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1월 17일 수요일
비행기 표 사고 숙소까지 예약을 했으면 남은 건 일정을 짜고 패스를 구입하는 일이다. 맨 처음 오사카 갈 때 도서관에서 빌려온 가이드 북에 JR은 비싸다고 되어 있어서 JR은 쳐다도 안 보고 사철 쪽만 알아봤다. 그렇게 주유 패스도 써보고 스루 패스도 써봤는데... 오사카를 벗어나서 오카야마, 히로시마, 요나고,... 일본의 작은 도시 위주로 다니다보니 JR Pass가 최고시다. 신칸센도 탈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도쿄는 오사카보다 더 복잡하다. JR도 무슨 선, 무슨 선 해서 한, 둘이 아니고 온갖 사철로 가득하다. 환장하겠다. 당최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감도 안 온다. 일단은 나리타 공항에서 숙소가 있는 핫초보리 역까지 가는 것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나리타 공항 → 긴자 역
도쿄 가는 사람들마다 넥스, 넥스 하기에 나도 당연히 그거 타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행사를 하고 있다고는 해도 왕복 ¥4,000이다.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그리하여 다른 방법이 없나 알아보니 버스 타는 방법도 있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는 크게 두 종류. 게이세이 버스가 있고 나리타 버스가 있다. 첫 날 핫초보리 역까지 가야하는데 긴자에서 히비야線을 타면 편하다. 그래서 긴자 역까지 가는 게 좋은데... 게이세이 버스는 긴자까지 가는 게 드물다. 반면 나리타 버스는 꼬박꼬박 긴자까지 간다. 그래서 나리타 버스, 정식 명칭은 액세스 나리타를 이용하기로 했다.
한글 홈페이지는 여기 → http://accessnarita.jp/kr/home/ 되시겠다. 한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예약 화면 넘어가면 일본어로 홀라당 바뀌니까 크롬으로 접속해서 번역 기능 이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접속하면 노선 별로 시간표 확인도 할 수 있고 그렇다. 입국 수속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지만 생각보다 빨리 끝나면 공항 구경이나 하지, 뭐~ 하는 생각으로 예약하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도쿄 역이랑 긴자 역에서 나리타 공항 들어가는 것만 뜨고 반대로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쪽으로 들어가는 건 안 나온다. 버스 잔석이 최대 12석으로 밖에 안 뜨니 예약해야겠다 싶긴 한데 예약 화면이 안 보이는 거다. 한참을 헤매다가...
발견!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오는 건 굳이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되는 모양이다. 그냥 돈 주고 타면 땡인 듯. 검색해보니 스이카 카드로도 탈 수 있다고 한다. 그리하야...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 마치면 지하로 내려가 스이카 카드부터 산 뒤 버스 타러 가는 걸로 결정했다.
긴자 역에서 내려 히비야線 타고 정류장 세 개만 가면 핫초보리 역이란다. 그리고 거기서 30초 걸어 숙소 도착이란다. 숙소에 짐 던져놓고 첫 날 일정 시작해야지. 숙소 도착하면 대략 정오가 될테니 밥 먹고 나서 놀러 다니면 될 것 같다.
스이카 vs 파스모
여기서 고민이 한 가지 생겼다. 도쿄에서 우리나라 교통 카드처럼 마구잡이(?)로 쓸 수 있는 카드는 두 종류다. 하나는 스이카(SUICA), 다른 하나는 파스모(PASMO)다. 스이카는 JR에서 파는 거고 파스모는 사철, 그러니까 전철 운용하는 사기업 연합이 판매하는 거다. 둘 다 회사 가리지 않고 온갖 전철 다 이용할 수 있다는 편리함은 동일하다고 한다.
나리타 공항에 있는 자판기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도, 구입할 때 보증금으로 ¥500 가져가는 것도, 카드 반납할 때 돌려주는 것도 완전히 똑같다. 전철 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자판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같고. 디자인 측면에서 파스모가 분홍 분홍 한지라 처자들은 파스모 쪽에 더 끌리는 모양. 그거 말고는 별 차이가 없는데... 없는데... 스이카에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카드 반납할 때 환불 수수료 ¥220을 뜯어 간단다.
예를 들어 공항에서 ¥2,000을 내고 카드를 구입했다고 치자. ¥500은 보증금이기 때문에 나머지 ¥1,500이 들어있는 카드를 받게 된다. 그만큼 전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거다. 돈 떨어지면 다시 충전하면 되고. 여행이 끝나고 카드에 ¥1,000이 남은 상태에서 반납을 하면 스이카는 환불 수수료 ¥220을 빼고 보증금 ¥500을 더해 ¥1,280을 거슬러 준단다. 그러나 파스모는 ¥1,500을 다 돌려준다.
응? 그럼 누가 스이카 사? 스이카 사면 바보 아님? 그러나 스이카의 경우도 잔액이 ZERO면 환불 수수료 까는 거 없이 돌려준단다. 즉, 카드에 남은 금액이 없는 상태에서 반납하면 보증금 ¥500을 돌려받게 되는 거다. 그래서 여행 마지막 날 편의점 같은 데 가서 스이카로 긁고 부족한 금액은 현금으로 낸 뒤 카드 반납하라는 이야기가 있더라.
에이, 번거롭게 뭐하러 그래. 그냥 파스모 사자. 이렇게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갈대 같은 마음이 스이카 → 파스모 → 다시 스이카로 돌아선 이유가 있었으니... 바로 모바일로 잔액 조회가 가능하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였다. 스이카는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모두 잔액 조회 및 이용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앱이 있다. 스이카 리더라는 녀석이다. 그러나... 파스모는 그런 앱이 없다. 그리하여... 스이카로 마음이 굳어졌... 는... 데... 글 쓰면서 다시 조회해보니... 스이카 리더로 파스모 조회해도 된다는 글이 있다. 아오!!!
어차피 올 해 가을부터는 일본에서 살 게 될 거니까... 스이카 카드 사서 반납하지 말고 오사카에서도 쓰면 되지 않을까? 했는데... 동일본 JR에서 구입한 카드는 해당 지역에서만 환불 가능하고 어쩌고 해서... 오사카 가면 스이카를 사든 이코카를 사든 IC 카드 다시 사기로 하고. 일단 이번 여행에서는 스이카가 됐든 파스모가 됐든 아무 거나 사서 쓰고 돌아올 때 반납하자고 최종 결정했다. 글은 스이카든 파스모든 이라고 썼지만 내 성격 상 스이카 쓰고 잔액 ZERO 만들어서 반납할 가능성이 100%다.
첫 날 일정 - 도쿄 고쿄
숙소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있나~ 하고 검색을 해보니 쓰키지 시장이 가장 가깝다. 시장이야 한국에도 얼마든지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가볼까? 라 생각했는데... 오후에 가면 볼 게 없다는 글이 대부분.
생선 들어오는 오전에나 핫하지 오후에는 볼 게 없단다. 생선 싫어하는데 굳이 수산 시장 가야 하나 싶어서 쓰키지 시장 건너 뛰시고. 그 다음 가까운 곳이 긴자인데... 긴자에 있는 무슨 매장, 무슨 매장, 아무리 봐도 감흥이 없다. -ㅅ- 그동안 일본 숫하게 다녔지만 도쿄 쪽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건 가이드 북 보면 온통 쇼핑 얘기 뿐이었기 때문. 나는 멋진 풍경이나 역사적인 장소 가는 걸 선호하는 사람인데 도쿄 가이드 북 보니 여기 가서 뭘 사고 저기 가서 뭘 사고 하는 얘기 밖에 없어서 끌리지 않았던 거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카이 이즈미 상의 묘에 가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도쿄 근교이니 겸사겸사 도쿄 쪽 보자고 결정한 거.
동선을 어떻게 짜야 하나 고민하다가, 가이드 북 보고 가고 싶은 곳을 몇 군데 골라냈다. 그리고 나서 지하철 노선도에서 위치를 표시했더니 대충 어디가 가깝고 어디가 먼지 감이 온다. 일단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일왕이 산다는 고쿄가 있어서 거기를 가보기로 했다. 히가시교엔은 개방이지만 그 외 지역은 예약을 해야 한단다. 2015년에 교토 고쇼 가기 전에 미리 예약(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66)하고 다녀왔는데 나름 괜찮았던 걸로 기억(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3)하고 있어서 고쿄도 예약하고 가볼까 했더니... 그랬더니...
가려는 날짜에 빈 자리가 없다. 세상에... 저렇게나 인기였던 곳인가? 어쩔 수 없이 고쿄는 히가시교엔만 둘러보기로 한다. 선배는 이렇게 된 걸 더 좋아할 듯. ㅋㅋㅋ
고쿄 보고 나서 지브리 박물관 갈까 했더니 왔다갔다 두 시간에 구경하느라 시간 까먹는 거 고려하면 무리다. 이 날 저녁에 디즈니 랜드 갈 거니까. 나이 40 넘은 아저씨 둘이서. -_ㅡ;;; 그리하여... 아키하바라 가서 적당히 구경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디즈니 랜드 가는 걸로 계획 수정.
동선을 따져보니 아키하바라 갔다가 고쿄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싶긴 한데... 해가 일찍 질테니 고쿄 먼저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첫 날 일정 - 디즈니 랜드
그동안 혼자 다녔기 때문에 테마 파크 같은 곳은 염두에 둔 적이 없다. 간사이 공항 여러 번 들락거리면서도 유니버셜 스튜디오 근처도 안 갔다. 그러나... 이번 여행에는 일행이 있다. 이런저런 어트랙션 타는 건 기대도 안 한다. 그저 다양한 퍼레이드 보고 싶다는 욕심. 같이 가는 선배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처자들을 본다는 기대. -_ㅡ;;;
언제 가더라도 사람이 많다 하니 미리 표를 구입하기로 했다. 저녁에 가서 퍼레이드 위주로 보고 올 거니까 18시 이후 입장하는 애프터 6 구입하면 딱이다. 홈페이지 들어가서 이것저것 선택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니 로그인 하란다. 일본 외의 나라에 살고 있다니까 자연스럽게 회원 가입을 강요한다. 아오, 귀찮게시리. -ㅅ- 간단히 메일 주소 넣고 회원 가입하고 나니 메일 주소로 인증 메일 보냈으니 인증하란다. 귀찮드아~~~
인증하고 나서 로그인하니까 회원 정보 추가 입력하라면서 주소랑 그런 거 입력하는 화면이 뜬다. 한참을 이것저것 다 입력하고 나서 드디어 결제 화면. 카드 번호 찍고 사용 기한 입력한 후 결제하려고 하니까... 카드 회사에서 띄우는 뭔 화면이 나온다. 뭔가 싶어서 일단 입력하라는 거 하고 나서 결제 진행했는데... 결제가 안 됐다. 어?
다시 시도했는데... 역시나 안 됐다. 카드가 문제인가 싶어 다른 회사의 카드로 다시 시도했지만 역시나 실패. 결제를 전부 네 번 시도했는데 다 실패다. 나중에라도 이거 요금 청구되면 골치 아파지겠다. ㅠ_ㅠ
처음 시도했던 카드 회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썩 만족할만한 대답은 안 준다. 3D Secure 설정 어쩌고 하기에 확인해봤는데... 맨 처음 결제 시도할 때 카드 회사에서 띄운 화면이 그거 등록 화면이었다. 그렇다면 해외 안심 결제 등록도 제대로 된 상태인데 왜 안 될까... -_ㅡ;;;
검색해봐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비슷한 경우를 겪었다는 사람이 몇 명 있긴 한데 결국 국내 여행사 통해 구입했다는 게 해결 방법이었고... 나는 그렇게도 할 수 없는 것이, 국내 여행사에서는 1일 이용권만 팔지, 애프터 6는 팔지 않는다. 짜증이 엄청 난다. 아오...
다시 검색해보니 지난 해 1월에 비자 카드는 안 된다는 답변을 들어 마스터 카드로 결제했다는 글이 있다(일본에서 발행한 비자 카드만 가능하고 해외에서는 발행된 카드는 마스터만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나는 마스터 카드가 없... 응? 그러고보니... 예전에 만든 카카오 뱅크 카드가 마스터였다! 죄다 비자라서 혹시... 하고 만든 기억이 났다. 그래! 저걸로 해보자! 그래서 카카오 뱅크 직불 카드로 결제 시도!!! 넘어가는가 싶더니... 3D Secure 등록이 안 된 카드라며 등록하고 쓰라는 에러 메시지가 떴다. 카카오 뱅크 홈페이지 가서 아무리 찾아봐도 3D Secure 등록하는 화면은 안 보이고... 하아~ 이게 뭔 짓이냐, 몇 시간째... 아오, ㅆㅂ 네이버 검색하니 같은 일 겪은 사람이 거의 없는데 네일동에서는 그나마 몇 명 더 보인다. 문제는 해결 방법에 대한 얘기는 전혀 없다는 것. 하아~ 조금 일찍 가서 현장 구매해야 될 모양이다. 아, 짜증나...
아무튼... 첫 날은 저 정도로 끝. 너무 꼼꼼하게 알아봐도 재미없다. 가서 헤매는 게 여행의 참 맛이지. 잇힝~
돈도 안 들고~ 힘도 안 들고~ 그저 마우스 왼쪽 버튼 한 번 누르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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