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캐리어라는 걸 끌고다니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나는 양 손이 자유롭지 못하면 몹시 불편해하는 사람인데 캐리어라는 걸 끌고다니기 위해서는 한 손이 희생(?)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양 손을 자유롭게~ 이얍~
그런 이유로 외국에 갈 때에도 약간 큰 사이즈의 백 팩을 메고 갔었다. 그러나... 숙소를 한 군데로 하지 않고 날마다 옮기는 식으로 잡아놔서 가방을 메고 걸어야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어깨가 무너질 것 같더라. 거기에다 돌아올 때에는 짐이 잔뜩 늘어나 있어서 감당이 안 됐다. 결국... 바퀴 달린 가방 따위에 지다니... 라고 슬퍼(?)하면서 캐리어를 샀다. 인터넷으로 10만원 채 안 하는 20인치 제품을 질러 그냥저냥 잘 썼다.
그러다 크기가 아쉬워서 동네 롯데마트에서 7만원인가 주고 24인치 캐리어를 하나 더 샀다. 싸구려답게 밟으면 바로 박살날 것 같은 부실함에, 구입한 지 얼마 안 되어 손잡이가 제 멋대로 늘었다 줄었다 하는 문제가 생겼지만 나름 잘 썼다.
국내 여행을 다닐 때에는 주로 차를 가지고 다니니까 굳이 캐리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외국 나갈 때에만 필요했기 때문에 싸구려 제품으로도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유학을 준비하면서 아무래도 캐리어 하나 더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기 장판은 반드시 가져가야 한다는데 전기 장판 접어서 넣으면 24인치 캐리어 한 쪽이 꽉 차버리니 아무래도 부족하다 싶은 거다. 그래서 마트 갈 때마다 캐리어를 눈여겨 봤다. 롯데 마트 갔더니 내가 샀던 캐리어와 똑~ 같은 게 또 있기에 쌍둥이처럼 똑같은 거 두 개? ㅋㅋㅋ 하고 지르려다 말았다.
아무튼... 그렇게 캐리어가 필요하긴 한데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연히 CJ 홈 쇼핑에서 캐리어 파는 걸 보게 됐다. 잠깐 보다가 말 생각이었는데 구성이 제법 괜찮은 편인지라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지름신을 영접했다.
위 이미지는 CJ 오쇼핑에서 갈무리해서 가지고 온 거. '바이엘 코베스트로'라는 회사는 처음 들어봤는데... 독일계 유명 화학 기업이라고 한다. 폴리우레탄을 개발한 오토 바이엘 박사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지은 것 같다. 바뀌기 전의 회사 이름은 바이엘 머티리얼 사이언스. 우리나라에도 '코베스트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진출한 상태다. 의약 시장에서 유명한 바이엘과 같은 계열의 회사인지는 모르겠다. 바이엘은 '바이엘 코리아'라고 따로 있던데. 아무튼... 플라스틱 쪽으로 유명한 회사인 것 같다.
요란하게 광고해놨는데 자세히 보면 2016년형 제품이라고 되어 있다. 보통 한 해 전에 다음 해 이름 붙인 제품이 나오니까 맨 처음 나온 건 2015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 때부터 만든 제품을 지금까지 계속 파는 거다. 아마 상품 구성 봐꿔가면서, 자잘한 개선하면서 계속 팔아온 게 아닌가 싶다.
24인치 캐리어, 20인치 캐리어, 캐리어 커버, 백 팩, 백 앤 백이라 부르는 여행용 파우치 세트, 여권 지갑으로 구성된 상품을 278,000원에 팔고 있다. 1,000원 깎아주고 일시불 결제하면 10,000원 더 깎아줘서 267,000원에 구입. 접으면 엄청 작은데 펴면 확 커지는 가방도 따로 두 개 보내준단다.
원래는 은색 구입할 예정이었는데... '여자 분들이 로즈 골드 끌고 가면 그렇게 예쁠 수 없다'고 멘트 치는 거 듣고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남자는 하늘색, 여자는 분홍색 같은 멘트를!' 하고 발끈! 해서 로즈 골드 질렀다. -_ㅡ;;; 내 눈에는 파란 색, 진짜 촌스럽던데... 저게 제일 먼저 품절 됐단다.
퇴근하고 오니 달랑 상자 하나만 놓여 있다. 응? 20인치 한 상자, 24인치 한 상자, 그렇게 있어야 하지 않나?
일단 집으로 모시고 왔다.
여기저기 테이프로 꽁꽁 잘 싸매놨다.
상자를 열었더니 흰 색 부직포 같은 것에 둘러쌓인 캐리어가 등장. 아예 시~ 뻘건 게 좋은데.
상자에서 끄집어냈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서 쑥~ 뽑아냈다.
부직포 같은 걸 벗겨냈다. 역시나... 어설픈 핑크는 빨강만 못하다. -_ㅡ;;;
지퍼 손잡이에도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상징하는 노란 네모가 있다.
└ 저 부분, 이상하게 생겼다 싶더라니 확장할 때 여는 부분이었다.
바퀴에도 음각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박혀 있다.
캐리어에는 양각으로 거대하게.
여기저기 때 탄 부분도 있고 흠집 있는 부분도 있다.
새 제품인데 흠집이나 때 탄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언짢을 게다. 반품하고 다시 받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심각한 파손이나 결함 아니면 그냥 쓰기로 했다. 비행기에 실려지고 내려질 때 캐리어가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애지중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말에 하와이안 항공의 직원이 비행기에서 캐리어 내리면서 마구 집어던지는 영상이 공개되어 이슈가 됐었는데 다소 심하다 싶긴 해도 놀랄 장면은 아니었다 생각한다. 내 캐리어가 생후 2개월 된 아기처럼 조심스러운 대접 받는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하는 거다.
매장에서 사면 24인치 캐리어 하나만 사도 245,000원이란다. 홈쇼핑 패키지 구입 가격이 267,000원인가 그랬는데.
어찌어찌 지르긴 했는데... 단품 가격이 245,000원이란다. 캐리어 하나였다면 절대 안 샀을 거다. 내 기준에 여행용 플라스틱 캐리어가 20만원 넘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 거다. 구입할 생각조차 안 할 가격이다. 이것도 주고 저것도 준다니까 산 거지. 그나저나 색상에 분명 핑크라고 되어 있는데 왜 로즈 골드라고 팔아먹는 거지?
캐리어 지퍼를 찌~ 익~ 열었더니... 흰 색 천이 또 보인다.
그렇다. 20인치 캐리어가 안에 들어있는 것이다. 알 깨고 나온 박혁거세처럼 모습을 드러낸 20인치 캐리어.
저 노란색 마크 부분에 스마트 폰 갖다대면 NFC 태그로 인해 여러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20인치 캐리어에는 눈에 바로 보이는 흠집이 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쓰련다.
앞에 있는 게 20인치, 뒤에 있는 게 24인치. 원근감 때문에 비슷한 크기로 보이지만. ㅋ
20인치 캐리어는 백 팩을 품고 있었다.
뭔 마트료시카 인형도 아니고... 24인치 캐리어 안에, 20인치 캐리어 안에, 백 팩 안에, 백 앤 백,... -_ㅡ;;;
캐리어 내부 천에 뭔가 얼룩덜룩하게 있어서 봤더니 별자리 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 코딱지만한 백 팩이 235,000원이란다. 로또 1등 돼서 당첨금 혼자 먹어도 안 산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이 만큼 밖에 안 열린다. 인터넷에서 2만원도 안 주고 산 백 팩이랑 디자인 비슷하고 수납 공간은 더 적은데 가격은...
백 팩 안에는 백 앤 백이라 부르는 파우치 세트가 들어 있었다. 여권 지갑도 있는데 저 게 6만원 가까이 한단다. ㅁㅊ...
티셔츠는 티셔츠대로, 속옷은 속옷대로, 세면 도구는 세면 도구대로, 각각 분리해서 넣고 캐리어에 정리하면 깔끔하고 좋다. 그렇게 활용하는 파우치가 몇 개 있긴 한데 사은품으로 또 받았다.
바퀴 부분이 잘 망가지는데 다행히 10년 A/S 가능하다고 한다.
헐! 아이폰만 지원하고 안드로이드 씹는 건 많이 봤지만 그 반대인 건 처음 봤다. ㅋㅋㅋ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나 채널과 무관하게 국내 기업이 상표권 사서 장사하는 거라고 들었다. 몇 년 동안만 상표권 사용이 가능한 식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팔 수 있을 때 뽕을 뽑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 같고. 아무튼... 캐리어 하나에 20만원 넘고 여권 지갑 하나에 6만원 가까이 한다니,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제품이다. 이런 패키지 상품 아니었다면 절대 살 리 없었을 거다. 직접 써봐야 뭐가 좋고 나쁜지 알 수 있을테니 일단 이번 여행에 들고 갈 생각이다. 다녀와서 후기 쓰던가 말던가 해야지. ㅋ
2018.06.17. 내용 추가
네이버에서도 같은 제품 팔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여긴 26인치, 28인치 등 제품 구성이 더 다양하다. 그런데... 패키지로 안 팔고 단품으로 팔고 있다. 20인치 캐리어 가격이 할인해서 159,000원! 24인치는 169,000원이다. 두 개 같이 사면 328,000원!!! 혹시나 해서 내가 산 캐리어 가격을 확인해봤다. 20인치에 219,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어 있다. 사진으로 보면 네이버에서 팔고 있는 제품과 같은 건데 뭔가 다른 모델인가? 24인치 캐리어는 사진과도 다르다. 저건 245,000원 붙어 있다. 아무튼!
CJ 오쇼핑에서 패키지로 사면 27만원 조금 덜 주고 24인치 캐리어, 20인치 캐리어, 백 팩, 백 앤 백, 여권 지갑에 사은품으로 준다는 접이식 가방 두 개까지 받을 수 있는데... 네이버에서 사면 30만원 넘게 줘도 캐리어 두 개만 구입하는 셈이 된다.
같은, 혹은 비슷한 제품인데 가격 차이가 이렇게 나서야... 아무리 Knwowhere가 중요한 세상이라지만 구입하는 곳에 따라 가격 차이가 너무 나네. -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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