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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6 시즌의 포항 축구는... 정말 더럽게 재미없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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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시즌 6 라운드, 포항은 수원을 상대로 한 원정 경기에서 1 : 1 무승부를 거뒀다. 문창진이 얻어낸 패널티 킥을 양동현이 성공시켜 1 : 0 으로 앞서 나갔지만 이재원의 뭣 같은 실수로 권창훈에게 동점 골을 얻어 맞았다. 형편없는 경기 끝에 간신히 무승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대호와 신화용이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갔다. 손준호가 이미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황이라 그렇잖아도 얇은 선수층인 포항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황선홍 감독과 주력 선수들이 줄줄이 빠져나갔기에 올 시즌에 대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포항 팬들이다. 거기에 검증되지 않은 최진철 감독이 더해졌다.


ACL을 포함하여 약 열 번의 경기를 치른 현재, 포항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가? 호주 리그에서 죽 쑤고 있는 시드니를 홈으로 불러 0 : 1 로 깨졌다. 원정에서는 주전 선수들 죄다 빼고 신인 선수들만 데리고 갔다가 역시 0 : 1 로 깨졌다. ACL 포기하는 감독은 처음 본다며 성토가 이어졌고... 리그에서의 성적 역시 시원찮았기에 많은 팬들이 최진철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그래서 황선홍 감독 때 어땠는지 수치로나마 비교해보기로 했다.



황선홍 감독은 2010년까지 부산 아이파크 감독이었다. 2011 시즌부터 포항을 맡았는데... 2010년의 선수와 2011년의 선수를 보니 훅 빠져나갔다거나 거물급 선수가 들어왔다거나 하는 변화는 없다. 고무열이 입단하여 10 득점, 3 도움으로 활약했고... 2010년에 7 득점, 3 도움을 올렸던 설통수가 나갔다. 모따는 2010년(9 득점, 7 도움)에 이어 이름 값을 해주었고(14 득점, 8 도움)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슈바와 아사모아도 한 해 전의 알렉산드로와 알미르를 능가하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아무튼... 201년에 43명이었던 선수단 규모는 2011년에 34명으로 줄었다. 황선홍 감독은 작아진 선수단을 이끌고 리그 3위를 이루어냈다. 우승한 전북을 제외하면 최고의 득실차를 기록하면서 말이다.

2012년에는 FA컵 우승을 했고, 2013년에는 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더블(리그, FA컵)을 이뤄냈다. 2014년에는 막판에 뒤집혀 ACL 티켓을 놓치며 4위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다시 3위에 오르며 ACL 티켓을 차지했다. 더블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도 대단한 건 2012년부터 내리 3년을 영 플레이어 상 수상했다는 것. 이명주, 김승대, 고무열이 차례로 수상했다. 그리고 2015년에도 손준호 이름이 오르내리도록 만들었다. 신인 선수들을 키워내는 재능이 대단했던 거다.


또한 매 경기 전 라커룸의 화이트 보드에 '우리는 포항이다'라는 문구를 쓰며 팀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고 이는 팬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황선홍 감독은 패스 위주의 경기를 만들어가며 팬들에게 축구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었고 많은 축구 팬들이 그러한 포항 경기에 열광했다.




그리고 최진철 감독. 어린 선수들 데리고 국제 대회에서 보여준 성과는 분명 대단했지만 그것이 프로 팀에서도 통할 거라 믿은 팬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포항의 색을 유지하면서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라고 큰 소리 쳤지만... ACL 플레이오프 때 보여준 포항의 플레이는 동계 훈련 때 대체 뭘한 건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리그 개막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질질 끌려다니다 상대 퇴장 후에 간신히 비긴 경기가 여섯 번 중 둘이다. 무엇보다도 미드필드를 장악하는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 줄곧 상대에게 밀려 아무 것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얻어터졌다.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하니 공격수에게 공이 제대로 전달될 리 없고, 그러다보니 슈팅 자체가 없다. 오늘 수원과의 경기가 전형적인 2016 시즌의 포항스러운 경기였다. 상대에게 줄곧 밀리다 간신히 득점하는 패턴. 전반전에 포항의 슈팅이 1이었다. 수원이 열한 번 날리는 동안 한 번 날린 거다. 그 한 번이 패널티 킥이었다. 결국 패널티 킥 없었다면 전반 45분 내내 수원 골대 쪽으로 공 한 번 못 차봤을 거라는 얘기다.


횡으로 공을 주고받다가 양 쪽 윙이 전진하면서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을 하는 황선홍 감독 스타일의 축구에 익숙해져 있던 팬들은 백 패스 일삼다 뻥~ 내지르는 최진철 감독 스타일의 축구에 당최 적응할 수 없다. 그 백 패스나 제대로 하면 모를까, 매 경기마다 백 패스 실수가 나오고 그 것이 실점으로 이어지거나 위기를 맞게 한다. 오늘 권창훈의 골도 이재원의 ㅄ 짓 때문이었다. 최진철 감독이 온 후 수비 라인에서 백 패스나 횡 패스가 짧아 가로채기 당하거나 개인기로 제끼려다 뺏겨서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훈련 때  뭐하는 거지?




선수들 이름 값을 보면 포항은 올 시즌 하위 스플릿 떨어지는 게 맞다. 투자 없는 축구 팀은 망하는 게 당연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포항이 형편없는 성적내고 바닥치기를 바라는 맘도 있다. 하지만 마음 한 편으로는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다 기적을 만들어줬으면 하는 소망도 있는 게 사실이다. 문제는... 최진철 감독 밑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거다. 이기는 축구를 하던가 재밌는 축구를 해야 하는데 지면서 재미없는 축구하고 있으니...


아직 초반이니 좀 더 시간을 주자고 하는데, 지난 시즌 끝나고 논 게 아니다. 선수 나가고 들어오면서 좀 어수선하긴 했지만 동계 훈련을 괜히 한 게 아니지 않는가? 황선홍 감독은 2011 시즌 초반에 다섯 번의 경기에서 세 번 이기고 한 번 졌다. 최진철 감독은 2016 기즌 초반에 한 번 이기고 한 번 졌다. 당장 눈에 드러나는 결과도 결과지만 포항다운 축구를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누구한테 이게 포항의 축구다! 라고 보여주기 한심할 정도로.




올 시즌부터는 성남 응원한다 떠들고... 성남 홈 유니폼도 샀는데... 30년 넘게 응원한 팀이라 포항 경기를 보게 된다. 보면서 그저 답답하다. 이게 포항이 아닌다... 우리 포항은 이러지 않았는데... 그런 생각 밖에 안 든다. 팬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난 최진철 감독이 제2의 레모스 감독이 될 거라 생각한다. 다행히 알렉산드로를 키우고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축구한다면 하위 스플릿 떨어지는 건 당연한 거다. 문제는 그 뿐이 아니다. 지방 팀을 선호하지 않는 젊은 선수들도 포항이라면 명문으로 인정하고 입단을 꺼리지 않는데, 투자도 줄고 성적도 안 나면서 팬들한테 욕 먹는다면... 누구도 들어오고 싶어하지 않을 거다.


2016 시즌의 포항 축구는... 정말 더럽게 재미없다.


2016_06_STEELERS.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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