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영어 시간이었다. Blackboard라는 영어 단어를 외워야 했는데 기존에 외우던 Boy, Girl에 비하면 압도적인(?) 철자 수인지라 못 외우고 손바닥 맞았다. 이게 Black + Board 임을 한참 뒤에야 알았다. 그 때 선생님 원망을 많이 했다(머리 탓은 안 하고. -ㅅ-). 그렇게 가르쳐줬다면 쉽게 외웠을텐데 하고 말이다. 결국 가르치는 사람이 참 중요하다는 결론.
막상 학원에서 애들 가르치다보니 생각이 또 달라졌다. 답답하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아니, 이렇게 쉬운 걸 왜 안 하려고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기를 쓰고 시켜도 통 할 생각이 없는 아이들 머리에 뭔가를 집어넣는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쉽게 가르치려고 나름 연구도 하고 그랬다. 그러면서 든 다른 생각은, '나한테 지금 공부하라고 하면 참 잘할텐데...' 라는 거였다.
그러다 얼마 전에 고등학교 때로 돌아간 꿈을 꿨는데... 하아~ 나는 변한 게 전혀 없었다. 공부한답시고 책을 폈다가... 이내 딴 짓을 하기 시작하고... 그렇게 까불고 놀다가 체력 까먹고... 결국 한숨 자고 일어나서 공부하겠답시고 자고... 친구가 깨우면 짜증내고 계속 잔다. 그러다가 아침에 일어나 후회를 하면서 벼락치기... 그러나 머리에는 안 들어가고... 쫄딱 망한다.
잠에서 깨고 나서야 꿈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국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도 나는 꼴통이겠고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일본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벼락치기 할 일이 생겼는데... 당최 공부가 안 된다. 한 10분도 집중을 못 하겠다. 아... 이게 흔히들 말하는 ADHD(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인가?
그래서 찾아봤다.
일단 주의 산만하고 충동적인 건 맞아떨어진다. 과잉 행동도... 있는 것 같다.
(1)의 1, 2, 3, 4, 6, 8이랑 (2)의 1, 5, 6에 해당한다.
대략 22점 정도가 나온다.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한 건가? -ㅅ-
최근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병원 갔더니 적응 장애라고 하던데... 이 나이 먹고 ADHD 테스트 받아봐야 하는 건가? 스스로 집중력이 부족하고 일을 마무리 짓는 게 형편없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ADHD에 딱 맞아떨어질 줄이야...
유전적 요인이 크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충동적인 면이 상당히 강했던 듯 하다. 아무튼... 좋아하는 일에는 지나치게 몰입하지만 그 시간이 극히 짧다. 그래서 『 라스트 오브 어스 』 엔딩도 아직 못 봤고... 재밌다고 느끼면서도 엔딩 볼 때까지 진득하게 할 수가 없다. 나한테 『 켠김에 왕까지 』 같은 거 시키면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오늘은 이거 하고, 여기까지 마친 다음에 내일은 이걸 해야지~ 하고 날마다 계획만 하고... 당최 안 된다.
지금 직장 들어오려고 공부했던 거 생각하면... 스스로가 신기하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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