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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그렇지... 뒤에 생략된 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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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이삿짐을 나르는 인부가 썻다는 글이 화제가 되었다. 관련 기사는 여기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531974&code=61121111&sid1=soc


기사 중 따옴표로 묶인 일부를 끄집어 와 보면,


이 더운날 신혼부부 아파트 이삿짐을 나르는데 팔짱만 끼고 이래라 저래라 손가락질만 까딱까딱했다. 인부들 대부분 아버지 또래인데 해도 너무한다


접시 하나 깼다고 반말 비슷하게 나무라기도 한다


너무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이다


젊은 부인이 개념없는 언행을 하는데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 남편들이 더 한심해 보인다


마누라 교육 똑바로 시키세요


이 정도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편들에게 마누라 교육 똑바로 시키라는 부분에서 발끈했다. 마누라가 남편에게 교육 받아야 하는 존재냐는 거지. 뭐, 저 글을 쓴 사람이 대략 50대 이상으로 추정되니 자기 세대에 흔했던 일을 아무렇잖게 이야기했을 수도 있다. 스마트 폰은 스마트 폰대로 쓰고 내비게이션도 곧 잘 쓰면서 나 때에는~ or 옛날에는~ 타령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나는 저 인부의 글에서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그렇지' 라는 말을 본 것 같은데... 정작 기사에는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니 다른 글과 헷갈린 모양이다. 그러나 인용한 문구를 봤을 때 충분히 했을 법한 말이다. 문제는... 뒤에 생략된 말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뒤에는 '나는 변하지 않았으니까'가 생략되어 있다. 그러니까 나한테 익숙한대로 맞추라는 거지.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다. 문제는, 꼰대들은 저게 문제라는 걸 모른다는 거다. 자기한테 익숙한 거니까,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 때에는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로 섰는데, 지금은 두 줄로 선다며? 뭘 바꾸고 그래?' 라며 꿋꿋하게 한 줄 고집한다거나... 몸이 안 좋은 학생이나 임산부가 노약자 석에 앉아 있으면 '요즘 것들은...' 하면서 누구나 먹는 나이를 벼슬로 전환하는 거다.


내 주위에 저런 것들이 많기도 하고... 나도 알 수 없는 사이에 꼰대화 되어 저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는 터라 신경이 제법 쓰인다.

지금 나와 같이 일하는 꼰대 중에 내가 벌레만도 못하다고 생각하는 ㅅㄲ가 하나 있는데... 곧 환갑이라는 ㅅㄲ가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인다. 일본어 공부하는 거 보더니 나도 일본어'나' 공부할까? 하지를 않나... 실수한 걸 꼬투리 잡아 직장 생활 10년 넘게 한 사람이 기본도 모르냐며 시비 조로 나오고... 정작 본인은 아는 것도 없이 온 데 다 끼려고 하면서 정작 해야 할 일은 안 한다. 거기에다 생각없이 입에서 나오는대로 사방팔방 떠들고 다녀 엉뚱한 소문의 근원지를 따져보면 꼭 저 ㅅㄲ. 유학 간다는 건 이미 지난 해 말부터 이야기가 된 건데 이제 와서 자기가 그만두면 유학 못 가는 거 아니냐며 애먼 소리나 찍찍하고... 볼 때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왜 저 따위로 사나 싶고. 그래도 저 벌레만도 못한 ㅅㄲ 보면서 나름 배운다. 나는 절대로 저 따위로 살지 말아야지~ 하고.




누구나 자기한테 익숙한 게 편하기 마련이다. 나이 들면서 새롭거나 어색한 것에 대한 도전을 망설이는 게 심해지기 때문에 더욱 더 익숙한 것을 찾게 되고. 꼰대의 갑질은 그런 것에서 나온다. 나는 지금의 직장과 업무에 익숙해서 은연 중에 꼰대화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럴 때일수록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아무튼... 스스로가 혐오하는 사람의 모습을 닮지 않으려고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이 먹을수록 더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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