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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맑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6.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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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근하자마자 벌렁 드러누워 유튜브로 『 맛있는 녀석들 』 하이라이트 영상 보다 잠들었다. 어제 17시에 저녁 먹은 이후로 홍차와 커피 말고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기에 배가 몹시 고팠지만 그냥 잤다.
  • 두 시간이나 잤나? 온 몸이 돌덩이처럼 무거웠지만 눈이 떠졌다. 스마트 폰 앱으로 환전 신청을 하고 대충 씻은 뒤 밖으로 나갔다. 버스 탈 생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예비군 중대 들려 서류 제출해야 해서... 그냥 걸어갔다.
  • 제법 쌀쌀했으니까... 반바지에 얇은 기모 후드 티셔츠를 입었는데... 집을 나서자마자 땀이 줄줄 흐른다. 전생에 핵 발전소였나, 뭔 몸뚱이에 열이 이리 많아. -ㅅ-
  • 예비군 중대는 주민 센터 3층이라고 해서... 철 계단을 퉁퉁퉁퉁 걸어올라갔더니... 옥상에 설치된 컨테이너 건물이었다. 옥탑이었고나. 대한민국에서 군은 이렇게 찬 밥 취급을 받고 있다. 뭐,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아무튼... 노크도 안 하고 문 벌컥! 열고 들어가니 앳된 얼굴의 군인 아저씨 두 명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화들짝! 놀라 쳐다본다. 재직 증명서 내라 그래서 가지고 왔다 하고 건네줬다.
  • 주민 센터에 들러 인감 변경을 마쳤다. 그전에 쓰던 인감 도장은 10년 넘게 사용했다. 분명 집 안 어딘가에 있을텐데 찾지 못하고 있다. 잘 둔다고 둔 걸 오히려 못 찾게 된다. 마냥 찾고만 있을 수 없어 새 도장을 만들었다. 인감 변경을 하는데... 주민 센터 직원이 기존 도장과 똑같다고 한다. 그러다가... 크기가 다르니까 이내 아니라고 하더라. 잠깐 봤는데... 전에 쓰던 도장과 글꼴이 거의 같다. 호불호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 인감 변경과 인감 증명서 발급이 각각 600원. 그래서 1,200원이다. 혹시나 싶어 국가유공자 유족인데 발급 수수료 면제 되거나 하지 않냐고 물었다. 옆에 있던 처자가 유공자 본인은 수수료 면제 혜택이 있지만 유족은 그렇지 않단다. 일단 확인해보겠다며 신분증을 다시 가져간다. 조회하니 보훈 대상자로 뜬단다. 그래서 600원만 냈다. 돌아가시기 전 10년 넘게 한 번도 찾아뵙지 않은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서도 내게 이런저런 혜택을 뿌리고 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졌다.
  • 오늘 장날인가, 인도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잔뜩이더라. 작은 새장 안에 새를 보니 사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다가... 얼마나 갑갑할까 싶더라. 요즘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 부쩍 늘어서... 개나 고양이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집을 비우는 시간이 워낙 많다 보니 책임지지 못할 것 같아 참고 있다. 고슴도치는 괜찮을까?
  • 국민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고, 통장을 재발급 받고, 이체를 했다. 친절한 직원이 금방 처리해주었다. 스마트 폰 앱으로 신한 은행 검색해서 찾아갔다. 통장 재발급을 했다. 신한 카드 쓰고 있는데 왜 다른 은행에서 카드 대금 결제하느냐고 묻는다. 급여 통장이 다른 은행이라고 했다. 신한 카드 결제 계좌는 신한 은행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다. 신한 통장에는 돈이 거의 없어요 했더니, 예금이 제법 있다고 한다. 훗... 금방 사라질 돈입니다요. -ㅅ-
  • 오다 하나 은행을 봤다. 하나 은행 통장을 2013년에 만들었었다. 탄천 종합 운동장 앞에서.   하나 은행 통장을 만들고 체크 카드를 만든 뒤 그걸로 탄천 종합 운동장에서 표를 사면 제법 많은 금액을 할인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만든 거였다. 10만원 입금하고, 표 두 장 사면서 24,000원 썼는데 4,000원 할인되어 20,000원 빠져나갔다. 그리고... 3년 넘게 방치되었다.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미 예금 다 찾은 게 아닌가 싶어 통장 정리하니... 10원 단위로 이자가 몇 번 들어왔고 80,000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국민 은행과 신한 은행에서 기다린 시간을 더한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 통장을 없애고 돈을 찾았다.
  • ×× 역으로 갔다. ××에서 가장 큰 서점이 거기 있으니까. 사람들 바글바글한 에스컬레이터를 피해 계단으로 올라갔다. 서점에 갔는데... 국내 소설을 좀처럼 읽지 않는 나이기에 마사미 님에게 선물할 책을 고르는 게 어려웠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 교토 편을 선물하려고 했는데... 직원이 책을 못 찾는다. 마사미 님이 소설을 선물해달라 하셨으니까... 됐다 하고 돌아나와 정유정의 『 7년의 밤 』을 선택했다. 읽지도 않은 책을 선물하는 건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으니까. 그러면서 생각했다. 오쿠다 히데오 같은 작가가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이외수의 책이 눈에 들어왔지만 오쿠다 히데오와 이외수의 작품은... 아무래도 다르다.
  • 왔던 길을 되짚어 돌아왔다. 친구 녀석 덕분에 알게 된 육개장 가게가 눈에 들어와 그리로 향했다. 해물 육개장 시키면서 소주 한 병을 시켰다. 혼자 밥 먹는 건 뭔가 눈치 보이는 일이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된 지 몇 년이 지났다. 이제는... 혼자 소주 마시는 것도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장마차에서 혼자 소주 따라 마시는 아저씨를 보며 지지리 궁상이라 생각했었는데... 어느덧 내가 그리 되었다.
  • 항상 스스로를 어리게 생각하고 있다가 느닷없이 법적인 나이, 육체적인 나이를 자각하게 되면 꽤나 놀라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진다.
  • 일본 여행까지 열흘 남았다. 오카야마와 교토 일정은 대충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요나고 일정이 아직이다. 마쓰에를 갈지 말지도 못 정했다. 그러면서도 블로그 검색을 어찌나 했는지, 요나고에 이미 다녀온 듯한 기분이다. 어찌 되었든... 당직도 다 끝났고... 일하다 쉬고, 일하다 쉬고, 그러다 열흘 후 이 시각에는 오카야마에서 마사미 님과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 아, 그러고보니... 집 근처 하나로 마트에 들러 마사미 님 드릴만한 게 없나 찾아봤다. 딱히 눈에 들어오는 건 없지만 이런 건 괜찮지 않을까? 하는 걸 몇 개 샀다. 내일 이마트 가서 좀 더 골라봐야겠다.
  • MDR-1000X가 면세점 중 유일하게 롯데 면세점 들어왔다가 품절. 재입고를 기다리고 있는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다. 일반 판매 가격은 49만원까지 떨어지더니 다시 51만원까지 올라온 상황.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할인 받으면 어영부영 45만원 정도에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재입고가 안 된다. -ㅅ-   딱히 꼭 있어야 해! 이런 건 아닌데... 외국 나가면서 면세점에서 뭐 안 사면 굉장히 손해 보는 기분이라... -_ㅡ;;;
  • 아... 아빠한테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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