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16일 화요일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이... 같은 시각에 잠이 들어도 '내일 돈 벌러 가야 한다'는 생각하며 자는 것과 '내일 쉰다!'라 생각하고 자는 것이 너무 다르다. 하늘과 땅 차이다. 똑같은 시각에 잠이 들어도 전자는 눈 뜨면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후자는 가뿐하기 그지 없다. 15일부터 16, 17일까지 쉬는 터라 몸이 참 가벼웠는데... 그랬는데...
○○ 집에 다녀와서 다용도실 문을 딱 열었는데... 열었는데... 바닥에 물이 찰랑찰랑... -_ㅡ;;; 그냥 젖어있는 수준이 아니라 물이 고여 찰랑찰랑... 이게 뭔 일인가 싶어 허둥지둥 움직이다보니 안방으로 물이 넘어와 매트리스까지 홀딱 젖은 상태. 부랴부랴 수습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상태에서 맥주 세 캔 까서 드시고 바로 잤다. 새벽에 몇 번을 깼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손전화에서 나는 소리에 눈을 떴는데 같이 여행 가기로 한 선배로부터 온 메시지였다. 회사에서 여행 승인 났다고.
사전에 회사에 해외 여행 계획을 알려서 허가를 받아야 갈 수 있는 몸뚱이인지라... 승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히 승인 나겠지~ 라 생각해서 미리 비행기 표랑 숙소 잡았다가 30만원 가까이 날려 먹은 게 2016년에 한 번, 2017년에 한 번, 합쳐서 두 번이다. 피 같은 내 돈.
비행기 표부터!
바다 건너로 놀러 가려면 비행기 표부터 알아봐야 한다. 물론 벚꽃 구경 피크인 5월 초 같은 경우는 숙소부터 확보해야 한다. 비행기 표는 어찌어찌 구할 수 있는 숙소가 없어서 난리인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특정한 타이밍이 아니라면 보통은 비행기 표부터 구하는 게 먼저.
대한항공, 아시아나, 진에어, 에어서울, 티웨이, 이스타, 제주항공, 피치항공 사이트를 줄줄이 열어놓고 가격 검색을 시작. 스스로 세운 가격 기준은 오사카 왕복 15만원이다. 물론 평소에는 저 가격으로 절대 안 나온다. 그러나 저가 항공사마다 이벤트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때 잘 사면 15만원 안 쪽으로 왕복 표 사는 게 가능하다. 나는 15만원 안 쪽으로 사면 싸게 잘 샀다, 넘어가면 비싸게 샀네, 이렇게 생각하는 편. 그러나... 도쿄는 오사카보다 더 날아가야 하기 때문인지 비행기 표 값도 더 비싸다. 도쿄 가는 건 죄다 30만원 넘어간다. 아오... 거기에다 도쿄 시내 진입이 편한 하네다로 가는 건 비행편도 거의 없거니와 있다 해도 더 비싼 상황. 결국 하네다로 가는 건 포기하고 그냥 나리타로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는 당연히 비싸고... 그 다음 알아본 게 진에어인데... 어라? 슈퍼 세이브가 있다?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세이브 좌석 밖에 없지만 인천에서 나리타 나가는 항공편에 슈퍼 세이브가 남아 있다. 잽싸게 클릭! 클릭! 하고 총 얼마인가 보니... 항공권 요금 220,000원에 유류 할증료랑 기타 이것저것 뜯어먹는 돈이 63,800원. 합쳐서 283,000원이다. 30만원 안 넘어간다. 잽싸게 예약하고 결제까지 마쳐버렸다. 그러고나서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30만원 안 쪽으로 샀으니 싸게 잘 샀다 생각하고 끝. 티웨이인가 이스타인가 뭔 이벤트 한다고 왕복 17만원으로 광고하던데 막상 여행 날짜 찍으면 그 가격은 어림도 없고... 이벤트 한다고 해도 접속하면 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
아무튼... 대부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여행 가야겠다 생각하고 비행기 표 구입하겠지만 나처럼 특가 뜬 거 보고 그 날짜에 여행 가기로 결정하는 사람도 제법 있는 편이다. 참고로... 어제(1월 18일) 에어 서울에서 이벤트 가격이 까졌는데... 왕복 6만원, 8만원, 뭐 이랬나보다. 눈이 뒤집어진 ㅄ들이 일단 예약하고보자는 마인드로 들이대서 예약 여러 건 잡아놓고... 비싼 거 취소하려니까 취소가 안 되서 난리도 아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오사카 가는 왕복 표가 8만원에 나와서 아싸! 하고 질렀는데... 결제 마치고 나니 6만원 짜리 표가 보이더라는 거지. 그럼 방금 구입한 8만원 짜리 표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6만원 짜리 표를 또 지르는 거다. 그리고 나서 8만원 짜리 취소하려는 생각으로. 그런데 접속자가 몰리면서 사이트가 터져서 취소를 못하는 상황이 된 거고. 당일 취소에 한해 취소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라 미친 듯 새로 고침 눌러대지만 사이트는 묵묵부답, 뭐 이런 상황인 거지.
더 싼 표가 나왔으니 눈이 뒤집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보통 때 가격에 비하면 말도 안 되게 싼 가격에 표 산 건데, 이미 샀으니 별 수 없지라는 생각으로 지나가야 할 거 아니냐고. 그걸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고 또 질러대고, 또 질러대고... 그 지랄 염병을 떠는 통에 다른 사람들이 숫하게 피해보는 거다. 이벤트 때 구입한 항공권은 취소 수수료 무료 같은 거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쳇!
다음은 숙소~
비행기 표 질렀으면 다음은 숙소 차례다. 돈 있으면 힐튼이니 뭐니 하니 특급 호텔에 머물면 좋지. 하지만 가난한 도시 빈민이 맘 먹고 놀러 가는 거니까 싸게 가야 한다. 일본의 관광지에는 하루 10만원 미만의 비즈니스 호텔, 우리로 치면 모텔이 상당히 많지만 나는 게스트하우스를 선호하는 편. 혼자 여행 다니기 때문에 숙소에서 인연을 만드는 게 나름 즐겁다. 다만... 여행 내내 게스트하우스에 머물지는 않는다. 여행하면서 이런저런 기념품도 사고 그래서 짐이 점점 늘기 마련인데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캐리어 훌떡 열어놓고 짐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아서.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에서 이틀 자면 비즈니스 호텔 하루 자고 이런 식으로 방 잡았는데... 캐리어 질질 끌고 숙소 옮겨 다니는 것도 은근히 일이라 그닥 추천은 안 한다.
이번에는 혼자 가는 게 아니라 선배랑 같이 가게 되었는데, 동행하는 선배는 민감하기가 사춘기 중 2 소녀 뺨 치는 수준인지라 다른 사람과 같이 방 쓰는 걸 불편해한다. 나도 나이 먹으면서 도미토리가 마냥 편하지만은 않고. 그래서 게스트하우스로 예약을 하되 2인실을 노렸다.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것에 안도하게 되는 아저씨가 되어가고 있는지라... 교토에서 신세 진 적이 있는 K's House 홈페이지부터 들어갔다. 예상했던대로 도쿄에도 있긴한데... 3일을 묵어야 하는데 이틀만 가능하고 마지막 날은 예약이 불가능한 걸로 나온다. K's House 홈페이지에서도 그렇고 여러 숙박 장소를 예약할 수 있는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다. '이틀은 트윈룸을 잡고 마지막 날은 도미토리로 옮길까?' 생각해봤지만 그게 더 불편할 것 같았다.
10박 하면 1박 준다는 혜택 때문에 호텔×닷컴을 주로 이용하는데, 거기서 도쿄 지역의 10만원 미만 숙소를 다 열어놓고 하나, 하나, 일일이 열어보기 시작했다. 도미토리 밖에 없는 곳은 과감히 창을 닫고 트윈룸만 노렸다. 몇 군데 예약 가능한 곳이 있긴 했는데 한국 사용자 후기가 없어서 참조할만한 게 없었다. 외국인 후기를 봐도 딱히 맘에 들지 않고. 수십 곳의 숙소를 보고 또 보던 중에 와이즈 아울 호스텔스 시부야라는 곳이 떴다. 검색해보니 한국인 후기도 제법 있다. 시부야 역에서 15분 걸어야 한다는데... 3보 이상 승차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선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못 걷겠다고 하면 버리고 가자! 라 생각하고 예약했다. ㅋㅋㅋ
(이후 다시 알아보니 히비야線 핫초보리 역에서 내리면 30초만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선배를 유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_ㅡ;;;)
첫 날 43,606원. 둘쨋 날 70,086원. 셋쨋 날 85,656원. 세금이랑 서비스 요금으로 15,950원. 합해서 215,298원이다. 성인 두 명이 3일 묵는 돈 치고는 싸게 잘 잡은 셈.
이제는 마지막 날 묵을 온천 료칸을 예약해야 한다. 도쿄 시내에서 숙소에 들어가는 돈을 아꼈으니 료칸은 조금 좋은 곳을 선택해도 된다. 그런 생각으로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괜찮아보이는 료칸을 선택한 후 얼마인가 확인해보니... 100만원이 넘어간다. 미쳤네.
한 사람이 12만원, 둘이 합쳐 24만원 정도를 한도로 정해놓고 검색을 했다. 호텔 무사시야라는 곳이 떴는데 후기를 보니 더럽다는 내용이 많아 바로 패스. 온천 가는 게 목적인데 온천이 괜찮아 보이는 호텔이 통 안 보인다. 일단 가이드 북 참고해서 나중에 하기로 미룬다.
└ 여기까지 점심 무렵에 쓰고... 배 고파서 밥 먹고 나서 한~ 참을 하코네 쪽 숙소 알아보다가 이어서 쓴다.
24만원은 너무 어중간한 것 같아 예산을 3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하루에 3만원 하는 게스트하우스를 봐도 더 싼 거 없나 망설이는 나인데... 그런 게스트하우스 열흘 묵을 돈을 한 방에 내다꽂는 거다. 그런데... 내 기준에 엄청 비싼 30만원이라는 돈이 하코네에서 껌 값인 모양. 당최 맘에 드는 숙소가 안 나온다. 대충 검색해보니 하코네 쪽도 우타노나 아마노 하시다테처럼 해지면 가게 문 싹 닫고 인적 드물어지는 동네인 모양. 그렇다는 건 교통이 편리하던가 근처에 편의점이 있던가 해야 하고. 하코네 가는 이유가 온천이니 숙소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온천도 있어야 한다. 바라는 건 딱 그 정도인데... 그걸 만족시켜주는 숙소가 없는 거다. 진짜... 한~ 참을 숙소 찾으면서 보냈다. ㅠ_ㅠ
(보통 일요일 숙박이면 어렵지 않을텐데 왜 이리 숙소 구하는 게 힘들꼬... 하는 생각을 했는데... 2월 11일이 일본 건국 기념일인데 일요일이라서 다음 날인 12일이 대체 휴일로 지정되었단다. 즉, 일본 내국인들에게는 2월 10, 11, 12일이 3일 연휴가 되는 셈. 명절 전에 후딱 다녀오자고 잡은 날짜인데... 기똥차다. -ㅅ-)
후지 메리어트 호텔 레이크 야마나카 (Fuji Marriott Hotel Lake Yamanaka)
트윈룸이 174,980원이다. 메리어트 호텔인데! 문제는... 밥을 안 준다. 아침 식사 포함하면 365,352원으로 확 뛴다. 밥에 금가루 뿌려주는 건가? 저녁까지 먹으면 480,721원. 하코네 쪽은 료칸이 많은데 료칸의 경우 숙박 시설보다는 가이세키 요리 때문에 가격 차이가 커진다고 한다. 그래서 밥 먹느냐 안 먹느냐에 따라 가격이 훅훅 달라지는 모양. 메리어트라는 이름에 혹 했지만... 사실 여기는 가는 방법도 애매하다. 도쿄에서 하코네 가는 것도 힘들텐데 그 하코네에서도 멀다. 포기.하코네온센 산소 나카무라 (Hakoneonsen Sanso Nakamura)
여기는 아침이랑 저녁 밥 포함해서 279,780원이다. 저게 성인 네 명에 어린이 두 명 잘 수 있다는 방의 가격. 나랑 선배 달랑 둘이니까 저렇게 큰 방은 필요 없지만... 여기는 작은 방은 뜨지도 않는다. 숙소 위치도 애매하고 딱히 좋은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혹시나 싶어 네×버에서 검색해보니... 2016년에 혼자 이용한 처자가 쓴 글(https://blog.naver.com/sprrn/220741822308)이 뜬다. 저 글을 읽다보니 갑자기 마음이 이 쪽으로 훅~ 쏠린다. 일단 킵.키슈 테츠도 하코네 고라 호텔 (Kisyu Tetsudo Hakone Gora Hotel)
아침과 저녁 두 끼 포함해서 272,428원. 사진으로는 참 근사한데 이용 후기는 대체로 낡았다는 평. 여기도 일단 킵.호텔 하코네 테라스 (Hotel Hakone Terrace)
여기는 저녁 밥만 주는데 242,955원. 이용 후기가 없어서 당최 참고할 것이 없다. 사진으로는 알아본 숙소 중 가장 넓은 것 같지만 정작 온천이 없다는 게 단점. 패스.TKP 호텔 & 리조트 렉터 하코네 고라 (TKP Hotel & Resort Lectore Hakone Gora)
엄청나게 긴 이름의 이 숙소는 아침과 저녁을 포함해서 271,302원. 한국인의 후기는 없지만 일단은 나쁘지 않은 듯. 픽업 서비스도 제공된다고 하는데 나카고우라 역에서 걸으면 6분 걸린다고 하니까 위치 자체가 나쁘지 않아서 찾아가는 게 어려울 것 같지 않고... 일단 여기도 킵.오야도 하코네 하치리노유 (Oyado Hakone Hachiri no Yu)
여기도 저렴하게 이용 가능한 숙소이긴 한데, 온천 없어서 패스.호텔 라쿤 (HOTEL RaKuun)
두 끼 밥 주고 233,999원. 한국인 후기도 괜찮은 편이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숙소 같지만 이상하게 내키지 않는다.마로드 하코네 (Marroad Hakone)
여기는 아침이랑 점심 포함해서 388,506원. 가장 비싸다. 하지만 고엔카미 역에서 걸으면 4분 밖에 안 걸리는데다 평가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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