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경로 - 실제 경로
첫 날은 숙소에 도착한 후 짐을 맡기고 나선 시각이 13시? 14시? 그 쯤이었고 둘쨋 날과 셋째 날은 모두 열 시 지나서 숙소를 나섰다. 그러나 넷째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야 했다. “로망스 카”를 미리 예약해놨기 때문이다. 하코네까지는 오다큐線 전철로 이동해도 되지만 아무래도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이동해야 하니까 지정석에 앉아 갈 수 있는 로망스 카가 낫겠다고 생각했다.
하코네 프리 패스가 있다 하더라도 로망스 카를 타려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신주쿠에서 여덟 시 반 조금 지나 출발하는 열차를 예약했기 때문에 늦어도 여덟 시에는 신주쿠 역에 도착해야 했다. 혹시나 헤맬 수도 있고 하코네 프리 패스 구입할 시간도 필요했으니까. 오전 여덟 시 전후라면 출근하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할 터... 그걸 생각하니 조금 더 일찍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에게 언제 일어나 언제 체크 아웃하고 출발하면 될 거 같다고 대강의 일정을 알려준 뒤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 날 꾸려놓은 짐을 끌고 내려가 체크 아웃. 어제 밤에 가볍게 일 잔 할 때 봤던 남자 스태프가 혼자 있었는데 아침부터 사람 좋은 웃음으로 인사한다. 체크 아웃 하겠다고 하니 뭐라 뭐라 일본어로 말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에?" 라고 하니까 컴퓨터에 내 개인 정보가 떠있는 모양인지 잠시 화면을 보고는 "놓고 간 물건은 없습니까?"라고 우리 말로 물어본다. ㅋㅋㅋ
카드 키 두 개를 넘겨준 뒤 인천 공항에서 출국할 때 속 썩였던 자그마한 책갈피 세트를 선물로 줬다. 뭔가 싶어 보기에 "기후또!"라 하니 웃으면서 받아준다. 이 날 저녁에 게스트하우스에 묵는 사람들끼리 간단히 일 잔 하는 파티 같은 게 계획되어 있었는데 참석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전 날 누군가가 흘리고 가 바닥에 떨어져 있던 장갑인데 다른 누군가가 주워서 저렇게 올려둔 모양이다. ㅋㅋㅋ
└ 어디서 잃어버린지 몰라서 헤매고 다니다 왔던 길 되짚어왔더니 저렇게 딱! 있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ㅋ
└ 내 것이 아니면 다이아몬드 덩어리가 떨어져 있어도 절대로 손대지 않는, 당연함이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부야 역까지 캐리어를 끌고 걸어갔다. 숙소에서 3일이나 잤지만 한 번도 버스 타고 역까지 간 적이 없어서... -_ㅡ;;; 보통은 그냥 반대 편에서 타면 되는데 중간에 다른 곳으로 샐지도 모르고 걸어도 금방이니까, 뭐.
우리나라에서 캐리어 절반을 비워둔 채 떠났는데 인형과 피규어 같은 것 때문에 가방이 꽉 찼다. 다행히 무거운 것들은 아니어서 끌고 다니는 게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집 근처 마트에서 급하게 산 싸구려 캐리어라 손잡이가 고장나서 불편하다. 이래서 캐리어도 좋은 거 사야 하는 모양이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 폰) 따라다니는 캐리어도 있다는데 수십 만원 한다고 들었다. 충분히 사고 남을 가격으로 나와서 쓸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타고 다니는 캐리어를 바라게 되겠지? 그런 게 나오면 타고 나는 캐리어를 바라게 될 것이고... -_ㅡ;;;
공사 중인 시부야 역(의 남쪽 출구). 도쿄 올림픽 전에는 공사가 끝나겠지. 다시 여기 오는 날이 있을랑가 모르겠다.
└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은 특히나 역의 출구마다 풍경이 확 달라져서 반대 쪽 출구 못 본 게 아쉽다.
└ 출구가 여러 개인데다 역 규모도 제법 컸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오카야마 역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
출발 전 확인한 일기 예보에서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비올 확률이 50%라고 했지만 다행히 일요일은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출근 시간인데 왜 이렇게 한적한 거지? 라 생각했는데... 이내 일요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어찌나 정신줄을 놓고 있었는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뭐, 나쁘지 않다. 여행 다니면서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여행 오지 않았다면 지금쯤 회사에서 뭐하고 있을지 따위를 생각한다는 건 그만큼 여행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거니까. 경험 상 지루하거나 재미 없을 때 주로 저런 생각이 들더라. 아무튼 이 날 아침 내 머리 속에는 오로지 선배 밥 먹여야 한다는 생각 뿐. 노예냐, 보모냐. ㅋㅋㅋ
시부야 역에서 전철로 신주쿠까지 이동했다. 휴일 오전이라 평일에 비하면 한~ 참 한적한 편. 신주쿠 역에 내려 오다큐線 티켓 파는 곳까지 헤메지 않고 한 번에 잘 갔다. 유니폼을 입고 있던 처자에게 다가가 “하코네 프리 티켓”을 구입하고 싶다니까 자그마한 종이를 내밀며 간단히 몇 가지 적어달라고 한다. 적당히 써서 건네주고 돈 주니까 한글 지도 겸 브로셔와 함께 티켓을 넘겨준다. 문제는 로망스 카였는데... 인터넷으로 로망스 카를 예약했는데 표는 어디서 받을 수 있냐고 되지도 않는 일본어로 더듬더듬 물어보니까 인터넷으로 예약한 걸 보여주면 되기 때문에 표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일본어로 말 걸 때에는 좋은데 상대가 당연히 일본어로 대답하면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곤란하다. 영어도 비슷하긴 한데 그나마 영어는 들리는 단어가 하나라도 많은 수준이라... -ㅅ- 아무튼, 표로 안 바꿔도 된다고 이해하고 자리를 떴다.
원래는 로망스 카 안에서 도시락을 먹을 예정이었다. 그래서 간단히 커피나 한 잔 할까 싶어 근처를 둘러보는데 규동을 파는 가게가 있더라. 선배한테 아직 “규동”을 먹여본 적이 없으니 괜찮겠다 싶어 선배의 의사를 물었고 먹겠다고 해서 같이 들어갔다. 자판기로 규동 두 개 표를 뽑고 나는 맥주도 하나 뽑았다.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건네주고 주방 바로 앞 쪽에 자리잡고 앉았다. 운전하지 않는 여행은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저녁에 눈 감기 전까지 주구장창 맥주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동남아 어디를 가면 우리와 다른 품종의 쌀을 쓰기 때문에 밥알이 입 안에서 마구 방황하고 돌아다닌다는데 일본의 밥은 우리가 먹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일본은 밥 먹을 때 숟가락을 거의 안 쓴다. 뭔가를 올리거나 말아서 우리 기준으로는 '숟가락 없이 어떻게 먹어?' 싶을 정도로 되직한 밥도 젓가락으로 해결한다. 그렇게 하려면 밥공기를 들고 먹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밥공기 들고 먹으면 '개냐! 들고 먹게!'라고 어른들한테 혼나지만 일본에서는 밥상에 놓고 먹으면 '개냐! 놓고 먹게!'라 한다 하니 희한하긴 하다.
아무튼... 이 날 먹은 규동도 소고기와 함께 달걀 흰 자를 반숙으로 푼 게 같이 올라가 있었기에 슥슥 비비면 적당히 되직해진다. 밥공기를 들고 젓가락으로 밥알을 입에 밀어넣으면 된다. 적당히 달고 짠 맛으로 나름 잘 먹고 있는데 옆을 보니 선배가 어째 제대로 먹지 않고 깨작거리고 있다. 누가 봐도
하는 시어머니의 포스였다. 아차! 싶었다. 선배의 짧은 입에는 달걀 흰 자의 질퍽한 식감이 영 맞지 않았던 거다. 혹시 그렇지 않을까 싶어 비비지 말고 먹으라 얘기한다는 게 맥주 홀짝거리느라 깜빡해버렸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내가 먹는 걸 본 선배는 나처럼 슥~ 슥~ 비벼버렸고... 달걀 흰 자의 질퍽한 식감을 느끼자마자 먹는 걸 포기한 거다. 안 먹으면 내가 또 궁시렁~ 궁시렁~ 잔소리 할까봐 차마 젓가락 놓지 못하고 깨작거리고 있었던 건데 억지로 드시지 말랬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젓가락 놔버린다.
배가 덜 고팠던 게야~ ㅋㅋㅋ 마시다시피 밥을 먹은 후 맥주를 다 비우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선배가 제대로 된 식사를 못한 게 영 맘에 걸려서 안에 들어가 도시락 사서 먹으면 된다고 했다. 하코네 프리 패스를 이용해서 오다큐線 개찰구를 통과. 플랫폼에서 열차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우리가 타야 하는 열차는 아니다. 그리 크지 않은 가게가 있었는데 입구 쪽 냉장고에 여러 종류의 에키밴(에키 = 역, 벤또 = 도시락, 더하고 줄여서 에키밴)이 놓여 있었다. 도시락 파는 곳 없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선배는 지인으로부터 장어 덮밥 먹고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는데 마침 장어 덮밥 도시락이 있어서 망설이지 않고 그걸 선택했다. ¥900 조금 넘었던 걸로 기억. 나는 맥주 하나 사서 먹을까 하다가 밥 먹을 때 먹었으니 그만 먹자 싶어 참았다.
선배가 도시락을 계산하기 위해 줄 서 있는 동안 로망스 카 표가 없는데 그냥 타도 되는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자동 발매기 앞에 줄 선 사람들이 뭔가를 사고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그게 로망스 카 표 같은 거다. 멈춰 있는 열차 옆의 역무원에게 가서 예약 화면을 보여주고 표로 바꾸지 않아도 되냐고 물었다. 보여준 화면을 이해할 수 없어서 잘 모르겠으니 안내 센터에 물어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크롬으로 연 예약 화면은 자동으로 번역되어 한글로 나와 있는 상태였다. 다시 일본어로 바꾼 뒤 아까 지나온 오다큐線 개찰구 쪽으로 돌아갔다. 안내 센터에 있는 직원에게 예약 화면을 보여주고 표는 어디에서 받냐고 물어봤다. 뭐라 뭐라 하는데 당최 못 알아듣겠다. 손으로 가리키는 걸 보니 아까 표 살 때 도움 받았던 처자한테 가서 물어보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일단은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하고 물러서긴 했는데... 다시 나가서 또 물어보는 게 귀찮은 거다. 그래서 그냥 선배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설마 타고 있는 열차에서 내리라고는 안 하겠지, 뭐. -ㅅ-
그렇게 잠시 기다리다 타야할 열차가 왔다. 로망스 카라 해서 한 종류의 열차만이 아닌 모양인지 다른 녀석들보다 좀 구려 보이는 녀석이었다. 선배는 가는 동안 사진 찍으라며 창 쪽을 양보해줬다. 그리고 옆 자리에 앉아 스마트 폰 삼매경에 빠졌다. 스마트 폰 사서 게임기로 쓰고 있는 것 같다. 저렇게 게임 좋아하는 사람이 PC 게임 안 하는 거 보면 신기하다. 하긴 예전에 MMORPG 할 때에는 며칠 동안 잠도 안 자면서 게임하더라만은.
일정을 짜다보니 시부사와 역이 하코네 쪽으로 가는 도중에 있더라. 그래서 산겐자야 갔다가 츠쿠시노 간 다음 시부사와 찍고 하코네 가면 되지 않을까? 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캐리어 계속 끌고 다니며 이동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더라. 그래서 동선이 다소 겹치더라도 시부사와 역은 따로 가고 다음 날 하코네 가는 걸로 일정을 수정한 거다.
출발하고 나서도 한동안 높은 건물들만 보이더니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시골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물이 말라버린 강변에서 따사로운 햇살 아래 게이트 볼 치는 할아버지들. 공원에서 담배 물고 장기 두거나 훈수하는 거 보다 낫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저런 곳에서 잡은 물고기는 먹을 수 있는 건가? 그냥 잡고 나서 사진만 찍고 놔주는 건가?
아~ 확실히 나는 도시보다 시골이 더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아예 깡촌은 못 살 것 같고 일본의 중소 도시 정도가 딱인 것 같다.
오다와라 역에 기모노 입은 처자가 있어 줌으로 쫘악~ 당겨 찍어보았다. 우리도 한복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더 늘어야 하는데...
└ 경복궁 근처에 한복 대여점이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는 있는데 전통 한복이 아니라 국적 불명의 한복이라 하더만. -ㅅ-
어디를 지나가는지 알 수 없지만 천수각이 보여 급하게 찍었다. 지나가면서 보니 오사카 성처럼 최근에 새로 지은 것 같더라.
우리나라는 주유소 찾는 게 엄청 쉬운데 일본은 잘 안 보인다. 주유소 두 군데가 나란히 보이고... 곧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왔다.
JR은 탈 때마다 꼬박꼬박 검표 당했었는데 로망스 카는 검표도 안 한다. 누가 표 보자는 소리도 안 하더라. 앉아 있는데 일본인이 와서 '여기 내 자린데요?'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ㅋㅋㅋ
열차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방학 시즌 & 주말의 대구 서문 시장 못지 않다. 내리는 사람들과 신주쿠로 돌아가는 열차에 타려는 사람들(타고 온 열차의 내부를 간단히 청소한 후 신주쿠로 간다.)만으로도 충분히 복잡한데 거기에 “하코네 등산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까지 섞여 있어 엄청 복잡했다. 과연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다는 인기 관광지다웠다.
신주쿠에서 받은 하코네 안내 브로셔에 “캐리어를 숙소까지 배달해주는 유료 서비스”에 대해 안내가 되어 있기에 그걸 이용하기로 했다. 원래 계획은 숙소까지 가서 캐리어를 맡긴 후 하코네 일대를 구경하는 것이었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다. 돈도 10,000원이면 충분하니 맡기는 쪽이 훨씬 이득이다.
일단 밖으로 나갔는데 어디에 맡겨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역 내부의 안내 센터에 물어보니 역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응? 방금 나왔는데 다시 들어가라고? 뭔가 미심쩍은 가운데 개찰구 바로 앞에서 캐리어 받아드는 역무원이 있기에 유심히 보니까 돈 받고 짐 보관만 해주는 곳이었다. 그곳이 아닌 건 확실한 것 같은데 혹시 몰라서 물어봤다. 캐리어 숙소까지 보내주는 서비스 어디냐고. 그랬더니 안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잘못 들은 게 아니구나 싶어 다시 들어갔다.
에스컬레이터 타고 내려가니 바로 옆의 좁은 통로에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 있었다. 거기에 맡기는 거였다.
당연히 밖으로 나가 이용하는 서비스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로망스 카에서 내려 위로 올라갈 필요 없이 에스컬레이터 옆의 좁은 통로로 가면 되는 거였다.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다.
하코네에서 머문 숙소는 “레솔피아 하코네”라는 곳이었는데 한국인 이용 후기가 전무하다시피 한 곳이었다. 거기에다 일본인들은 절대로 레솔피아라 읽지 않는 듯 했다(레조삐아? 그렇게 읽었던 듯. 아니, 왜? 레소루삐아 정도라면 이해가 가겠는데... -ㅅ-). 부랴부랴 스마트 폰을 꺼내 검색을 해서 직원에게 보여줬다. 호텔스닷컴의 예약 화면 보여주면 잘 모를 것 같아서 일부러 Yahoo! Japan 들어가서 검색한 뒤 보여줬는데... 그랬는데... 나이가 제법 있어 보이는 직원이 더듬더듬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기에 살포시 불안해졌다. 예약한 호텔 이름과 예약한 사람의 이름, 전화번호 따위를 쓰라고 하는데 방금 전 스마트 폰 보여줬을 때의 반응이 '아, 알겠다~'가 아니라 '뭐, 맞겠지~'하는 쪽이어서 '엉뚱한 곳에 짐 보내고 못 찾아서 개고생하는 스토리'의 시작인가? 하는 걱정을 안 할 수가 없었다.
밖으로 나오니 야트막한 강(?)이 흐르고 있었다. 여기만 놓고 보면 흡사 우리나라의 금강 휴게소 같은 분위기? ㅋ
우리가 타고 온 로망스 카가 청소를 마친 뒤 신주쿠로 갈 사람들을 태우고 있었다. 메토로하코네라 쓰여 있는 게 보인다.
선배는 역 밖으로 나가자마자 안내 센터로 돌진해서 흡연 구역을 물어보고 나왔다. 한국 사람 있다고 반가워하더라. 뭣 좀 물어보라거나 부탁하라고 하면 그렇게 사양을 하면서 담배 피우는 곳 물어보러 갈 때에는 1g의 망설임도 없다. 우사인 볼트도 선배 뒤통수만 봐야 할 것 같은 엄청난 스피드는 덤이다. 선배가 담배 피울 동안 멀찌감치 떨어져 주변을 대충 둘러보고... 역 구경은 나중에 하던가 포기하는 걸로 하고 일단 등산 열차를 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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