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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대만에서 친구들이 온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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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일본에서 유학을 했더랬다. 예상한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최고령이었다. 아, 물론 다른 반에는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분도 계셨더랬다.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 퇴직하고 공부하러 오신 대단한 분이었다.
대부분이 20대 초반, 국적은 대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일본어를 공부하러 갔는데 온통 중국어 뿐인 환경이었다. 중국어를 써갈겨대는 게 맘에 안 들기도 했고, 한국인 기준으로 보면 예의가 없는 모습도 자주 보여서 처음에는 좀 싫었더랬다. 그러다가 같이 공부하고 학교 행사에 참여하면서 시나브로 친해졌다.

 


 

그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친구가 둘 있는데, 한 명은 홍콩에서 온 ㅅㄹ짱이고, 다른 한 명은 대만에서 온 ㅁㅇ짱이다. ㅅㄹ짱은 친화력이 엄청난지라 우리 반 뿐만 아니라 다른 반에도 친구들이 널려 있었다. 쉬는 시간 10분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로 바쁜 녀석이었다. ㅁㅇ짱은 초면에 7H AH 77I OF를 시전한, 엄청난 녀석이지만 금방 친해졌다. 저 두 녀석이 2019년 11월에 내 생일을 챙겨줬다. 달랑 둘이 축하해준 것도 아니고, 나 몰래 반 친구들에게 시간 되냐고 연락해서 불러 모았다. 달랑 네 명 모였지만. ㅋ

그게 참 고맙더라. 게다가 술 값도 ㅁㅇ짱이 다 냈다. 집에서 용돈 받아 넉넉하게 생활하는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 하면서 아둥바둥 사는 녀석인데 미안하기도 하고.

그 뒤로 저 두 녀석을 포함한 친구들에게 언제든 한국에 놀러오라고 바람을 넣었다. 몸만 오라고, 먹고 자는 건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

 


 

시간이 지나 2022년 12월에 ㅅㄹ짱과 친구가 한국에 놀러 왔다. 타이밍도 기똥차게 크리스마스 지나자마자 왔다. ㅋㅋㅋ 한복 입혀서 경복궁 데려가고, 광화문 교보 문고 가고. 또... 어디 갔더라? 아, 홍대 가고 싶다 해서 갔었는데 아침 일찍 가는 바람에 제대로 된 구경을 못했다. 내가 홍대에서 놀아본 게 30년 가까이 되다 보니...

 


 

그리고, 오늘. ㅅㄹ짱과 ㅁㅇ짱이 한국에 온다. ㅅㄹ짱은 유학을 마친 후 일본에서 취업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도쿄에서 오사카로 생활 기반을 옮겼다. 엄청나게 쥐어짜는, 블랙 기업으로 의심되는 곳에서 고생했었는데 요즘은 괜찮은지 모르겠다. ㅁㅇ짱은 대만으로 돌아가 회사에서 일한다는데 시집 갔는지 모르겠다. 유학 중에도 남자 친구랑 알콩달콩했었으니까.

나 같으면 여행 계획 다 짜서 돌아다니고 하루 정도는 시간 내서 만날 것 같은데, 이 두 녀석은 아무 계획이 없다. 일정도, 숙소도, 먹는 것도, 그저 다 나한테 일임했다. 하긴, 내가 그렇게 오라고 했으니까. ㅋㅋㅋ

 


 

그리하여, 잠시 후면 공항으로 픽업하러 가야 한다. ㅅㄹ짱은 열한 시 도착이고, ㅁㅇ짱은 열한 시 20분 도착이다. 입국 심사 받고 어쩌고 하면 열두 시가 되야 나올 것 같은데, 괜히 기다리게 하면 안 되니까 일찌감치 가려고 한다. 검색해보니 한 시간 반 걸린다고 나온다. 열 시에 출발하면 될 것 같다.

공항에서 픽업한 뒤 바로 영월에 갈 생각이다. 가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군것질 좀 하고. 젊은달 와이파크에 가서 사진 찍고, 주천묵집에서 밥 먹은 뒤 단양으로 넘어가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에 들어가면 될 것 같다. 삼겹살 먹고 싶다니까 숙소에서 고기 구워줘야지.

내일은 단양에서 시간을 보내고 유람선 타고 놀 생각이다. 시간이 널널해서 패러 글라이딩 같은 거 해보고 싶다 하면 할 생각. 모레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갈 건데 분당에 내려 회사 주차장에 차 세워두고 애들이랑 버스 타고 넘어가려 한다. 서울에서 운전하고 싶지 않으니까.

잠실 가서 롯데월드 가볼까 싶고, 이번에는 밤에 홍대에 갈 생각이다. 21일에는 내가 돌아와야 하니까 적당히, 저녁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자기들끼리 자유롭게 놀도록 놔두면 될 듯.

 


 

술이 과하면 주위 사람에게 전화질해대는 주사를 부리고 있는데, ㄷㄱ에 내려간 뒤 스트레스가 심해서 자주 저 질알을 했더랬다. 주위 사람에게 폐 끼치고 있음을 자각해서 전화하지 않으려다 보니 외국 친구들에게 전화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ㅅㄹ짱이 특히 피해를 많이 봤는데, 이번에 재미있게 놀아주는 걸로 보상을 해야겠다.

 

나도 오랜만에 노는 거라 기대가 된다. 슬슬 갈아입을 옷이랑 필요한 것들 챙겨야겠다. 세차도 해야 하는데, 귀찮고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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