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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6월 7일에 발표된 FIFA 랭킹에 따르면 스웨덴은 한 계단 떨어져 24위. 우리나라는 네 계단 올라가서 57위. 순위만 놓고 보면 못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순위가 낮은 팀이 반드시 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는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당장 우리와 같은 조의 멕시코(15위)가 독일(1위)을 잡아버렸고 아이슬란드(22위)는 아르헨티나(5위)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냈다.
-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가 잡을 수 있는 팀으로 꼽힌 게 스웨덴. 장신 선수가 많아 코너 킥과 프리 킥 등에서 위험한 장면이 나올 수 있지만 느린 편이기에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같은 빠른 선수들이 역습으로 골을 만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 다른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할 때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는 라인을 아래로 잔뜩 낮춰 수비에 집중했다. 선 수비 후 역습으로 골을 만들 계획이었던 거다. 김신욱을 선발로 내보낸 것 역시 수비 과정에서 파울을 하거나 해서 상대에게 세트 피스를 내줄 경우를 대비한 게 아닌가 싶다.
- 지금까지 강팀을 상대한 다른 경기처럼, 경기 시작 후 전반 10분까지는 우리가 공격을 주도했다. 그러나 이내 경기 주도권을 스웨덴에 넘겨주고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초반에는 하프 라인 아래 쪽부터 바로 수비가 되는 등 나름 괜찮았지만 후반부로 가면서부터 점점 라인을 더 아래로 끌어내리는 바람에 충분히 중거리 슛이 가능한 거리에서 상대가 혼자 노는 장면이 나왔다. 그 외에도 위험한 장면이 몇 차례 나왔지만 골키퍼인 조현우 선수가 기똥찬 선방을 보여 무실점으로 전반을 마쳤다.
- 전반 후반부에 라인을 너무 내렸다는 걸 알았는지 후반에는 좀 더 앞 쪽에서부터 수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김민우의 반칙이 VAR을 통해 패널티 킥 판정을 받았고 결국 선제 실점. 스웨덴은 이를 잘 지켜 첫 승을 거뒀고 우리는... 졌다.
-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조현우의 선방은 이슈가 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의 활약이 어떨지 알 수 없지만 스웨덴과의 경기만큼만 한다면 조현우의 해외 진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에서 최종 수비수를 스위퍼라 하는데 독일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 같은 경우 판단이 빠르고 행동 반경이 넓어 스위퍼 역할까지 해버리는 바람에 스위퍼 키퍼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조현우는 스위퍼 키퍼 범주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판단과 동작이 빠르고 행동 반경이 넓다. 거기에다 공중 볼 처리까지 안정적이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활약한다면 충분히 해외에서 뛸 수 있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가장 점수를 낮게 주고 싶은 선수는 장현수 선수다. 기본이 되어야 하는 수비력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더라도, 길게 띄워대는 패스가 대체 왜 저 모양인가? 싶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 상대 공격수의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크게 넘긴 횡 패스는 어이없이 길게 뻗어나갔고 이를 어떻게든 받으려던 박주호 선수는 햄 스트링 부상으로 일찌감치 아웃됐다. 이 장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롱 볼이 정확성과는 한참 거리가 있었다. 20번 달고 그러면 안 되지. 한국 대표팀에서 20번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는 것이 아닐 것이다. 홍명보는 대표팀에서 가장 롱 킥이 정확한 선수로 꼽혔고 실제로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정확하게 패스를 하곤 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번호를 달고 저런 플레이를 했다는 건... 에휴~
- 김민우 선수가 패널티 킥 줬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욕 먹고 있지만 나쁜 플레이는 아니었다고 본다. 실제로 상대 공격수가 마지막에 툭~ 하고 공을 건드렸기에 김민우 선수의 발이 공에 닿지 않은 것이기도 하고. 오히려 경기에 아무 영향도 주지 않고 그저 많이 뛰기만 했다는 평가를 받는 구자철 선수가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아야 할 선수가 아닌가 싶다. 전성기의 구자철 선수는 참 대단했는데... 폼이 확 떨어진 게 너무나도 확실하게 보이는 장면이었다. 볼 간수도 안 됐고 패스 뿌려주는 것도 안 됐다. 골대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간 헤딩 슛이 유일한 칭찬 거리 아니었나 싶다.
- 사실 상 3패라고 자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첫 경기에서의 승리를 기대하며 응원했다. 어제 경기를 한 시간도 안 남긴 시점에서 동네 치킨 가게 지나는데 줄이, 줄이,... 엄청났다. 그 정도였는데... 동네에서 와아아!!! 소리나는 장면을 볼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다. 첫 경기에서 이겼다면 남은 멕시코, 독일과의 경기도 어느 정도 달아오를텐데... 안타깝게도 패배하는 바람에 남은 경기는 시들해지지 않을까 싶다. 멕시코나 독일은 스웨덴보다 훨씬 강팀이니까 말이다.
- 유효 슈팅이 0이라는 것 때문에도 욕 먹던데... 상당히 분노할 일이다. 경기 내내 골대로 향하는 슛이 한 번도 없었다는 건 그만큼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는 거니까. 최진철 시절 포항이 몇 차례 기록한 바 있어서 저 짜증나고 속 터지는 심경, 절절히 이해한다. 뭐... 지금은 대표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포항만 못해서 유효 슈팅 0이라는 걸 보고도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만.
- 퍼스트 터치의 중요함을 또 한 번 느낀다. 동료 패스 받는데 첨단 과학의 산물이라는 공인구가 통통볼이라도 되는 양 퉁퉁 튕겨내고 있으니... 주는 사람이 강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지만 받는 선수들이 자기 앞에 세워두거나 치고 나갈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도 갖춰야 할 듯 하다. 명색이 한 나라를 대표한다는 선수들치고는 퍼스트 터치가 진짜...
- 아무튼... 대표팀은 귀국하면서 엿 받지 않으려면 승점 1점이라도 따내야 할 게다. 많은 사람들이 신태용을 욕하지만... 나는 급하게 수습해야 하는 타이밍에 신태용 감독 이상의 선택이 가능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슈틸리케도 갓틸리케라고 불릴 때가 있었더랬지. 그 감독을 내보내고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수습할 사람으로 선임한 게 신태용인데... 히딩크 복귀 썰 풀리면서 신태용은 마치 적폐의 대명사인 것처럼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 축협이나 엿맹 모두 싹 갈아엎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 보지만... 슈틸리케 경질 당시의 상황에서 신태용 말고 누가 와서 수습을 할 수 있었을까 싶고... 다른 감독이 왔다면 스웨덴 잡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구자철 대신 권창훈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들지만, 장현수 대신 김민재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너무 간절하지만... 결국은 가정일 뿐이고.
- 남은 경기 잘 해서... 제발 승점 1점이라도 따줬음 좋겠다. 뭐... 나는 K 리그나 빨리 시작됐음 좋겠다. 포항 성적 바닥 쳐서 새 감독 왔음 좋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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