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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축  구 』

J2 리그 제38절, 파지아노 오카야마 vs 마치다 젤비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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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아노 오카야마는 황진성 선수 덕분에 알게 된 팀이다. 황진성 선수는 포항 스틸러스(한국) → AFC 투비즈(벨기에) → 교토 상가 FC(일본) → 파지아노 오카야마(일본) → 성남 FC(한국) → 강원 FC(한국)로 팀을 옮겼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교토에 있을 때 응원을 갔었고, 오카야마로 옮긴 이후에도 응원을 가려 했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닭대가리가 내수 경기 활성화하라 했다는 이유로 못 가게 막는 바람에 계획한 여행이 물거품. 한참동안 검색해가며 계획한 게 아까워서 다음 해, 황진성 선수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오카야마에 갔다.


그 때에는 황진성 선수도 없고 일정도 안 맞아서 축구 보러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파지아노 오카야마의 경기를 처음 보게 되었다.



상당히 넓은 공원에 경기장이 자리 잡고 있다.


오카야마 역에서는 걸어서 20분 넘게 걸린다. 혼자 종종종종 걸어가면 그 정도,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걸으면 30분 넘게 걸린다. 경기가 있는 날이라면 최소 두, 세 시간 전에 가서 근처 구경도 하다가 입장하기를 권한다.


경기장 앞은 먹거리를 파는 천막, 굿즈 파는 천막 등이 잔뜩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교토의 경우 표를 파는 곳도 그런 천막에 있었고 오사카도 마찬가지였는데 오카야마는 경기장 내에 번듯하게 자리하고 있더라.


서포터 쪽으로 가고 싶은데 어디가 서포터 쪽인지 모르니까... 표 파는 분에게 물어볼까? 라 생각하고 있는데 내 차례가 왔다. 매표소 앞에 경기장 좌석 안내하는 그림이 있었는데, 우리로 치면 본부석... 그러니까 가장 비싼 자리(SS석)가 ¥3,100 밖에 안 한다. 2부 리그라서 조금 싼 건가? 서포터 쪽으로 가자는 마음을 접고 그냥 SS석 구입했다.



조금 특이했던 것은, 서포터들이 자리하는 골대 뒤 쪽에 공간이 없어서 양 쪽 골대 뒤가 모두 휑~ 했다는 거다.



바로 근처에 컬쳐 호텔이 있다. 여행 준비할 때 들어본 적 없는 호텔이다. -_ㅡ;;;



대략 이런 분위기. 야간 경기가 가능한 라이트가 설치되어 있다.



아직 입장을 마치지 않아 휑~ 하지만, 결국 서포터들의 자리는 빽빽하게 들어찼다.



오질라게 까분다 싶었던 마스코트. ㅋㅋㅋ



사진 속의 저 공간만 살짝 비어 있었고 그 외의 자리는 거의 꽉 찼다.





응?



J2 리그, 그냥 시즌 중 평범한 경기에서 저렇게 대형 깃발을 이용한 응원이 펼쳐진다. ㄷㄷㄷ



파지아노 오카야마 서포터들의 응원


경기장 이곳 저곳에 전범기 디자인이 보이는데... 이건 그냥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켄 크로이츠에 대해 가르치지 않은 독일이 프랑스와의 경기에 아무렇지 않게 그 깃발 걸 수도 있겠다 싶은, 뭐 그런 거다. 시선을 끌어 주목하게 만드는 디자인이랍시고 저걸 계속 쓰는 것 같은데... 적어도 빨간 색이 몰린다던가 하는 식의 디자인은 하켄 크로이츠와 같은 취급해야 맞지 않을까 싶다.



짝짝짝 짝짝 은 우리 말고 안 쓰는 줄 알았는데... J2 리그에서 그 박자를 듣게 됐다. ㅋ


우리와 같은 박자다. 다만 조금 다르다면, 우리는 대~ 한~ 민! 국! 짝짝짝! 짝짝! 이런 리듬이라면, 쟤들은 파~ 지~ 아노! 짝짝짝! 짝짝! 이런 리듬이다. 세번째, 네번째가 스타카토로 딱 딱 끊어지지 않고 급하게 이어진다. 서포터들만 응원하는 게 아니라 일반 관중석에서도 따라 부르고, 일반 관중석에도 유니폼 입은 팬들이 말도 못하게 많았다.



조금씩 켜지기 시작한 조명.



오늘의 상대 팀인 마치다 젤비아의 서포터들. 마치다는 도쿄 인근에 있다.

차로 이동한다면 무려 633㎞ 떨어져 있는데... 진짜... 대단한 팬들...




가로 검빨 보고 냅다 찍었다. 가로 검빨 성애자라서. -ㅅ-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처자들이 나와서 입장하는 선수들을 반겨주었다. 하프 타임에는 꼬마들과 함께 공연도 했고.






뭔가 오카야마 선수에게 축하할 일이 있는 모양이다. 같이 있는 분은 가족이겠지?



지난 번에 나가이 얀마 스타디움에서도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건데... ○○시 또는 ○○시 30분 등에 딱! 경기 시작하는 K 리그와 달리, J 리그는 선수 입장하고 나서 사진 찍고 입장 행사 다 한 뒤 공 몇 개 풀어놓고 몸을 푼다. 우리는 몸 다 풀고 나서 선수 입장을 하면 사진 찍고 시축 같은 거 한 뒤 바로 시작인데, 얘네들은 그런 거 다 하고 나서도 공 몇 개 풀어서 간단히 패스 같은 거 하면서 몇 분 동안 몸을 마저 풀더라. K 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다.


K1 리그에서도 1,000명 미만의 관중을 보는 게 어렵지 않은 우리나라와 달리, J 리그는 인기가 상당하다. 스물두 개 팀 중 13위에 불과한 성적인데도 8,000명 넘게 들어왔으니. 확실히 내 팀이니까 이겨도, 져도 응원한다는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하프 타임의 공연도 유명 연예인에게 맡기기 보다 지역의 대학교나 고등학교 학생에게 부탁하는 것 같다. 괜히 쓸데없이 돈 쓰느니, 이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처럼 텔레비전이나 자전거 따위 주는 경품 추첨 행사 같은 것도 J 리그에서는 아직 본 적이 없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카마 하야토 선수의 눈 위가 찢어지는 부상이 있었다. 급하게 치료하고 있다.






경기 본 소감을 적어보자면... 수준이 낮다. 일단 뻥 축구다. 패스고 뭐고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냥... 동네 축구다. 거기에다 뻥~ 띄워대는 공을 한 번에 헤딩으로 처리하지도 못한다. 어~ 어~ 하다가 머리 뒤로 훌렁 넘어가는 장면도 여러 번 있었다. 파지아노 오카야마는 스물두 개 팀 중 13위. 상대인 마치다 젤비아는 2위. 오카야마는 그렇다 쳐도 마치다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패스 수준이 오카야마보다 낫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프로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K3 어드밴스의 평택 경기는 고작 한 번 봤을 뿐이지만, 평택이랑 붙으면 오카야마도, 마치다도, 상대가 안 될 것 같았다.

마치다는 그냥저냥 패스도 좀 하고 그랬지만 오카야마는 전형적인 뻥 축구. 패스도 안 되고, 공간 창출도 전혀 없다. 볼 트래핑도 엉망이고, 공중 볼 같은 경우 무조건 헤맨다. 진짜... 레벨이 낮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마치다가 이겨야 한다. 실제로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크로스바 맞춘 것만 해도 두 번. 그런데... 오카야마가 득점해버렸다.







오카야마의 24번 선수. 싸움 잘하는지 계속 도발하고, 항의하고, 건들거리고. ㅋㅋㅋ


아카미네 싱고라는 선수인데, 한국에서라면 K3에서 뛰기도 힘들 거라 생각한다. 별로 활약이 없었다. 희한한 건 플레이 때의 활약보다 오프 더 볼 때 활약이 컸다는 거. ㅋㅋㅋ   심판한테 막 대들고, 상대 선수한테 시비 걸고. 싸움 좀 하는가봉가. ㅋ



마치다의 외국인 선수인데 확실히 잘 했다. 볼 트래핑도, 패스도, 훨~ 씬 낫더라. 이 선수 들어오고 나서 마치다의 플레이가 살아났다.



사실 상 팀의 에이스였던 19번 나카마 하야토를 뺀다. 감독의 멍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카마 하야토는 미드필더인데 사실 상 공격수로 활약했다. 최전방에 위치할 때가 많았고, 골키퍼 앞에서 알짱거리는 일도 수 차례. 경기 중 기똥찬 바이시클 킥을 하기도 했다. 들어갔으면 그림이 됐을텐데 크로스바 위로 넘어갔다. 아무튼... 진짜 많이 뛰는 선수였다. 미드필드에서 자신을 노리고 준 긴 패스가 골키퍼를 통해 상대 수비에게 전달되었는데 그걸 쫓아가서 뺏어왔다. 정말 많이 뛰는 선수였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19번 선수 나간 뒤 오카야마 공격은 폭망.



교체로 들어간 18번 선수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24번 선수 빼고 18, 19번 선수 같이 뛰게 하는 쪽이 낫지 않았을까 싶더라. 18번 선수 같은 경우 볼 트래핑이 미숙하니 발 앞에 공을 제대로 두지 못한다. 볼 트래핑만 제대로 됐어도 위협적인 장면이 여러 번 더 나왔을텐데.

오카야마에는 한국인 선수도 몇 명 포함되어 있는데 이 날 경기에 나온 선수는 없었다.



2부 리그에 이 정도 인원이 들어왔다. 그냥 시즌 중의 한 경기일 뿐인데 말이다. 한국에서는 1부 리그 팀도 이 정도 오면 박수칠 일이다.




경기 중에 느릿~ 느릿~ 물 마시고... 골키퍼가 킥하려고 하는데 앞에서 공격수가 방해하고... 심판은 불어야 할 장면에서 망설이고... 전반적으로 경기 템포가 느린 편이다. 그런 건 K 리그가 나은 것 같다. 일본은 한국보다 피지컬이 약하지만 아기자기하게 패스로 만들어가는 축구는 나은 편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뻥 축구 보느라 졸렸다. 개인적으로 오사카와 재계약하지 않는 윤정환 감독이 파지아노 오카야마 맡아서 승격시켜 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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