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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⑥ 렌트 카 예약 완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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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을 예약한 게 지난 9월. 크리스마스에 뽈뽈거리고 싸돌아다니는 건 아니다 싶기도 하고, 방학하자마자 다녀와서 좀 쉬고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일정을 잡았더랬다. 그 뒤로는 줄곧 여행 계획 짜야 하는데, 하는데, 하는데... 그러다가 12월이 되어버렸다.


정말이지 성가시고만



그동안 올린 글이 다섯 개.


아이슬란드 여행 ①

아이슬란드 여행 ②

아이슬란드 여행 ③

아이슬란드 여행 ④

아이슬란드 여행 ⑤


딱히 도움이 될만한 내용은 전혀 없고, 비행기 표는 질렀는데 당최 여행 계획 짤 수가 없다고 궁시렁거리는 게 전부다. 그러니 읽어달라 말도 못하겠다.


여행 계획을 짜는 게 늦어진 건... 따지고 보면 때문이다. 그래. 결국은 돈.




처음 아이슬란드에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처럼 『 왕좌의 게임 』이나 『 꽃보다 청춘 』을 보고 결심한 건 아니다. 막연하게 오로라가 보고 싶다는 생각에 가장 좋은 나라가 어디인지 알아봤고 그게 아이슬란드였기에 가보고 싶었을 뿐. 평범한 월급쟁이가 '죽기 전에 람보르기니 사는 게 꿈이다.' 라고 하는 것처럼, '죽기 전에 갈 수 있을까?' 라 생각만 했지, 현실이 될 거라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2014년에 처음 일본 땅을 밟으면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마다 '일본에서 한 달 정도만 쭈욱~ 살았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현실이 되어 유학을 하고 있으니 사람 앞 일은 알 수 없는 것. 그런 걸 생각해보니 지금만큼 여행하기 좋을 때가 있을까 싶더라. 아이슬란드까지는 최단 시간으로 다녀와도 왕복하면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나버리는데 회사로 돌아가면 여행할 시간이 나올까 싶었던 거다.


그렇게 덜컥! 비행기 표를 질러버린 게 지난 9월. 처음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비행기 표 값을 알아보니 300만원 정도 했었는데 저 때에는 120만원이 채 안 들었다. 비행기 표 싸게 잘 샀다고 무척이나 만족했더랬지.


좋~ 아 좋아 좋아 좋아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다.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렇고, 패키지 여행의 가격을 봐도 그렇고, 300만원 정도면 다녀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리 해봐도 그 돈으로는 무리인 거다. 당장 비행기 표 산다고 100만원 넘게 썼지, 렌트 카에 대해 알아보니 보험을 들면 그것만 해도 이미 100만원 넘어가지, 숙소 예약하는 비용에, 먹고 마시고, 선물 사고,... 300만원으로는 어림도 없겠다 싶더라.


그래서 계속 렌트 카 예약을 미뤘다. 더 싼 게 나오지 않을까? 내가 잘 몰라서 비싼 것만 보고 있는 게 아닐까? 메이저 렌트 카 회사에 가서 하는 게 낫다기에 몇 군데 가봤는데 맘에 드는 차도 없는데다 너무 비싸다. 그래서 좀 더 알아보니 가이드 투 아이슬란드(https://guidetoiceland.is/ko/)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들어가봤는데... 너무 비싸다. 렌탈카스닷컴(https://www.rentalcars.com/)에서 차 빌리고 렌탈커버닷컴(https://www.rentalcover.com/)에서 따로 보험 드는 게 저렴하다는 글도 있어서 그 방법도 알아봤다. 그런데 딱 이거다 싶은 게 없다. 게다가 렌탈커버닷컴 들어가서 얼마나 하는지 봤더니 결코 저렴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도 이것저것 잔뜩 망설였더랬다. 스틱(수동 기어)과 오토(자동 기어)의 가격 차이가 커서 잠시 망설였다. 스틱 차를 운전한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나는데 가능할까? 눈길인데? 음... 절대 무리. 바로 포기했다. 그 다음은 SUV와 소형. 다녀온 분이 겨울에도 소형 차로 충분하다고 해서 한동안 소형 차로 마음을 굳혔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 글을 부지런히 읽어보니, 겨울에는 무조건 4륜 구동을 타야 한다는 거다. 운전 안 한 지 1년도 넘은데다 겨울 운전은 싫어하는데, 괜히 불안하게 떨면서 가지 말자 싶어 결국 SUV로 결정.


폴로 한 번 타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나서 차를 알아보니 맘에도 안 들고 비싸고. 검색된 차들을 둘러보다가 지프 레니게이드를 발견해서 그걸로 하려고 했는데 아이슬란드의 중소 렌트 카 업체에는 양아치들이 많다고 하니 일단 업체 명으로 검색을 해봤다. Iceland 4x4 Car Rental라는 업체인데 저기에 대해 까는 글은 안 보이지만 그린모션에 대한 악평이 엄청나다. 그리고 그 그린모션이 Iceland 4x4 Car Rental랑 같은 곳이란다. 우리나라에도 저런 곳 꽤 많잖아? 아무튼. 어지간해야 그냥 넘어갈텐데 까는 글도 많고 내용도 가관이다. 차량도 지프 레니게이드. 안 되겠다 싶어 걸렀다.


그리고 나서 나온 곳이 Go Car Rental이라는 회사다. 여기는 평점도 괜찮고, 까는 글도 안 보이더라. 여기에서 스즈키 짐니를 빌렸다. 스즈키 짐니는 예전부터 한 번 타보고 싶었던 차인데, 이번 기회에 타면 좋겠다고 해서다. 스포티지나 투산 등 국산 차량도 꽤 있었지만 가격도 더 비쌌고 혼자 다닐 건데 굳이 큰 차가 필요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저 차들은 한국에서 얼마든지 타볼 수 있다. (예약해놓고 나서 생각해보니 짐니는 경차... 배기량이 600cc... 해외 수출 차량은 엔진이 다르려나? 이거... 출력 부족으로 언덕에서 구르는 거 아냐? ㅠ_ㅠ)


차량 선택까지 끝났으니 이제는 보험을 고를 차례. 기본 보험은 가입이 되어 있지만 자갈 보험 같은 건 꼭 들어야겠다 싶더라. 한참을 들여다 본 끝에 골드 보험에 자갈 보험을 추가하느냐, 그냥 플래티넘 보험을 드느냐로 고민하게 됐다. 가격은 10만원 정도 차이? 어찌 할까 하다가 결국 플레티넘으로 들었다. 영어나 잘 해서 의사 소통이나 능숙하면 모를까, 그런 것도 아닌데 돈 아끼겠답시고 아둥바둥하다가 현지에서 빡치면...



아무튼, 그렇게 하고 나니 120만원이 넘게 작살났다. 비행기 표보다 비싸다.




이제 남은 건 숙소. 대충 게스트 하우스를 알아봤는데 도미토리는 거의 없고, 게스트 하우스도 혼자 쓰는 방이 많더라. 뭐, 나쁘지 않다. 오히려 좋지. 하지만 비싸다. 하루에 10만원이라고 해도 숙소에 쓰는 돈도 100만원 가깝게 깨진다. 차 + 숙소 = 200만원이 되는 셈. 비행기 표까지 이미 300만원이 넘어간다. 현지 물가가 비싸서 밥 사먹으면 10만원, 20만원 깨지는 건 일도 아니라는데... 과연 100만원으로 먹고 마시고 선물 사는 게 가능할까?


벌이도 없이 은행에서 대출 받은 돈으로 살고 있으면서, 이렇게 까먹는 게 맞는 걸까? 하지만... 길지 않은 인생에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뭐, 온갖 생각이 머리 속을 휘젓고 다닌다.


돈이 문제야, 돈이. 하아...




핀에어 놈들은 일반 좌석을 선택해도 돈 받는다. 지독한 놈들... -_ㅡ;;;






아이슬란드의 12월은 밝은 시간이 가장 짧을 때. 여섯 시간도 안 된다네. 가로등이 잘 갖추어진 우리나라에서도 밤에 운전하는 거 싫어하는 나. 게다가 겨울에 눈 오면 10㎞ 넘는 거리를 차 두고 걸어갈까 고민하는 사람이 나. 그러니 아이슬란드에서는 밝을 때 조심해서 운전하는 것 정도가 고작일테니 굳이 좋은 차 안 빌려도 되겠다 싶었고, 동행 없이 혼자 가는 거라 큰 차도 당연히 필요 없었다.


내비게이션 같은 경우는 스마트 폰의 구글 맵을 쓰면 되니까 따로 빌리지 않았고, 얼어붙은 길 위에서 과속할 리도 없으니 단속 구역 알려준다는 GPS도 딱히 필요 없다. 장거리를 운전하게 될지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미바튼까지는 갈 건데 짐니의 연비가 좋지 않다고 해서 그건 걱정. 출력이 약한데 괜찮을까 하는 걱정을 예약 다 끝내고 지불까지 마쳐놓고 하는 중인데... 정 불안하면 현지에서 손짓, 발짓 해가며 바꿔 달라 하던가 해야지, 뭐.


일단 큰 산 두 개는 넘었다. 그러고보니 여행까지 얼마 안 남았다. 슬슬 다른 것들도 준비 좀 해야 한다. 나는 원래 꼼꼼하게 준비해서 예상하지 못한 일이 거의 없게끔 다니는 사람인데, 이번 여행은 어째 여기저기 구멍이 많네.


아무튼... 거대하고 웅장한 자연 경관을 보고 숙소에서 쉬는 시간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모처럼 숙소에서 태블릿으로 책도 좀 보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한다. 경험이 중요한 거니까.






항공권 가격이 113만원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니까 단일 지출로는 차를 빌리는 것이 가장 컸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속이 쓰리네요.


2륜과 4륜 사이에서 망설였던 시간은 참으로 바보 같은 것이었습니다. 여름에, 도로를 벗어나지 않을 거라면 2륜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그러나 겨울에 간다면 레이캬비크를 벗어나지 않을 예정이 아닌 이상 무조건 4륜을 빌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케플라비크에 도착해서 블루 라군과 골든 서클 정도만 가고 레이캬비크 시내 정도만 구경하고 돌아온다면 2륜으로 충분합니다. 눈 길이나 빙판 길을 달릴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그러나 레이캬비크를 벗어나 비크까지만 간다 해도 느닷없이 등장하는 빙판 길 때문에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반 시계 방향으로 돌지 않고 아이슬란드 서부를 거쳐 북부로 간다고 할 경우 블뢴디오스까지는 큰 무리 없이 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쿠레이리까지는 2륜 구동으로 절대 무리입니다. 2주 이상 눈이 내리지 않은 상태인데 내가 여행하는 기간에도 눈은 단. 한. 번. 도. 오지 않을 확률이 100% 라고 한다면 겨울에도 2륜 구동 차량이 좋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저럴 가능성은 거의 없죠. 그러니 망설이지 마시고 4륜 구동 차량을 선택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혼자 타고 다닐 예정이었기 때문에 큰 차량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덩치가 큰 차를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요. 그래서 스즈키 짐니를 빌렸는데요. '2015-2018 식' ← 이렇게 연식이 확실하게 쓰여있지 않더라고요. 주행 거리가 6만 ㎞ 정도인, 렌터 카 치고는 괜찮은 차를 빌렸습니다만 출력이 크게 부족했습니다. 짐니가 원래 그런 차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르막 길에서는 악셀러레이터를 꾸~ 욱! 밟아도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연비도 그리 좋은 것 같지 않더라고요.


아이슬란드에서는 전 세계의 모든 차량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저런 차도 있었나 할 정도로 차종이 다양했지요. 당연히 현대나 기아에서 만든 차도 자주 봤습니다. 국산 차량은 운전할 기회가 종종 있으니까 평소 탈 기회가 없었고 타보고 싶었던 스즈키의 소형 4륜 구동 차를 선택한 건데 조금은 후회가 되더라고요. 혼자 타고 다니는데도 조수석에 태블릿을 비롯해 작은 가방 올려두고, 폴딩한 뒷 좌석과 트렁크에는 캐리어와 맥주 따위를 두니 공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더만요.


어두울 때 운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다 눈 길이라서 하루에 오래 운전해봐야 너댓 시간이었습니다만, 렌터 카에 돈 아끼지 말아야겠다 싶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보험을 포함해 100만원 넘게 쓴 건... 너무 아깝지만요.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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