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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2018, 최악의 뉴스. 최순호 감독 재계약.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8.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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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출처는 다음과 같다. 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77&aid=0000146557


개인적으로 2018년에 접한 모든 뉴스 중 단연 최악이라 생각한다. 최진철 부임 때부터 반대했고, 하루라도 빨리 잘라내는 게 최진철도 살고 팀도 사는 길이라 주장했다. 한~ 참 늦게 잘리긴 했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싶었는데 불 끄러 온 사람이 최순호 감독. 그냥 화재도 아니고 기름에 불 붙었다고 분명히 말했는데 물동이 지고 온 꼴 아니냔 말이다.


옛날 포스코가 아니라는 거 안다. 화려했던 시기에 비하면 지원이 형편 없는 것이 사실이지. 그렇기에 최소한의 지원을 받으면서 성적낼 수 있는 故 조진호 감독님이나 남기일 감독님 같은 사람이 왔으면 했던 거다. 그런데... 팬들의 퇴진 운동을 불러일으켰던 감독을 다시 데리고 온다고?


최순호 감독이 와서 성적이 좋았던가? 급하게 땜질하러 온 2016 시즌은 논외로 한다 해도, 2017 시즌은 고스란히 지휘했음에도 하위 스플릿으로 떨어졌다. 올 시즌은 그나마 4위에 올라 있지만 이대로 시즌 마친다는 보장도 없는데다 우리가 잘해서 저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열두 팀 중 4위면 지원에 비해 좋은 성적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다른 팀이 죽 쒀서 어부지리로 저만큼 올라가 있는 거지, 승패 마진 따지면 겨우 +1이다. 압도적 1강인 전북의 승패 마진(+22)이나 그 뒤를 잇는 경남(+9), 울산(+8)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고만고만하다. 포항이 +1, 수원도 +1, 남패가 0, 강원이 -3, 대구가 -4,... 이전의 여러 시즌을 살펴봐도 리그 전체가 이렇게까지 하향 평준화된 적이 없다.


형편없는 지원 속에 ACL 티켓 따내는 게 어디냐고 하는데, 자력으로 3위 차지하려면 자판기가 남은 경기 다 지고 우리는 남은 경기 를 모조리 이겨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가능한 최고의 시나리오는 어떻게 해서든 아둥바둥 4위 자리 지키고 자판기가 FA컵 우승해서 ACL 티켓 따내는 건데, 난 ACL 안 나가도 되니 자판기 우승하는 꼴은 안 봤음 좋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팀에 바란 건 둘 중 하나만 하자였다. 하나가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 앉아도 좋으니 짧은 패스로 상대 썰어가며 박진감 넘치고 속도감 있는 축구를 했으면 하는 거. 다른 하나가 재미 없어도 꾸역꾸역 승점 쌓아서 상위 스플릿 진출하는 거. 결국 후자를 이뤄내서 상위 스플릿 확정 지었으니 최순호 감독 깔 이유가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딱히 감독 까는 글 따위 쓰지 않고 있는 거고.

하지만 감독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최순호 감독의 축구는 확실히 재미가 없는데다 졸리기 짝이 없다. 거기에 김승대나 강상우 둘 중 하나만 빠지면 경기력은 바로 폭망. 김광석이 빠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경고 누적이나 부상이 가장 큰 적이 되는 거다.


그동안 올 시즌만 이렇게 버티고, 다음 시즌부터는 황선홍 감독님이나 박태하 감독님이 왔음 좋겠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 작은 기대를 확 짓밟아버리고 재계약한단다.


이게 왜 기분 나쁜 뉴스냐면, 우승에 대한 열망이 1도 없다는 걸 스스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우승 안 해도 되니 팬들 질알 안 하게 적당한 성적만 유지하겠다는 걸 대놓고 말하는 거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없는 프로 팀이라니. 허.



지금의 포항에 최적화 된 감독이라... 그렇지. 맞지. 돈 더 달라고 징징거리는 것도 아니고, 있는 걸로 꾸역꾸역 버티는데다, 여기저기 얼굴 드러내고 돈 좀 벌어오라고 하면 말도 잘 듣잖아. 그걸 지역 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이라 포장하는 거고. 선수들이 지역의 중고등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함께 축구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하여 경기장으로 오게끔 하는 건 정말 좋은 일이지만, 대체 선수들이 김장 담그고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된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연탄 나르는 건? 좋은 일 하니까 홍보 효과도 있고 1석 2조 아니냐고? 그런 건 포항 스틸러스 직원들이 나가서 하면 될 일이다. 선수들은 축구와 관련된 대외 활동을 하면 되는 거지, 비 시즌에 김장하고 연탄 나르고. 에라이.



황재원 등 떠밀어 내보낼 때... 황진성 내보낼 때... 노병준, 신화용 떠나보낼 때... 이 따위 팀을 계속 응원해야 하나 싶어 응원을 하네 마네, 팬고이전을 하네 마네, 입으로 나불거렸지만 결국은 돌아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른 팀을 응원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으니까.


하지만 외국에 나와 있는 지금, 경기 보는 것도 힘들고 굿즈 사는 것도 힘드니... 슬슬 정 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포항 유니폼만 네 벌 가지고 왔고 FA컵 우승 기념 티셔츠만 해도 세 벌인데... 평소에도 만날 입고 다니면서 태국 학생이랑 축구 얘기하고 그러는데... 그냥 세레소 오사카 경기나 보고, 고베 아이낙 응원이나 하고 그래야 할랑가보다.


재계약이라니... 달랑 1년 재계약하지는 않을텐데... 앞으로 저런 축구를 몇 년을 더 봐야 한다고...? 하아...




네이버에 올라오는 기사에 댓글 다는 ×들 중 몇이나 포항 팬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투자 없이 이 정도가 최선이라 자위하고 있는 것 같다. 난 저런 것들이 포항 팬이라 믿고 싶지 않지만, 아무튼 팀이 바라는 게 이런 거 아닌가 싶다. 팬들이 스스로 투자 없는 가난한 팀이 낼 수 있는 성과에 한계가 있다 생각해서 자포자기하게 만드는 것. 우승이고 나발이고 아무 기대도 안 하게 하는 것. 적당히 강등 안 당하고 중위권에서 오르내리면 된다고 생각하게 하는 것. 거기 최적화된 감독이랑 재계약한 거고.

올 시즌 몇 위로 마무리할지 알 수 없지만, 감히 장담하건데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절대 올 시즌 이상의 순위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 ① 올 시즌은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되었고, ② 최강희 감독이 떠난 전북이 계속 투자를 유지할지 미지수인데다, ③ 북패와 수원이 계속되는 부진을 만회하고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으니, 사실은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런 믿음이 1도 안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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