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오사카에 있을 시간이었습니다만...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국내 여행이나 쳐다니라는 고마운 회사 덕분에 30만원 날려가며 모든 일정을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휴가 날짜를 바꾸는 게 귀찮아서 그대로 썼고...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엄마님 보러 갈 겸 축구나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손전화로 10시 10분 버스를 예매했는데... ㅅㄴ 터미널의 자동화 기기로 발권 받으려고 하니 예약한 내역이 없다고 나오더라고요. 시간이 있었다면 표 파는 분께 여쭤봤을텐데 하필 10시 9분,10분 그렇게 간당간당하던 터라... 포기하고 그냥 다시 사기로 했습니다. 표 파는 분께 전주 가는 거 달라 했더니 11시 30분이라네요. 주말에 전주 가는 분들 많은 모양입니다. ㅠ_ㅠ ㅇㅅ은 어떠냐니까 10시 30분이라기에 그걸로 샀습니다. 버스에서 자다 깨다 반복. 차가 엄청 막히더라고요. 단풍 구경 어지간히들 다니는 것 같습니다. 고속버스가 길 막힌다고 국도 타는 거, 정말 오랜만이었네요. 아무튼... 평소보다 한 시간 남짓 더 걸려 도착했습니다.
전주 가는 버스가 월드컵 경기장 앞에 세워주면 좋은데 지금까지 그랬던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덕진 터미널에 내려 택시 타느니 그냥 ㅇㅅ에서 택시로 넘어가자 싶어 줄지어 서 있는 택시 쪽으로 갔습니다. 맨 앞에 있는 차에 전주 월드컵 경기장 간다니까 안 가신다네요. -ㅅ- 뒷 차에 가서 얘기하니까 또 거절하는 분위기. 이상하다? 예전에는 바로 끄덕끄덕이었는데? 라 생각하고 있는데 두 번째 기사님이 타라 하시네요. 택시 요금 16,000원 내고 전주 월드컵 경기장 도착. 항상 호남 제일문 쪽으로 들어갔던지라 경기장 한 바퀴 삥~ 도는 바보 짓 한 끝에 원정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매점부터 찾았는데... 문 연 곳이 하나도 없네요. 보안 요원에게 물어보니 모르겠답니다. 하아~ -ㅁ- 왜 이런 양아치 짓을 하는 걸까요? 저는 원정 팀에 조금의 손해를 주는 게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가장 만만한 게 입장료지요. 성남 같은 경우는 원정석 입장료가 2,000원 비싸고요. 남패 같은 경우는 입장료는 같지만 원정석 제외한 전 좌석을 50% 할인해주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두 배 가격입니다. 뭐, 그런 식으로 원정 응원 온 사람들에게 남에 집 온 설움 주는 건 이해하겠는데... 매점을 없앤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짓 아닌가 싶네요. 맥주가 되었든, 음료가 되었든, 간단한 주전부리가 되었든, 뭐라도 먹으면서 구경해야 하는데 그걸 막아버리는 거잖아요. 그렇다고 매점이 있는 쪽으로 넘어가려 하면 위험하다고 허락도 안 해주고 말이지요. 스틸 야드 관계자께서 이 글 보시면 2016 시즌에 전북이 스틸 야드 원정 오면 매점 문 싹 다 닫아주세요. -_ㅡ;;;
아무튼... 그렇게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북은 관중 동원에 있어 가장 훌륭한 팀입니다. 언론에서는 북패와 비교를 하던데, 연고 도시 인구 수 자체에서 엄청난 차이가 나니 비교할 거리가 못 되지요.
경기는 꽤나 빡빡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전반에는 양 팀 모두 이렇다 할 공격 찬스가 없었고요. 허리에서 공이 왔다 갔다 하다 말았네요. 후반에는 양 팀 골키퍼들이 날아다녔습니다. 네×버에 등록된 슈퍼 세이브 영상은 그저 그런 영상이라 댓글 보니 저게 무슨? 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던데... 실제로 거의 골이나 다름 없는 걸 쳐낸 장면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양 팀 골키퍼 모두요. 그리고... 추가 시간 4분이 거의 다 지나갈 무렵... 김승대가 폭풍 같은 드리블 끝에 신진호에게 밥상 차려 넘기고... 신진호는 어이없는 홈런을 기대한 전북 팬의 바람을 짓밟으며 가볍게 골로 연결. 버저 비터가 터집니다. 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정에서... 그것도 리그 압도적 1위 팀을 상대로... 버저 비터로 승리. ㅋㅋㅋ 정말 기뻤습니다. 소리 지르고 박수 치고 선수들 다 나갈 때까지 계속 노래 부르고... 므흐흐흐~
남패 놈들은 아예 접근조차 못하게 하는데 전북은 어느 정도까지는 접근을 허락합니다. 좋아하는 팀의 선수를 상대로 테러할 미친 ×이 있을까 싶자만 세상은 넓고 ㅄ은 차고 넘치니까요. 아무튼... 이 정도도 감지덕지입니다.
고생한 김태수 선수가 나와 아는 사람인지 인사를 하더라고요.
배슬기 선수는 아기랑 아빠와 같이 사진을 찍었는데 아기가 우는 바람에 곤란한 표정. ㅋㅋㅋ
팬들을 향한 리액션이 좋은 배슬기 선수는 실력 만큼이나 인기도 좋네요.
훌륭한 밥상을 차려 신진호 선수 입 앞에 떠준 김승대 선수. 잘 생겼다!!! ㅋㅋㅋ
그렇게 올 시즌 마지막 전주 월드컵 경기장 방문을 마칩니다.
밖으로 나오니 저 멀리 호남 제일문이 보입니다.
호남 제일문 건너 경기장 반대 쪽에서 ㅇㅅ 가는 버스 타려고 했는데 삼촌께서 태우러 오신다네요. 덕분에 편하게 넘어왔습니다. 엄마님이랑 삼촌네 가족이 같이 식사하고... 슬렁슬렁 걸어 집에 왔네요.
다음 날 미리 예약한 버스 타고 ㅅㄴ 도착. 마침 시간이 성남과 북패의 경기 바로 전이기에 겸사겸사 보고 가기로 합니다. 포항 저지 입고 들어갔더니 보안 요원이 북패 팬인 줄 알고 움찔하네요. ㅋㅋㅋ 경기 시작 후 맥주 사려고 매점으로 가는데 엄청난 함성이 들리기에 가보니 셀러브레이션 하고 있더라고요. 전반 초반에 성남의 골! 맥주 사들고 적당한 곳에 앉아 축구 봤습니다. 비기길 바랐지만 저도 모르게 성남 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아무튼... 화장실 갈 겸 경기 종료 조금 전에 나왔는데... 화장실 다녀와 서서 경기 보고 있는데 북패의 동점 골이 터집니다! 세상에나! 이건 완전 우리가 바라는 결과! 마침 수원도 남패에 지고... 딱이다 싶었는데... 성남 멍청이들이... 추가 시간에 한 골 더 쳐먹고 집니다. -ㅅ-
전반 2분에 넣은 골 지키겠답시고 70분 무렵부터 주구장창 수비만 하면서 내려 앉더라니... 에휴~ -ㅁ-
축구장에서만 볼 수 있는 볼비어 맥주. 독일산입니다. 저는 입이 저질이라 그런가 볼비어가 하이트나 카스보다 맛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고만고만하던데.
이건 전주에서 얻어온 겁니다. 하이트가 전라도 연고의 주류이다 보니(전북 사람들은 소주도 하이트 먹는 분 많지요) 이런 게 가능하지 않을까 싶네요. 나름 레어템이라 생각해서 안 먹고 챙겨 왔습니다. ㅋ
PS. 우리와 전북 경기, 양 팀 모두 패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 선수가 공을 건드리는 일이 있었는데요. 팬심을 떠나서 보더라도 우리는 패널티 킥 하나 도둑 맞은 겁니다. 최철순은 손이 공의 진행 방향에 분명 영향을 줬지만 배슬기 선수는 손이 아니었더라도 몸에 맞아 같은 결과가 나왔을 거니까요. 아무튼... 이 날 심판 판정은 좀 석연찮긴 했습니다만... 성남 vs 북패 경기 심판 보니까 우리 경기 심판은 잘 본 거고나 싶더라고요. -ㅅ-
경기 중에 심판들한테 욕도 하고 제대로 보라며 짜증도 냅니다만... 그들도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분이니까... 어지간히 엉망으로 판정한 게 아니라면 경기 후 심판 수고했다고 콜이라도 한 번 해주면 보기 좋겠다는 생각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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