쪽이 주인공 퍼시 잭슨, 오른쪽은 꼬붕 그로버(론 위즐리 1/100억도 안 되는 녀석이다)

 

쫌 있어 보이더니 결국 하는 일 전혀 없던 여주인공 아나베스와 주인공의 스승 케이런

 

일단 주인공급은 저렇다. 사실 케이런은 비중 얼마 안 된다. 피어스 브로스넌, 『 007 』 시리즈에서 짤리더니 먹고 살기 힘들었나, 하반신은 말 몸뚱이 달고 나오는데... 대체 왜 나온 거냐? 안스럽기 그지 없다. 뭐, 우마 서먼도 마찬가지지만... -_ㅡ;;;

개판인 스토리 한 번 써보시겠다.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 인간 세상에 와서 인간 여자랑 섹스를 하고, 그 과정에서 애가 생긴다. 그게 퍼시 잭슨이다. 어느 날 갑자기 제우스의 번개가 없어지고, 왜라는 이유랄 것도 없이 갑자기 퍼시 잭슨이 도둑으로 의심을 받는다.

이에 자신의 결백함을 증명하기 위해 퍼시 잭슨은 꼬붕과 존재감 없는 여자 하나 달고 모험을 시작한다. 지옥의 신 하데스는 퍼시 잭슨이 번개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을 하고, 잭슨의 어머니와 번개를 교환하자고 한다.

여기서 어줍잖은 반전 등장하고 그러는데, 별로 놀랍지도 않고... 엄마 구하면 네 명이 될 건데 진주 세 개 들고 지옥 가는 것부터가 이미 답답한 꼴통 스토리다.

뭐, 아무튼...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인 '미친 년 널뛰기' 식으로 정리를 하자면, 주인공은 번개를 찾아 되돌려주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끝.

 

메두사와 하데스. 아아~ 우마 서먼, 당신도 돈이 떨어졌나요? 대체 왜... ㅠ_ㅠ

 

포세이돈 아들내미랍시고 물이랑 접촉하면 강력한 힘을 내게 된다. 어설픈 삼지창을 보라.

 

메두사 처치한답시고 손전화 액정에 반사 시켜 위치 확인하는 주인공. 욕 본다, 임마.

 

히드라(스타 크래프트에서 침 뱉는 애 아니다) 만나서 죽을 고생하는 주인공 일행들

 

정말이지, 말도 안 되게 어이없이 죽고 마는 메두사. 전형적인 미친 년 널뛰는 스토리.

 

CG 때문에 제작비가 부족했던가? 저 허술한 방패는 뭐냔 말이다. -_ㅡ;;;

 

 

 

하고 싶은 얘기는 많은데,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 스토리는 미친 듯 널을 뛴다. 애시당초 왜 주인공이 번개 도둑으로 오해를 받았는지에 대한 얘기도 없고, 뭔가 있을 것 같아 보이던 여주인공 아나베스는 느닷없이 주인공과 함께 모험 떠나겠다며 꼬붕을 자처한다.

오리지널 꼬붕 그로버는 까불거리며 개그 캐릭터를 소화하려 하지만, 목구멍을 넘어가기도 전에 걸려 버릴 정도로 어색한 연기는 짜증을 불러 온다.

엄청난 대결이 펼쳐질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며 등장 시킨 메두사는 허무하게 죽고... 하데스 역시 동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도 안 되게 뒤로 드러 눕는다.

애국가 불러야 하는데 시간 없다고 동해물, 말라, 백두산, 닳아, 하느님, 보우, 만세, 보전하자, 끝. 하는 거나 다를 바가 전혀 없는 거다.

『 디 워 』는 내가 본 영화 중 욕 퍼부어주고 싶은 작품 리스트에서도 상당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다. 이유는 이 영화와 같다. 스토리가 미친 년 널을 뛰기 때문이다.

심형래 감독이 100㎏ 넘는 고무 탈 뒤집어 쓰면서 영화 찍고, 양키들한테 수모 당하면서 기술 배운 얘기는 지겹도록 봤다. 그래, 고생 많았다. 그리고... 이제 우리 기술로 멋진 CG 만들 수 있게 된 거, 축하한다. 대단하다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지. 영화는 공짜로 보는 게 아니잖아? 돈 내고 보잖아? 그 사람들이 CG 하나 만 원 가까이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나오는 배우 허접하고, CG 전혀 없어도 몇 십만, 몇 백만 몰리는 영화가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작년에 크게 인기를 얻었던 『 워낭 소리 』만 봐도 그렇다. 대체 어디에 명 배우가 나오고, CG가 나오냔 말이다.

영화는 결국 스토리다. 『 트랜스포머 』 나 각종 히어로 물이 대성공한 건 물론 CG 힘이 크다. 사실 저런 영화는 스토리라고 해봐야 착한 편이 고생하다가 결국은 이긴다가 전부니까. 그런데 말이다. 그 진부한 스토리도 나름대로 기승전결 명확히 해서 갈등과 긴장 집어 넣어가면서 만드니까 팔리는 거다.

이 영화는? 그런 게 전혀 없다. 갈등도 없고, 긴장도 없고, 가위바위보 하자고 하더니 갑자기 홀! 외치는 영화인 거다.

네이버 영화 평점은 전혀 신뢰하지 않지만, 이 영화 좋다고 한 사람이 400명 가까이 되더라. 양심이 있는 건가? 그리스 신화 전혀 모르는 애들이 봐도 쌍욕하고 나오겠고만은. -ㅅ-

하도 요란하게 광고하기에 은근히 기대했는데... 최악이었다, 정말. 시간 아까워...

절대 보지 말 것을 강력 추천(이러면 또 보고 싶어지지? 보지 말아라. 진짜 진지하게 말리는 거다)한다.

별점? 반 개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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