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전적
최순호는 감독 대행을 맡은 2000 시즌에 10개 팀 중 9위를 했다. 박성화 감독이 7승 9무 11패로 경질 당하자 최순호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는데 2승 2무 6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성화 감독이 계속 가는 게 나을 뻔 했다. 2001 시즌에는 14승 8무 13패로 간신히 50% 승률을 넘기며 10개 팀 중 5위에 그쳤다. 2002 시즌에는 11승 11무 13패로 10개 팀 중 6위. 2003 시즌에는 그나마 나아져서 17승 13무 14패를 기록했지만 12개 팀 중 7위에 그쳤을 뿐이다. 마지막인 2004 시즌에는 13승 13무 13패로 정확하게 반타작. 2004 시즌은 전기 리그에서 1위하고 후기 리그에서 꼴찌한 뒤에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부차기에 지며 준우승. 2004 시즌의 기록만 놓고 본다면 뭔가 잘한 것 같다. 전기 리그 우승했으니 후기 리그는 신인 위주로 출전 시키고 다양한 전술적 실험도 하다보니 승점 9점 밖에 못 따며 꼴찌했을 것 같기도 하다(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서 두 번의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지며 준우승했으니 나름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것도 같다. 그런데도 포항 팬들은 최순호 퇴진 운동을 진행했고 그가 그만두자 굉장히 기뻐했다. 2001, 2002, 2003 시즌의 암울했던 성적도 성적이지만 경기 자체가 더.럽.게. 재미 없었다. 지독한 수비 축구. 후반 추가 시간에 코너킥이 주어져도 하프 라인 밑에 우리 선수가 있었다.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봤다가는 잠들지 않고 버틸 재간이 없을 정도의 축구를 했던 이가 최순호다. 최순호는 포항 감독을 그만둔 뒤 2009년부터 강원 감독을 맡았다. 2009 시즌에 8승 7무 19패를 기록했다. 2010 시즌에는 8승 6무 18패. 2011 시즌에는 1승 1무 4패를 기록한 뒤 경질됐다. 그리고 나서 지금까지 프로 선수들을 지도한 경험이 없다. 포항에서 4년 반, 강원에서 2년 하고 조금 더, 합쳐서 약 7년 정도의 감독 생활 동안 우승은 한 번도 없었고 팀 성적은 처참했다. 거기에다 오랜 시간 프로 무대에서 떠나 있었다.
자뻑 : 아래 인터뷰를 보자.
- 12년 만에 포항 클럽하우스 와서 훈련해보니 어떤가.
- 이틀 남짓 훈련했는데 감회가 새롭다. 클럽하우스 왔는데 내가 처음 포항 감독을 할 때 생긴 거고,내가 설계했고,내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손때 묻은 곳에 다시 오니 기쁘고 한편으론 책임감 역시 느껴지고.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다가오고 그렇다.
스포츠 서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포항의 클럽 하우스 건설에 굉장한 역할을 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지금의 스틸야드와 포항의 앞선 축구는 박태준 前 회장의 공이 컸다. 물론 박태준의 여러 결정에 최순호가 좋은 조언을 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저렇게 자기가 했다고 나대는 사람 치고 정작 일할 때 뭔가 공헌한 사람은 드물다. 서울에서도 유스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못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프로 유스 시스템을 포항에 도입한 이가 본인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금시초문이다. 설사 사실이라 해도... 프로 팀 감독이 맡은 팀 성적은 바닥을 기는데 유스에 집중했다고? 그래, 다 인정해서 지금의 포항 유스를 최순호가 도입했다고 치자. 무슨 총괄 감독도 아니고 엄연히 포항 스틸러스의 감독으로 온 사람이, 맡은 프로 팀 성적은 나 몰라라 하고 팀의 미래를 위해 유스에 집중? 어불성설이다. 보통 저런 자뻑 증상이 심각한 사람들은 본인이 주가 아니더라도 숟가락만 살짝 걸친 일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제가 했다 그러고 나쁜 평가 받으면 내가 안 했는데? 하기 마련이다.
이미 예언된 수비 축구 : 같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자, 감독이 이미 입 밖으로 꺼내버렸다. 경기 내용 가지고 말할 수 없단다. 결과를 내야 한단다. 안 지는 축구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로 들린다. 골을 못 넣으면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안 먹으면 지지는 않는다. 내게는 지독한 수비 축구를 다시 예언하는 걸로 밖에 안 들린다. 언론에서 자꾸 포항 팬들을 생각없는 욕심쟁이로 만들고 있다. POSCO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성적 내라고 닦달한다는 거다. 그래, 그런 팬도 있겠지. 그러나 대부분의 팬들은 어려워진 팀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물론 3~4위 라인에 걸쳐서 ACL 티켓 따내고 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커트 라인은 상위 스플릿 잔류다. 단, 죽으나 사나 수비만 하면서 우성용 같이 키 큰 선수 한 명 세워서 뻥뻥 질러대는 축구 하면서 그런 성적을 얻는다면 팬들은 또다시 퇴진 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백패스 하지 마! 져도 되니까 공격 앞으로! 뭐, 이 정도 액션과 경기력이 나오는 와중에 상위 스플릿 잔류가 팬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결과다. 파리아스와 황선홍이 높여놓은 팬들의 눈이 그 정도를 바라고 있는 거다. 남은 경기 내내 수비만 해서 강등권 피하면 팬들이 와~ 하고 기뻐하면서 내년 시즌에도 팀을 맡아주세요! 할까? 어림도 없다. 지금의 포항 팬은 21세기 초반의 팬들이 아니다. 이미 파리아스와 황선홍을 거친 팬들이라는 거다.
현실 판단력 결여 : 현 사태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내리 두 시즌을 여덟 번 이기는 동안 열여덟 번 진 강원의 스태프가 최순호, 최진철, 김상호였다. 최순호는 최진철을 '워낙 잘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포항에 오면서 김상호와 같이 왔다. 최순호는 최진철의 실패를 경험 부족으로 꼽고 있다. 자신은 경험이 있으니 최진철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자, 경험 많고 워낙 잘하는 지도자들이 뭉쳤는데 강원에서의 성적은 왜 그 모양인가? 이번에도 유스 키우느라 그랬나? 그럼 그 때 쭉쭉 큰 강원의 유스들이 뭔가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강원에서는 성적을 낼 수 없는 선수들 뿐이었나? 2016 시즌의 포항에서는?
최순호가 처음 포항을 맡았던 시기까지는 POSCO의 지원이 나름 괜찮았었다. 이동국도 있었고 홍명보도 있었다. 하석주, 우성용, 이민성 같은 몸값 비싼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지간히 비싼 선수들은 다 팔려나갔고 팀 내 최고 연봉이라는 신화용한테도 슬슬 찬 밥 차려주는 걸 보니 내치려는 게 아닐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그런 팀에서 과연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선수와 마찬가지로 감독도 성장한다. 선수 시절을 존재감 없이 보냈던 이가 감독으로 대성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렇기에 2016 시즌의 최순호가 2000년대 초반의 최순호와 같은 축구를 보일 거라는 예상은 성급하다. 그러나... 위에서 열거한 네 가지 이유만으로도 나는 포항의 앞 날이 어둡다고 본다. 당최 긍정적으로 판단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최진철 내보내고 바로 최순호한테 감독하라고 찝쩍댄 신영권 사장, 어떤 의미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정하고 팀 말아먹으려고 해도 이렇게는 못할 거다 라는 생각이 든다. 중구난방인 글 정리하면서 최진철 부임 때 인터뷰 기사 첨부한다. 이상하리만치 최순호가 하는 얘기와 닮아 있다. 소름 끼친다.
http://www.steelers.co.kr/news/steelers_news_view.asp?seq=4597&page=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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