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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케첩 바른 식빵이 먹고 싶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0.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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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쨈(잼이 표준어지만, 잼이라고 쓰면 맛이 없어. -_ㅡ;;;) 만들어 먹는 집이 있을까? 나 어렸을 때에는 집에서 쨈을 만들어 먹었다. 대부분 딸기 쨈이었지만, 어쩌다 포도 쨈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 흔한 과일 축에 속했던 사과 쨈을 먹은 기억이 없는 게 조금 이상하긴 한데...

아무튼... 커다란 놋쇠 양동이에 담긴 쨈을 휘휘 젓는 모습은 아직도 생각난다. 집 안 가득 단 내였어. 먹고 싶은 마음에 옆에서 알짱 거렸지만, 엄마는 아직 안 됐다며 주시지 않았지. 엄마 몰래 뜨거운 쨈 찍어 먹다가 입 천장 댄 적도 여러 번이야.

지금은 각양각색의 다양한 빵이 잔뜩 나오고 있으니 굳이 쨈 같은 걸 사서 식빵에 발라 먹을 일이 없어. 실제로 그런 짓(?)을 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고 말이야.

그런데... 문득 케첩을 바른 식빵이 먹고 싶어졌어. 우유 식빵이네, 옥수수 식빵이네 하는 거창한 녀석은 필요없어. 그냥 무조건 싼, 가장자리가 텁텁하기 짝이 없는 그런 녀석이 딱 좋아. 그런 식빵에, 케첩을 잔뜩 바르는 거야. 그리고 한 입 베어무는 거지. 아~ 맛있겠다.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를게야. 뭘로 따져도 쨈의 압승이지. 딸기 쨈 바른 식빵 먹다가 딸기 씨를 오도독~ 하고 씹어 봤어? 그거 참, 맛있거든. 시큼한 케첩 따위는 상대도 안 돼. 그런데... 희한한 일이지. 쨈 바른 빵은 전혀 먹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갑자기 케첩 바른 빵이 땡기는 거야.

알아. 정작 먹게 되면... 지금의 이 먹고 싶은 마음이 왜 들었을까 후회할 정도로 기대한 맛은 안 나올거야. 그러니까 안 먹잖아. 그냥 먹고 싶은 걸로 끝나는 거야.

왜 갑자기 케첩 바른 빵이 먹고 싶어진 걸까? 글쎄... 나도 모르지. 난 럭비공 튀듯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으니까. -_ㅡ;;;

케첩 바른 빵이 먹고 싶은 밤이야. 사람이 그리운 밤이기도 하고... 누군가와 쓰잘데기 없는 수다로 시간을 보내고 싶어. 사람이랑 얘기하고 싶다고.

그런 밤이야. 칙칙하기 짝이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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