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크래프트 』의 그래픽 개선 버전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무조건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냅다 질렀고, 카봇 스킨도 샀다. 하지만 『 디아블로 2 』를 요즘 수준에 맞춰 다시 내놓는다는 소식에는 시큰둥했다. '20년이나 된 게임을 이제 와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오픈 베타 테스트 때 해볼 마음은 있었다. 간을 보고 괜찮다 싶으면 그 때 가서 사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하필 오픈 테스트 때 모니터가 맛이 가면서 시간을 고스란히 날려버렸다는 거다. 결국 모니터를 반품하고, 새 모니터를 받고 나니 베타 테스트 기간은 끝나버렸다.
관심은 있었으니까 네일베 메인 뉴스에 뜨면 보긴 했는데 원소술사(소서리스)가 파이어 볼 날리는 스크린 샷을 보자마자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괜찮더라.
1999년에 PC방 알바를 했었는데 그 때에는 손님이 카운터에 가서 CD를 받아야 했다. 요즘 시스템에 익숙한 사람들은 상상하기도 힘들겠지만. ㅋ
때문에 어느 게임이 잘 나가는지 쉽게 알 수 있었는데 『 스타 크래프트 』가 압도적이었고 그 다음이 『 레인보우 식스 』였다. 『 디아블로 2 』는 그냥저냥 하는 사람들이 있긴 했는데 많지는 않았다. 해보고 싶긴 했는데 일 하면서 Alt + Tab 으로 화면 전환하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었던지라(보스 잡고 있는데 손님이 계산해달라고 오면 '잠깐만 기다리세요, 보스 금방 잡아욧!'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ㅅ-) 알바할 때에는 못 했고, 나~ 중에 인기가 다 식어갈 무렵 잠깐 하긴 했다. 그 때에는 조던링 복사 버그 때문에 게임 밸런스가 엉망진창이 된 상황이라 금방 만렙 찍고 카우방 도는 게 전부였다. 나중에는 세 장인가 네 장인가 되는, 확장팩 포함한 CD가 고작 만 원에 팔리기도 했는데 그 때 샀던 게 아직도 있다.
아무튼. PS5로 게임을 하고 있는지라 PC 버전에는 차고 넘치는 버스도 못 타고(PC와 콘솔은 함께 플레이 할 수 없다. T^T) 꾸역꾸역 혼자 키울 수밖에 없는데, 그건 그 나름의 맛이 있는지라 요즘은 매일 접속해서 즐기고 있다. 쉬는 날은 하루에 대여섯 시간씩 하는 것 같다.
남들은 아이템이니, 룬이니, 잘도 뜨는 것 같은데 난 당최 안 떠서 '역시 똥망캐인가?' 라 생각했는데… 오늘 하루에 평소 보기 힘들다는 아이템이 줄줄이 떨어졌다. 응? 이게 뭔 일이지?
만들 수 있을 거라 기대도 안 하고 있다가 벡스 룬이 뜨는 바람에 호다닥 만들긴 했는데 스피릿보다 나은 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딱히 뭔가 체감되고 그런 게 없다. 내가 둔해서인가?
하지만 입고 있는 '연기'에 비해 방어가 너무 약하다. 모든 기술 +1과 시전 속도 30%의 유혹은 강렬하지만 방어력이 뚝! 떨어지는 게 너무 크다.
방어력은 500 가까이 차이나고 각종 저항 값도 떨어진다. 코 룬이랑 렘 룬 넣고 돌리면 업그레이드가 된다는데 렘 룬이 없다. 코 룬은 지난 번에 두 개를 한 꺼번에 주웠는데. 벡스도 주웠는데, 렘도 언젠가는 나오겠지. ㅋ
벡스, 구 교복만 해도 ㄷㄷㄷ 수준인데, 백작 잡다가 공포의 열쇠도 두 개 주웠다. ㅋㅋㅋ 비전의 성역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해볼 만 하던데, 문제는 증오의 열쇠지. 레벨 90이 넘는 사람들도 한 방에 눕는다는데, 나는 일단 나이트 메어에서 간을 보고 대충 익숙해지면 그 때나 잡으러 가야겠다. 아무튼, 올 해 10월부터 PS5가 아니라 디아블로 2 전용 머신이 되어버렸다. PC 유저들이랑 같이 할 수 없고, 템 거래하는 방법도 몰라서 결국 혼자 북 치고 장구 칠 수밖에 없지만, 나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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