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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8 도쿄(부제: 노예 12년) - 셋쨋 날: 츠쿠시노 역 & 사카이 이즈미 참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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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경로 - 실제 경로

 

 

 

다음 목적지는 사카이 이즈미의 묘가 있는 츠쿠시노 역. 참고로 구글 지도에서는 쓰쿠시노로 검색해야 나온다. 오다큐線 타고 가다가 주오린칸 역에서 도큐 덴엔도시線으로 갈아탔다. 구글 지도 덕분에 어지간한 길은 헤메지 않고 다닐 수 있었다(시부사와 갈 때 헤매놓고. -ㅅ-).

 

ZARD와 사카이 이즈미를 그리워하는 한국 팬들이 인터넷에 까페를 여럿 개설했던데 'ZARD 기념관(http://cafe.naver.com/zard0)'이라는 걸 알게 되어 가입했다. 거기 이미 다녀온 분이 쓴 후기가 있었는데 사진과 함께 가는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츠쿠시노 역에 무사히 도착.

 

 

비 올때 쓰라며 잔뜩 꽂아놓은 우산. 이 날 비가 예보되어 있었고 실제로 오후가 되면서 하늘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사카이 이즈미의 묘에 가려면 동쪽 출구로 나가야 하지만 일단 서쪽 출구로 나갔다.

 

 

도쿄에 속한 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 역처럼 보이는 츠쿠시노 역.

 

 

서쪽 출구로 나가면 바로 앞에 Tokyu Store라는 마트가 보인다.

 

 

횡단 보도 앞에 서니 지나던 차가 멈춘다. 신호등도 없는데. 지금 돈 벌러 다니는 회사 내에서도 그렇게 운전해야 한다. 밖에서 운전하다가 길 건너려는 사람 보고 차 세웠더니 뒤에서 빵빵거리며 개질알하는 꼴 당한 입장에서... 우리나라는 면허 발급 전에 운전 매너에 대해 수십 시간 교육하고 세뇌할 필요가 확실히 있다.

 

아무튼... 길 건너 마트로 들어가니 바로 꽃가게가 보인다. 될 수 있으면 말로 하려고 했지만 아는 단어라고는 하나(꽃), 키쿠(국화) 정도가 고작이라서 이번에는 번역기를 돌렸다. 스마트 폰 화면을 스윽~ 보여주니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한 쪽으로 안내한다. 아마 헌화용 꽃 사러 오는 사람이 많은 듯 했다. 선배는 그 짧은 와중에 스마트 폰 쳐다보고 있... 아오!   선배를 불러 어떤 꽃으로 하면 좋겠냐고 물으니 ¥580 짜리 한 다발을 고른다. 그걸로 해서 계산하고... 짜리몽땅한 향이 있었는데 선배가 그것도 사가면 안 되냐고 하더라. 향을 피울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니 일단 그냥 가자고 해서 꽃만 사들고 나왔다. 서비스라고 몇 송이 더 꽂아주시더라.

 

까페에 올라온 글과 사진 보며 간 덕분에 전혀 헤매지 않았다. 아무 것도 모르고 구글 지도만 보고 갔다면 좀 헤맸을지도 모르겠다.

 

 

동네 분위기는 돈 좀 있는 사람들이 번잡하고 시끄러운 거 피해 정착한, 조용한 부촌?

 

 

까페 게시물에서 봤던 조금은 가파른 계단이 등장.

 

 

이 옆의 경사로는 설마 바퀴 달린 것들을 위해 만든 건가? 그렇다고 하기엔 경사가 너무 가파른데... -ㅅ-

 

 

일본의 집은 대부분 2층인데 그렇게 해야만 할 정도로 집터가 작다. 새로 공사 중이었던 집.

 

 

전반적으로 동네가 다 잘 사는 집 분위기였다. 새로 지은 깨끗한 집들이 많았고 익스테리어만 봐도 돈 좀 썼구나 싶은 집들이었다.

 

 

묘가 있는 공원 후문에 도착했다.

 

 

좀처럼 눈을 보기 어렵다는 일본인데 얼마 전에 많이 왔다 하더라고. 그 때 내린 눈이 아직도 녹지 않고 있었다.

 

 

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큰 결례임을 알지만... 멀리서 왔으니까...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결례임을 알면서도 한 장 찍었다.

 

 

사진 찍는 걸 본 관리인이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막 나무라는 게 아니라 나도 네 맘은 잘 알지만 예의가 아니니 그러지 말거라~ 하는 식으로 타이르는 듯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리고... 가지고 간 꽃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봤다. 우리 말고도 여러 사람이 왔다 갔는지 꽃이 제법 있었는데 시들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상당히 정성스럽게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관리인 두 분은 이내 사라지셨는데 선배는 사진도 몰래 찍고 조용히 보다 가라고 배려해준 것 같다고 하더라.

 

신사 참배 때문에 참배라는 말에 거부감이 많은 것이 우리나라 사람일 것인데...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영구(靈柩)나 무덤, 또는 죽은 사람을 기념하는 기념비 따위의 앞에서 추모의 뜻을 나타냄.'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참배, 사카이 이즈미에게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좋은 노래로 행복을 줘서 고맙다고 했고. 선배는 나보다 더 오랜 시간을 공 들여서 기도했다. 힘든 시기에 ZARD 노래 들으며 버텼다고 한다. 살아 있었을 때 같이 공연 보러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2010년 11월에 나온 『 사쿠라 훈민정음 』 이라는 책에 보면 '참배' 는 일제 강점하에 의미가 달라져 쓰인, 일본 식민 지배의 잔재라고 한다. 네×버 사전에서 검색한 뒤 왜색과 아무 관계 없는 걸 확인하고 썼는데, 함부로 쓰면 안 되는 단어인 모양이다.
같은 책에서 수우미양가 역시 일제 식민 지배의 잔재라고 했는데, 일본에서 원래 수우양가로 4단계 평가하던 것을 우리나라에서 만든 미를 추가해서 5단계 평가로 바꿨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납득이 잘 안 된다.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일본에 5단계 평가(五段階評価 - ごだんかいひょうか)라는 말이 있었고, 자국에서 하던대로 식민지에 4단계 평가를 옮겨놨는데 식민지에서 한 단계 추가해 5단계로 쓰는 걸 보고 그걸 역으로 도입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냥 옆 나라의 좋은 걸 배우는 게 아니라 소, 돼지 취급하던 식민지의 시스템을 가져왔다는 건데.

아무튼, 국립국어원에서 '참배' 라는 단어에 대해 제대로 알려줬으면 좋겠다. 써도 되는지, 써서는 안 되는지. 만약 써서는 안 되는 단어라면 현충원 참배 같은 표현은 호국영령들에게 침 뱉는 짓이나 마찬가지니까 당장 고쳐야 될 게다.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정말로 비가 내리려는지 하늘이 많이 어두워졌다.

 

 

다시 츠쿠시노 역으로 돌아왔다.

 

 

일정을 마치면 15시쯤 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늦었다. 저녁에는 마땅히 할 게 없어서 아키하바라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조금은 지쳐 있었기에 아키하바라고 나발이고 그냥 숙소 가서 쉬었음 좋겠다~ 하는 마음도 있었다. 선배에게 물어보니 숙소보다는 아키하바라 가고 싶단다. 온 김에 여기저기 보면 좋지. 안 가면 나중에 후회할테니까... 그래서 그냥 아키하바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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