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산 LG 그램 노트북의 15인치 화면으로 열심히 후기 적고 있는 1인 되시겠다. 아니, 후기라고 할 수가 없지. 사용하고 쓰는 게 아닌데. 192만원 주고 산 모니터는 박스에 들어간 지 며칠이 지났다. 생긴 거 보고 관짝 같다고 했는데 불과 열흘 만에 사망해서 도로 들어가버렸다. 상자 버렸으면 어떻게 할 뻔 했냐, 진짜. 하...
지난 글에도 언급했지만 염병할 모니터와 연관이 있는 회사가 셋. 카카오 메이커스, 오제 플러스, 삼성전자 되시겠다. 삼성전자와 파트너 십을 통해 물건을 확보한 뒤 20% 할인 및 헤드셋 증정 이벤트를 한 건 오제 플러스인데 정작 오제 플러스 쪽과는 딱 한 번 통화한 게 전부. 그것도 내가 걸었다. 나는 삼성전자에서 만든 제품에 불량이 있으니 당연히 삼성전자에 연락해야 한다 생각하고 그렇게 처리했는데 나중에 판매사 쪽에도 연락을 해보라고 하기에 전화를 건 거였다. 재고가 전혀 없다는 얘기 정도가 고작이었고 아무런 기대도 안 했기에 그냥 그러려니 했다.
기를 쓰고(?) 연락을 해오는 건 카카오 메이커스 쪽이었다. 단순히 판매 대행을 했을 뿐인데, 몇 번이나 전화를 하더라. 대기업의 고객 응대는 다르고만, 역시(그런데 삼성전자는 왜 그 모양이냐? ㅽ). 상담사한테 짜증은 내지 않았지만 '해도 너무 한 거 아니냐~' 고 푸념하는 식으로 투덜거리긴 했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죄송하다는 사과를 몇 차례 했고, 확인할 거 확인해서 다시 연락 준다더라.
쓰다보니 빡쳐서 또 주절주절 길어진다. 요점만 정리해야겠다.
카카오 메이커스를 통해 모니터를 주문한 게 7월 31일 오전이었다. 설치해준다던 제품을 문 앞에 던져놓고 간 게 8월 6일. 바로 상자를 까서 직접 설치를 했다. HDMI 케이블이 없어서 쓰던 걸 썼는데 노트북의 HDMI 포트에 연결해서 모니터에 화면을 띄우니까 주사율이 59, 60㎐ 달랑 두 개 뜨더라. 대충 검색을 해본 뒤 HDMI 2.1 규격을 지원한다는 인증 케이블을 사서 노트북과 PS5에 모두 물렸다. 나아지지 않더라. 『 원신 』이 32:9 화면을 지원한다기에 기대했었는데 여전히 21:9였다. 천천히 해결하자 생각했다.
그리고 8월 16일 오전에 저 혼자 꺼졌다, 커졌다를 반복하더니 급기야 꺼져 있는 시간이 더 길어져버렸다. 모니터에 전원을 연결했을 때 삼성 로고에 이어 오디세이 로고가 나와야 하는데 막 건너뛰고 그러더라. 고장임을 확신했다. 모바일을 통해 방문 수리 요청을 했고, 17일에 기사가 와서 교환 판정을 내렸다. 그 때 방문하셨던 기사님이 일주일을 언급했다. 빨라야 일주일이라기에 "일주일이라고요?!" 하고 되물었더니 늦어도 일주일이면 될 거라고 말을 바꿨다.
20일에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어 어떻게 처리되는지 물었더니 27일 오전에 새 제품을 설치해주고 고장난 제품을 수거해간다고 했다. 열흘 만에 고장나고 열흘 기다려서 새 제품 받으라는 거다. 잔뜩 짜증이 났지만 꾹 참고 빨리 좀 해달라고 징징거린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서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문자를 남겼다. 9월 말에 교환이 가능하다고.
미친 건가 싶더라. 이게 말이냐, 방구냐? 8월 16일에 고장나서 17일에 다시 상자에 넣었는데 그걸 9월 말에 바꿔준단다.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 와중에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에서 문자 메시지가 왔는데 입고가 지연되어 9월 14일에 새 제품이 나갈 예정이란다. 9월 말보다는 당겨졌지만 여전히 짜증나는 상황. 8월 27일에서 9월 14일까지 간 거다. 염병...
그리고 오늘. 삼성전자에서 모니터 수거 건으로 연락했다면서 문자 메시지를 남겨 놨더라. 전화를 걸었더니 받지 않았다. 잠시 후 다른 번호로 전화 달라는 문자가 와서 바로 걸었더니 배송 기사라며 전화를 받았다. 내일 배송 한단다. 응? 뭔 소리지? 26일에 바꿔준다고?
'삼성 측에서 재고가 없어 9월 14일에 새 모니터를 준다고 연락이 왔는데 내일 설치해준다는 거냐?'고 되물었더니 자기는 그렇게 연락을 받았단다. 내일 오후에 방문해서 설치하는 걸로 되어 있단다. '재고가 없다고 했는데요?' 라고 하니까 내일 출근해서 재고 여부를 파악해봐야겠지만 일단 스케쥴은 잡혀 있단다. 여기서 뭔가 싸~ 했다. 내일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나서 오겠다고 했는데, 실컷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잠시 퇴근해서 숙소 지키고 있으니 아무 연락도 없거나 재고가 없어서 배송 못 온다고 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된다. 자기들끼리 소통이 제대로 안 되었다는 핑계를 대면서.
물론 진짜로 배송이 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불량이 심해서 전부 다시 검수를 한다고 했는데, 새 제품은 커녕 교체용 패널도 없다고 했다는데, 갑자기 물건이 뚝 떨어져서 바꿔줄 수 있는 건가? 다른 불량 제품을 패키징만 새로 해서 주는 건 아닐까? 뭐, 그렇다 해도 고장 안 나고 잘 쓸 수 있다면 불만 없지만.
이게 왜 이 꼴이 났냐면, 카카오 메이커스는 삼성전자와 직접적으로 연락을 하지 않고 오제 플러스에 문의를 한 거다. 오제 플러스 쪽에서 판매를 한 거니까 당연한 거겠지. 오제 플러스에서는 확보한 물량이 없는데 9월 말에 들어올 예정이니 그렇게 얘기를 한 거고. 카카오 메이커스는 들은대로 전달을 한 거다. 난 당연히 열 받았고.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대로 8월 27일 → 9월 14일 → 8월 26일로 말을 바꾼 상황이다. 이건 일단 내일이 되어봐야 알 것 같다. 기사가 설치까지 해줘야 하냐고 물어봐서 내가 해도 된다고 했는데 그냥 기사한테 설치해달라고 해야겠다. 그래야 또 불량이 났을 때 해결을 하지.
베트남에 코로나 확진자가 엄청나게 늘면서 공장 돌리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겠다. 하지만 그것이 불량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에게 팔고,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하는 정당한 이유는 될 수 없다. 모니터가 고장난 지 열흘이 되었다. 열흘 동안 모니터가 없는 불편은 불편대로 겪고,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받는 중이다. 거기에 대해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게 너무 답답하다.
일본에서 산 LG 모니터는 1년 반 동안 한 번도 속을 썩이지 않았고, 열두 시간 동안 배 타고 건너와 한 시간 넘게 택시를 실려있다가 도착한 ○○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갔다. 거기서 다시 세 시간 동안 차로 옮겨진 뒤에도 여전히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모니터는, 출고가 240만원의 괴물 모니터는, 불과 열흘 만에 고장이 나버렸다. 그리고 그 후속 조치로 새 제품으로 바꿔준다는 날짜를 이리저리 바꿔대고 있는 거다.
카카오 메이커스의 상담사가 전화를 해서 자기들은 오제 플러스 쪽의 얘기를 듣고 9월 말로 안내가 나갔다며, 삼성전자의 교환 일정에 대해서는 파악하기 어려웠다면서,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고 했다. 내일 삼성전자의 대응을 지켜보고, 새로 받은 모니터에도 문제가 생기면 그 때에는 다시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 오제 플러스 통해서 9월 말에 다시 교환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마음이 조금 풀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짜증스러운 상황이다.
오디세이 모니터도 그렇고, 갤럭시 Z 폴드도 그렇고, 갤럭시 워치 4도 그렇고, 초기 불량에 대해 말이 굉장히 많은데 대체 삼성전자는 왜 저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문제가 안 생기게 해야 하는데 그것도 부족하고, 생긴 뒤 후속 처리하는 것도 엉망진창이다. 192만원 주고 산 모니터를 몇 년 동안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다시는 삼성의 모니터를 사지 않겠다. 뼈에 새긴다, 진짜. 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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