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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2012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0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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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꽤 잘 나가고 있다. 하루 평균 방문객 ZERO를 자랑하는 내 블로그에서 굳이 이 영화에 대해 쓰지 않더라도, 이미 다른 많은 경로를 통해 영화에 대해 알고 있을 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절거리고 쓰는 건... 그냥 봤다고 자랑하려고... -_ㅡ;;;

난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활동적인데다가 불 꺼진 방에서 몇 백 명이 앉아서 감독이 의도한대로 웃고, 우는 게 한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음... 솔직히 말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는 제자들 들락거리니까 눈치 보느라 솔직히 못 썼다. 영등포 같은 곳에 있는 동시 상영관 가면 성인용 영화 두, 세 편을 동시 상영한다. 포르노는 아니고(우리나라에서 가능할 리가...), 그냥 에로물 수준의 영화 두 편이나 세 편 틀어주는 거다.

인터넷을 통해 훨씬 뜨거운 걸 얼마든지 찾아보는 사람들이 거기 갈 리 만무... 대개 나이 먹을만큼 먹은 아저씨들이라는데... 한 200명이 앉아서 스크린 쳐다 보다가 여배우 좀 벗고 나오면 동시에 Stand Up!!! -_ㅡ;;;

뭔 잡지인가 신문엔가에서 본 글인데... 저 글 보니 영화 따위에 휘둘리지(!) 말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아예 안 보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놀거리가 점점 많아진다지만... 솔직히 남자, 여자 만나서 고만고만하게 시간 보낼 때에는 대부분 극장 가잖아?

본인도 연애질 하던 황금기(!)가 있었던지라 가끔 극장 가고... 요즘은 집에서 비 합법적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지라... 어지간히 잘 나간다는 영화는 적당히 본 편인데... 좋아하는 영화는 어쩌구 맨 나오는 히어로 물, 화산 터지고 지진 나는 재난 영화,... 뭐, 이런 거 좋아한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 2012 』는 블록 버스터 재난 영화다. 1,000만 돌파한 『 해운대 』에 비할 바가 아닌 엄청난 스케일의 블록 버스터... 그냥 지나칠 수 없지. 이런 건 영화 좋아하지 않더라도 봐 줘야 한다. ㅋㅋㅋ

일단 감독 얘기부터...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 철저하게 나를 위해 태어난 감독 되시겠다. 1996년에 전투기가 UFO로 돌진하며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 한 『 인디펜던스 데이 』를 찍었고... 1998년에는 『 고질라 』 찍어서 쫄딱 망했다. 2004년에 찍은 『 투모로우 』는 꽤 재밌게 봤고... 2008년에 공 들여서 만든 『 10,000 BC 』는 욕하면서 봤다.

그리고... 2009년에 등장한 대망의 『 2012 』. 요건 꽤 대박 되시겠다.

지구가 태양 때문에 망한다는 이야기는 지독하게 오래 이어져 왔다. 그 중 가장 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게 그랜드 크로스다. 태양계의 행성이 일렬, 또는 십자 형으로 늘어질 때 태양이 미쳐 날뛰면서 지구에 영향을 미쳐 망한다는 이야기.

지구 망한다는 이야기가 내 실생황에 파고 든 첫 경험은 1991년이었다. 1992년에 휴거 어쩌고 하는 얘기가 있었다. 1991년에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이 때 '스트리트 파이터 2'라는 대박 게임이 나왔다. 얼마나 인기였는지, 점심 안 먹고 학교 근처 오락실로 뛰쳐 나가 백원 짜리를 쌓아 놓곤 했다.

그런데... 이 오락실 주인 아줌마가 1992년 휴거론의 맹신론자였다. 오락기 여기저기 스티커 붙여 놓고... 오락실 정문에는 내년에 지구 망한다는 글 붙여 놓고... 난리도 아니었다.

1992년이 되었지만... 지구는 멸망하지 않았고... 그 아줌마는 쪽팔림 때문인지 오락실 문을 꽤 오래 닫았다. 

음... 영화 얘기 안 하고 애먼('엄한'의 표준어 되시겠다) 소리만 하고 있고만. 이제 영화 얘기하자. -ㅅ-

그랜드 크로스... 그러니까 태양계 행성들이 십자로 늘어서면서 태양이 이상 활동을 시작한다. 그 영향을 받아 지구에 자연 재해가 잇달아 일어나고... 이를 감지한 미국의 지질학자가 경고한 덕분에 인류는 지구 최후를 대비한다.

여차저차 해서 인류는 멸망을 면하고 살아 남지만... 고작 40만 명 남짓...

영화는 엄청난 화면을 선보이며 이런 게 재난 영화라는 걸 확실히 보여준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고 보면서도 사실처럼 느끼게끔 하는 힘, CG의 힘이다. 확실히 『 해운대 』와는 다르다.

스토리고 뭐고 간에... 재난 영화는 다 거기서 거기다. 일부 사람들이 재난을 경고하고, 대부분이 무시하고... 그러다가 재난이 오고... 난리 겪고... 죽을 사람 죽고... 살 사람 살고... 그 과정에서 가족애 나오고... 인류애 나오고...

이 영화도 딱 그렇다. 전형적이다. 가족애 나오고... 인류애 나오고... 그래서 짜증 났다.

사실 따지고 보면... 60억 인구 중에 살아 남은 40만 명에 내가 포함될 가능성은 거의 ZERO다. 난 빌딩에 깔려 죽든, 갈라진 땅에 빠져 죽든, 용암에 녹아 죽든, 어떻게든 이미 죽었을 게다.

난 그렇게 죽는데 누구는 살아서 새로운 지구 탄생을 기뻐한다는 게 무척이나 꼴 보기 싫었다. 그래서... 난 차라리 싸그리 다 죽고 지구 멸망! 뚜시꿍! 이런 걸 바랐다. 그런 결말이 아니어서 아쉬울 따름... -ㅅ-

영화는 무려 2시간 30분이나 계속 됐다. 예전에 『 타이타닉 』 수준의 초 장편 되시겠다. 하지만... 지루하지 않았다. 엉덩이 아픈 것도 거의 못 느꼈다. 오히려... 아이맥스에서 한다면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싶더라.

지구 망해서 싸그리 다 죽는 걸로 끝났다면 참 좋았을 영화인데... 그게 좀 아쉽다. ㅋㅋㅋ

액션 영화에 대한 평론 쓰면서 '액션 빼고는 볼 거 없다'는 평 쓴 사람한테... 같은 평론가가 한 마디 하더라. '액션 영화에서 액션 빼고 뭘 보길 바랬냐'고... 정답이다.

재난 영화는... 결국 스펙타클한 영상이다. 가족애 따위는 부수적인 거지. 물론 거기에 감동해서 눈물 흘리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만은... 아무튼... 눈에 보이는 엄청난 장면 만큼은 분명 대단했다.

마무리 해야지. 식상한 별점 들어간다. ★★★☆☆ 되시겠다. 까만 별 하나 덜 준 건... 40만 명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ㅅ-



권하고 싶은 최고의 장면은... 존 쿠삭이 연기한 잭슨이라는 녀석이 목숨 걸고 위기 탈출했을 때... 중국인 형이 물에 퉁퉁 불은 엄지 손가락 들어 올리는 장면이다.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물에 불어 쭈글쭈글한 그 엄지 손가락이 주는 감동이 꽤 거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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