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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릉부릉 』/『 글배이가 』

7월 12일부터 바뀌는 도로교통법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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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부터 도로교통법이 일부 개정됩니다. 바뀌는 부분이 여러 가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건 사람 위주로 법 집행을 하겠다는 겁니다. 기존의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자동차 위주였지요. 문제는, 이게 참 말 같잖은 짓거리라는 겁니다. 모든 법과 행정 절차가 자동차를 우선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사람 위주라니요?

 

많은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다녀온 후 일본은 길이 참 깨끗하더라며 감탄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길 위에 주차된 차가 없다는 게 가장 큽니다.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차 장소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차를 살 수 없게 만들어놨습니다. 실제로 공무원이 자를 들고 와서 주차 공간과 구입 예정인 차의 폭을 비교한다고 합니다. 만약 우리 집 앞 마당에 차를 세울 예정인데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돈이 차고 넘쳐도 큰 차를 살 수 없습니다. 꾸역꾸역 큰 차를 타야겠다면 유료 주차장을 확보해서 그 계약서를 들이 밀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부동산에 가서 집을 알아보러 다닐 때 길 가에 세워도 된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주택가에서는 도로 한 켠을 점령하고 있는 차를 보는 게 예사지요. 왕복 2차로인데 양 쪽에 세워진 차들 때문에 중앙선 위로 달린 경험, 다들 있으실 겁니다. 그런 나라에서, 보행자 위주로 법 집행을 하겠다는 겁니다.

 

 

 

일단 보행자 우선 도로에 대해 바뀐 부분을 살펴보겠습니다. 보행자 우선 도로는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지 않은 도로를 말합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죠, 아스팔트 포장만 되어 있고 인도가 없는 도로. 이런 도로에서 사람과 차는 어떻게 움직였나요? 길 가운데로 걷다가 뒤에서 차 소리가 나면 화들짝 놀라 길가로 피신(?)합니다. 그러면 차가 지나가고요. 요즘은 전기 차가 많아졌지요? 엔진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가까이 와도 기척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뒤에 차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걷다가 뒤늦게 발견하고 귀신 본 듯 놀라기도 하지요. 빵빵거리며 비키라고 하지 않는 건 좋습니다만.

아무튼. 이제는 저런 도로에서 차를 만나도 길가로 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그냥 계속 길 중앙으로 걸어도 된대요. 보행자 우선이니까요. 뒤에서 가는 차는 비켜주면 고마운 거고 안 비켜주면 걷는 속도에 맞춰 가야 합니다. 강제는 아니지만 해당 시 · 도 경찰청장이 시속 20㎞로 속도 제한을 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때 당연히 안전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요. 만약 보행자를 위협하는 수준이라 판단된다면 최대 5만 원의 범칙금 또는 10점의 벌점입니다. 비켜달라고 클락션 눌렀는데 보행자가 위협으로 받아들였다면 위법 행위를 한 셈이 됩니다. 고로, 성질 급한데다 욱! 하기도 한다면 자동차 전용 도로로만 달리세요. 국가를 보다 부유하게 만들거나 운전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보행자 우선 도로, 즉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 횡단보도에 있는 보행자를 발견했다면 차는 무조건 멈춰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어땠습니까? 차는 가던 길 가고, 사람들도 그걸 기다렸습니다. 차가 지나가고 나면 길을 건넜습니다. 7월 12일부터는 그렇게 하면 범칙금 6만 원 & 벌점 10점 or 과태료 7만 원입니다. 보행자 우선 도로인지는 어떻게 안다? ① 바닥에 보행자 우선 도로라고 써 있습니다. ② 턱이 있는 인도 대신 길 가에 실선 또는 점선을 그어 좁아터진 갓길을 만들어놨습니다. ③ 도로 가운데 노란색의 중앙선만 있고 그 외 아무 표시도 없습니다. 이게 다 보행자 우선 도로입니다. 이제 이런 길에서 횡단 보도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멈춰야 합니다.

 

 

가장 골치 아픈 게 사거리에서 우회전이 될텐데요. https://blog.naver.com/suseongblog/222780622959 ← 이 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맘 편한 건 일시 정지 했다가 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문제는, 바뀐 법에 따라 일시 정지 했는데 뒤에서 빵빵거리는 경우겠지요. 앞 차에는 '왜 빵빵거리고 GR이야!'라고 궁시렁거릴 것이고, 뒤 차에서는 '왜 안 가고 서서 GR이야!'라고 궁시렁거릴 겁니다. 각자의 차 안에서 궁시렁거리고 말면 다행인데 욱! 해서 욕이라도 해대거나 내려서 네가 잘했니 내가 잘했니 해버리면 일이 커지지요.

 

 

사람 나고 자동차 났으니까, 아무리 좋은 차를 운전하는 사람이라도 차에서 내려 걷는 순간 보행자가 되니까, 보행자 우선 정책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도로 환경과 운전 문화를 개선하지 않은 상태에서 법부터 바꿔놓고 벌금 때리겠다는 건 참 뭣 같네요. 기존에 면허를 딴 사람들은 하. 던. 대. 로. 하는 게 편하니까 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합니다. 면허증 소지자에게 운전면허 시험장이든, 전문 학원이든, 실제로 운전하면서 바뀐 법을 알 수 있게끔 하면 좋을텐데요. 예비군 훈련처럼 하루 빼주고요. 뭐, 그렇게 해도 자영업자나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겠지만.

 

아무튼. 당분간은 단속에 걸리는 사람, 뒤 차에서 빵빵거려 시비 붙었다는 사람, 이래저래 피곤할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비싸진 기름 값 때문에 운전하는 게 쉽지 않은데 말이지요. 여러 가지로 힘들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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