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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인간... 참 미련퉁이라서... 그렇게 미워도 버리지 못하고 결국 다시 끌어안고 만다. 강팀이라는 이유로(내가 포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포항을 응원한 건 아닌 것 같다. 난 포항에서 태어났지만 타이거즈를 줄곧 응원해왔다. 내가 축구에 미치기 시작할 무렵 포항은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와 함께 엄청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포항을 좋아했지만 시나브로 내가 응원하는 유일한 K-리그 팀이 되었고... 때문에 우승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던 시기에도 남들 모르게 홀로 응원하곤 했다.
그 힘든 시기의 보상이었을까? 듣도 보도 못한 브라질 국적의 젊은 감독이 오더니 3년을 내리 우승(K-리그, 컵 대회, AFC)하는 걸로 힘들 던 시기의 서러움을 싹 다 날려 버렸다.
하지만 즐거움은 잠시... 이름도 꺼내기 싫은 돌팔이 감독 레모스란 놈이 사기꾼 파트너(라 쓰고 알렉산드로라고 읽는다)와 함께 포항을 진흙탕에 쳐박아 버렸다.
뭐, 사람이 하는 일인데... 만날 1등만 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고... 부진한 성적에도 응원을 했지만... 시즌 도중에 주장 황재원 선수 팔아 먹고는 되도 않는 개소리로 변명이나 하는 걸 보고 있노라니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결국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나 홀로 응원 보이콧을 선언하고, 주위에서 포항 이겼냐 졌냐 물어봐도 저 이제 포항 응원 안 합니다라는 대꾸로 일관하며 무시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경기 보러 가지도 않았고, 관심 자체를 끊었다. 안티 콜이나 하러 갈까 하다가 참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데 막상 포항을 버리자니까... 마땅히 응원할 다른 팀이 없는 거다. 지역 연고로 따지자면 회사가 있고 앞으로 가장 오래 머무르게 될 성남 응원하는 게 당연했지만 포항에서 성남으로 갈아탄다는 건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경남이나 대구 응원하기도 곤란한 것이, 썩 마음에 안 드는 거다. 같은 제철가랍시고 전남 응원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고... GS 축구단이나 수원 따위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다시 포항을 응원하고 있었다. -_ㅡ;;; 제길...
아무튼... 포항을 버릴 수 없기에 결국 내일 2011 시즌 K-리그 개막을 앞두고 포항에 대해 몇 자 끄적거려 보기로 했다.
iN : 강종구, 고무열, 김도훈, 김동권, 김동희, 김정빈, 슈바, 아사모아, 안일주, 이슬기, 황정수
영입한 선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고무열 선수는 제주 동계 훈련에서 엄청난 골을 터뜨리며 주목을 받았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어서 나름 기대하고 있다. 포항 공격진이 온통 용병 투성인데... 노병준 선수와 함께 토종의 힘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도훈 선수는... 잘 모르는데... 얼마 전에 Hi! There에서 前 여자 친구라는 사람 만난 적 있다. -ㅁ-
슈바는 전남에서 나름 날렸고 황선홍 감독이 찍어서 데려 온 선수라는데... 전남 경기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데얀이나 몰리나 급 활약이었다면 관심 없는 팀에서 뛰었더라도 충분히 알고 있을텐데... 그 정도 급은 아닌 모양이다. 아사모아는... 글쎄~ 큰 기대가 안 된다. 왜냐 하면... 포항은 데리고 있던 용병 모두가 대박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포항 용병은 늘 한 명만 날리지 않았나 싶다. 라데-자심-따바레즈-데닐손-모따, 뭐 그 정도?
영입한 선수 중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는 선수는 이슬기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팀을 떠난 변병주 감독이지만 세 골 먹으면 네 골 넣고 이기면 된다라는 대구의 축구를 무척 좋아했다. 물론 세 골 먹은 뒤 한 골 넣고 질 때가 많아서 팬들은 싫어했겠지만... -_ㅡ;;;
아무튼 대구 경기 보면 늘 이슬기 선수가 눈에 띄었는데, 마침 포항으로 와서 정말 기쁘다. 엄청난 활약 기대한다. 내 선수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해줘요!!!
아웃 : 고기구, 김대호, 김바우, 김범준, 김창훈, 설기현, 송창호, 안태은, 알미르, 오까야마, 유창현, 이성재, 조한범, 조홍규, 줄루, 한마로, 황재훈
고기구 선수는 대전 한국 수력 원자력으로 이적했다. 다시 데리고 온다는 뉴스 봤을 때 가지가지하고 자빠졌다고 욕 했는데... 결국 금방 방출되어 K-리그가 아닌 내셔널 리그 팀에서 뛰게 됐다. 고기구 선수에게는 좀 미안한 말이지만 난 상당히 과대 평가된 선수라고 생각한다. 뭐, 차상해 선수 이후로 내 머리 속에 단단히 틀어 박힌 키 큰 선수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영향일런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ㅅ-
대부분의 선수가 대구나 대전 같은 약체 팀으로 (아마도 본인이 원하지 않는) 이적을 했다. 설기현 선수의 이적에 대해 말이 많았는데, 난 일단 대환영이다. 설기현 선수는 아무리 잘 보려 해도 포항 선수로 안 보였다. 언젠가는 팀을 버리고 갈 선수라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진짜로 1년만에 팀을 떠났고, 새로 찾은 팀이 울산이다. 허허허... -ㅅ-
송창호 선수 이적한 건 아쉽다. 잘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주어진 기회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안태은 선수는 최효진 대체하네 어쩌네 하더니 소리 소문없이 인천으로 이적해버렸고... 알미르는 엄청 살찐 모습을 보여주더니만 결국 재계약 못하고 짤려 버렸네. -ㅅ-
오까야마는 프로 선수로 보기에는 2% 부족했다. 팬 호응을 이끌어내고, 선수단에 힘을 불어 넣는 파이팅만큼은 분명 상당했지만... 실력은 조금 부족해보였다. 유창현은... 하아~ -ㅁ-
염병할 알렉산드로 대신 유창현 계속 뛰었다면 초대박 터졌을지도 모르는데... 군입대라니... ㅠ_ㅠ 다녀와서 꼭 대박나기를...
이상 들어오고 나간 선수에 대해 알아봤다. 수원이 엄청난 돈 지랄로 K-리그 이적 시장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인 것에 비해 포항은 상당히 얌전했다. 들어오고 나간 선수들에 대한 뉴스 다 모아도 황선홍 감독 취임보다 적을 게다. ㅋㅋㅋ
올해 축구 전문가들 의견을 보니 3강 3중 정도로 요약하는 것 같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수원과 GS 축구단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3강의 나머지 한 자리는 제주 또는 전북을 꼽는 것 같은데, 제주는 구자철 없다고 3중의 하나로 분류하는 사람도 많은 듯 하다. 축구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작년에 구자철 혼자 제주 돌풍 이끈 것도 아닌데... 박경훈 감독을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닌가 싶다.
늘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왔던 성남은 주축 선수들 죄다 팔아 먹은 바람에 3중에 꼽히는 것도 감지덕지가 되어 버렸고... 대개 포항과 울산을 3중의 한 팀으로 밀어 넣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수원과 GS는 분명 우승권이다. 어마어마한 선수 빨을 보라. 수원의 미친듯한 영입도 대단하고, GS의 말도 안 되는 용병도 대단하다. 전북은 희한하게 만만해 보이는데 최강희 감독이 워낙 대단한 냥반이다 보니 좋은 성적 낼 거 같고... 제주도 쉽게 허물어질 것 같지는 않다. 포항은 당연히 6강에 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고... 울산은 뭐... 늘 밥이다. 오만 선수 다 데려다 놔도... 울산은 밥이다. ㅋㅋㅋ
아무튼... 올 시즌은 대박 한 번 터뜨리자. 개인적으로 황진성 선수의 미친 왼 발이 포항을 우승으로 이끌어주기를 기대한다. 그나저나... 황지수 선수는 10월 전역이라니... 너무 늦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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