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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⑦ 출발이 코 앞!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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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던가,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이라던가, 블로그에 뭔가를 부지런히 쓰는 이유는 , 글을 보며 회상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하지만 아이슬란드 여행과 관련된 글(뿐만 아니라 후지산에 올라갔다 온 거나 청춘 18 티켓으로 홋카이도에 다녀온 것도 마찬가지지만)은 어째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정말이지 성가시고만



아무튼, 오늘도 주절주절. ~~




40년 인생을 통틀어 해외 여행이라고는 일본이 전부. 2014년에 처음 일본에 왔었는데('갔었는데' 가 아니라 '왔었는데' 인 이유는, 일본에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ㅅ-) 겁도 없이 자유 여행을 했고, 꽐라가 되어 숙소를 코 앞에 두고 한 시간 넘게 헤매기도 했다. 육교 위에서 공연하던 밴드를 상대로 되도 않는 영어로 개소리 하고.


그만해, 멍청아



그 때에도 첫 해외 여행을 두고 엄청 쫄았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 일본 이외의 나라에는 처음 가는 것이기도 하고, 그게 열 몇 시간을 날아가야 하는 거니까. 게다가 해외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도 처음이다.


뭐,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혹시나 해외에서 미아가 되거나 캐리어가 사라지는 것도 나름의 경험이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생기면 쿠크다스 같은 멘탈이 파스스~ 깨질 게 분명! 고로!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가 내 여행의 모토지만, 이번에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뒤로 미루다가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다.


마음대로 살면 돼



일단 아이슬란드의 날씨부터. 최근 까페에 올라온 글과 영상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바람이 강하게 불면 정말 무섭게 불더라. 비행기의 이착륙이 통제될 정도. 따지고 보면 섬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고나 싶다. 문제는, 기상으로 인해 못 가게 되는 일 따위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막상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이후에도 기상 문제로 시체 놀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말이 씨가 되어버렸... 젠장... 2020.01.08.).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운전하는 것 자체가 미친 짓이 될 수도 있다는 거지. 굳이 죽으려고 발악할 필요는 없으니까, 만약 날씨가 안 좋다면 즉석에서 숙소를 잡아서라도 그냥 빈둥거릴 예정이다. 어차피 하루 중에 밝은 시간이 대여섯 시간 밖에 안 된다고 했을 때 이미 열몇 시간 날아가서 유튜브 영상이나 보고 있을 나를 예상한 바이다.


이 쪽에서 들어볼까?



장시간 비행에는 3×3×3 배열의 시트를 기준으로 중앙 좌석의 통로 쪽이 좋다고 하더라.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화장실에 갈 수 있으니까. 나 같은 경우 저장 용량이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자주 화장실에 가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만약 어느 쪽 좌석이 좋냐고 물어본다면 통로 쪽 좌석을 요구하려고 한다. 아이슬란드에서 돌아올 때에는 환승을 두 번 해야 하니까 그 때에는 창 쪽에 앉겠다 할 예정이고.



해외에서 환승할 경우 수하물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걱정을 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따로 요구가 없다면 알아서 최종 목적지까지 보내준단다. 즉, 환승할 때마다 맡겼던 캐리어를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촌티 팍팍 내면서 물어볼 예정이다. 인천 공항의 핀에어 부스에는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안 된다면 번역기 돌려야지, 뭐. 아이슬란드에서는 당연히 번역기. -ㅅ-


인천 공항의 핀에어 부스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어로 물어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이슬란드에는 한국인 직원이 있을 리 없지요. 개인적으로는 번역기 돌린 화면을 보여주는 것보다 그 결과를 외워서 말로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번역기를 돌린 화면을 냅다 들이미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대화라는 건 말이 오고 가는 건데, 번역기를 돌려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고 한들 상대가 하는 말이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듣는다면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러니 영어가 서투르니 초등학생이라 생각하고 얘기해달라고 하면 의외로 잘 풀립니다. 저 같은 경우도 얼굴은 이미 아저씨지만 영어 실력은 초등학생 수준이니까 쉬운 단어로 부탁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ㅋㅋㅋ 내지는 생긋 정도라도 일단 웃어주면서 영어 잘하는데 무슨 소리냐며 설명해주곤 했었습니다.

(2020.01.08.)



아이슬란드에서 운전하기 위해서는 국제 운전 면허증과 한국의 면허증이 필요하단다. 한국인 관광객을 이미 많이 겪어 봤기 때문에 플라스틱으로 된 드라이버 라이센스 달라고 한단다. ㅋ


업체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국제 면허증만 보여줬고, 한국의 면허증은 전혀 쓸모가 없었습니다. 후기를 분석해보니 공항이든, 공항 근처의 사무실이든, 별도의 사무실로 가면 한국의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나 봅니다. 하지만 공항에 픽업 나온 직원을 만나 공항 주차장에서 차를 찾거나, 인터넷으로 모든 예약이 완료되어 사무실로 가지 않고 바로 차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갈 경우에는 한국의 면허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냥, 제 추측입니다. (복사가 가능한 환경이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 같네요.)

(2020.01.08.)


검색해보니 한국 운전 면허증 안 가지고 갔더니 차를 안 빌려주려 하더라면서 화를 내던 사람이 있던데,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바로 떠올랐다. 나처럼 법 없이 사는 사람도 공항에서 몸 수색 당하고 캐리어 X-레이 검색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데.

아무튼, 인천 공항에서 국제 운전 면허증 발급이 가능하다는 건 이미 언급하기도 했고 검색을 해서 알고 있다. 여권용 사진(사이즈 엄수!)과 운전 면허증, 신용 카드가 있으면 된단다. 발급 수수료가 8,500원인데 현금으로 못 낸다고. 금방 만들어 준다고 하는데 아홉 시부터라고 하니까, 나는 아침 일찍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발급 받아서 탑승 수속을 해야 한다. 열한 시 비행기라서.


돈도 없고, 딱히 사고 싶은 것도 없어서 이번에는 면세점 이용을 안 할 예정. 어차피 아이슬란드에서 한국 찍고 일본으로 돌아와야 하니까 그 때 면세점 가도 된다. 통장에 구멍이 난 상태라 면세점을 그냥 지나갈 수밖에 없는 상태. 방앗간에서 아무 것도 쪼지 않고 지나가는 참새가 될 줄이야. 제기랄.




핀란드에서 내렸다가 잠시 기다린 후 다시 타서 날아가는 걸 포함하면 전부 20시간 가까이 걸리는데, 그 시간 동안 할 게 없다. 핀에어에는 한글 자막이 있는 영화가 다수 있다고 하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하긴 하는데, 혹시 모르니까 태블릿에 볼만한 영상을 받아놔야 한다. 그래서 딱 맞춰 왓챠플레이 2주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지.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보니까 볼만한 것도 얼마 없고, 정작 보고 싶은 작품들은 죄다 다운로드가 안 된다(유명한 『 체르노빌 』 을 보려고 했는데, 오프라인에서 보기 위한 다운로드 자체가 안 됨. -ㅅ-). 꾸역꾸역 고르고 골라 다운로드 받고 있긴 한데, 염병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가 6Mbps다. KT 메가패스냐? 20년 전 한국 인터넷 속도라고. 아오~




오전 열한 시에 비행기를 타서 20시간 넘게 날아가는데 도착하면 18시. 시차가 없다면 다음 날 일곱 시가 되어야 할 판인데. 아무튼, 비행기 안에서 육중한 상체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 받을 게 분명한 엉덩이를 생각해서, 첫 날은 곧장 숙소에 가기로 했다. 공항에서 100m 거리에 호텔이 하나 있더라고. 비행기에서 내리면 일단 여행 기간 내내 마실 맥주를 사고, SIM 카드를 사서 급한대로 인터넷 쓰고, 바로 호텔로 갈 예정. 호텔에서 빈둥거리며 시차 적응하다가 자빠져 자는 게 첫 날의 일정이다.


다음 날이 되면 호텔에 짐 두고 걸어 나와 렌트 카 가지러 갈 예정. 차 받으면 대충 날이 밝을 것 같고, 블루 라군에 가서 몸 좀 담궜다가 체크 인 시간에 맞춰 레이캬비크의 숙소로 갈 예정. 차 세워두고 체크 인 한 뒤 날 밝을 때 근처를 대충 둘러보고, 저녁에는 오로라 투어. 미리 신청을 하긴 했는데 날씨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하니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다. 날씨 때문에 투어가 취소된다고 환불이 되는 건 아니라더만. 다음 날 바로 다시 투어를 신청할 수 있고 몇 개월 이내에 다시 신청하면 무료라고 하던데 아이슬란드가 경주에서 포항 가는 것도 아니고. -ㅅ-


그 다음 날은 게이시르, 굴포스, 싱벨리어 국립 공원을 보고 근처에서 하루 잘 예정인데 숙소를 미리 잡지 않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부터 일정이 전혀 없다. 대충 어디에 가야지 하는 건 있는데 숙소도 모르겠고, 얼마나 운전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일단 미바튼에서 2박하긴 할 건데 그 전에 후사비크에서 고래 투어 신청할까 싶다.



계획을 꼼꼼하게 세우고 가면 이레귤러가 없기 때문에 고생할 일이 줄긴 하지만, 그러면 무슨 재미냐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나는 재미고 나발이고 미리 준비하는 쪽이지만, 이번에는 정말 맨 땅에 헤딩하듯 간다.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되고. 날씨가 잘 도와줘서 오로라도 보고 쏟아질 듯한 별도 봤음 좋겠다. 백령도에서 본 밤하늘도 정말 멋졌지만 그 때에는 사진을 제대로 찍을 줄 몰라서 기억 속에 남기는 걸로 끝이었지. 이번에는 싸구려 삼각대도 일부러 사서 들고 가니까, 인생에 남을 사진을 남기고 싶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여행지에서 엽서를 보내거나 한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학교 선생님들과 마사미 님, 그리고 나 자신에게 엽서를 보내려고 한다.


여행 전의 두근두근... 어쩌면 지금이 가장 즐거울 때가 아닐까 싶지만, 더 큰 즐거움이 분명히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비행 시간이 엄청나게 기니까, 시간을 보낼 거리가 필요하다. 남들은 잠으로 시간을 보내면 되지만 내 몸뚱이는 한, 두 시간 자고 나면 더 이상 못 자게끔 만들어져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비행기에 여러 볼 거리가 있다지만 혹시 모르니까 태블릿에 영화 몇 편 받아놓기로 했다. 그래서 자기 전에 왓챠플레이에서 볼만한 영상을 다운로드 걸어놨지. 왓챠플레이는 다섯 편까지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더만.


문제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인터넷이 말도 못하게 느려 터진 덕분에, 게다가 VPN을 써야 하기 때문에, 다운로드 속도가 엄청 느리다는 거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인지 VPN 접속이 끊겨버려서 새벽에 확인하니 한 편 빼고는 죄다 다운로드 실패 떠 있더라. 젠장.


다시 VPN 접속한 뒤 다운로드 걸어놓고 잤다.


그리고 아침. 메일을 확인하니 숙소에서 하나 와 있고 핀에어에서 하나 와 있다. 숙소에서 온 건 체크 인 시간을 모르는데 혹시 아무도 없으면 문 열고 들어오라며 비밀 번호 알려준 거. 엄청 쿨하다. ㅋ


핀에어에서 온 건 웹 체크 인 하라는 거. 공항에서 하는 것보다 미리 웹 체크 인 하면 좌석도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고 편리하니까 웹으로 미리 하는 게 낫다. 핀에어는 한글을 제대로 지원하기도 하고.




배정된 좌석을 보니... 3×3×3 배열 중 오른쪽 3열의 중간 자리다. 최악. 그래서 다른 자리를 봤더니 뒤쪽은 우르르~ 비어 있고, 앞 쪽은 대부분 만석. 단체 관광객이라도 있는 걸까? 아무튼, 가운데 열의 통로 쪽으로 자리를 바꿨다. 헬싱키에서 가는 비행기는 맨~ 앞에서 두 번째 자리 창가던데, 네 시간 비행이니까 화장실은 어찌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그냥 창 쪽으로 했다. 사진이라도 좀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예전에 봤을 때에는 핀에어 위탁 수하물의 무게 제한이 27㎏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체크 인 하면서 확인해보니 23㎏이었다. 비행기에 가지고 타는 건 8㎏. 24인치 캐리어 한 쪽에 옷만 챙겨넣고, 나머지 한 쪽은 한국에서 먹을 거 사서 채워넣을 예정인데 20㎏까지도 안 가지 않을까 싶다. 매는 가방은 아디다스 15ℓ 백팩 가지고 갈까 싶은데, 카메라랑 태블릿 등 배터리 장착한 거 다 집어넣으면 5㎏는 확실히 넘을 듯.



비행기 표 살 때까지만 해도 까마득~ 했는데...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 여행이 코 앞으로 다가오니 명치 께가 찌릿찌릿 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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