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818)을 올린 게 9월 23일. 렌트 카를 미처 예약하지 못하고 있어서 골치가 아프다는 내용이었다. 오늘이 10월 26일이니 한 달이 지난 상황. 여행 준비는 어느 정도나 진행 됐을까? 뭐, 이미 제목을 봐서 알겠지만 전~ 혀 진행이 되지 않은 상태다.
일단 여행 시기는 아무 고민 없이 겨울을 선택. 눈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로라를 보는 게 가장 큰 목적이니까. 어디에서 비행기를 타야 할 지도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 나리타에서 가는 게 인천에서 가는 것보다 비싸더라고. 오사카에서 나리타까지 가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차라리 오사카에서 인천 갔다가 아이슬란드 여행하고 나서 인천 찍고 돌아오는 게 더 싸다. 여기까지는 금방 결정하고 진도를 뺐는데, 렌트 카 부분에서 스톱. 당최 진도를 뺄 수 없다.
보통은 항공권 → 숙소 → 렌트 카 순으로 진행이 되는데 이번에는 숙소와 렌트 카의 순서를 바꿨다. 비행기 표를 사고 나니 아이슬란드에서 돌아다닐 일이 걱정. 버스와 렌트 카 사이에서 잠시 고민했지만 결국 렌트 카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제주도만 가도 버스로 다니는 게 꽤나 불편한데 말도 안 통하는 외국에서 오죽할까 싶더라고. 그래서 '아이슬란드 렌트 카' 를 검색하니 한글을 지원하는 사이트가 몇 군데 나왔다. 잠시 알아봤는데,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약 열흘 정도 빌리는 데 40만원 정도? 거기에다 화산재를 비롯한 이러저러한 걸 다 커버해주는 보험을 들면 30만원 이상이 추가로 깨진단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니 훨씬 싸게 빌린 사람들도 많던데 나는 왜...
그리하여, 저 비싼 렌트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동행을 구하기로 했다. 네일베의 카페 두 군데에 가입한 뒤 몇 차례 들락거리며 기본적인 글을 읽을 수 있는 등급까지 올려놓고 대충 알아봤다. 단톡방이 있다기에 참여했는데 여행 일정이 다들 제각각이라 날짜 맞추는 게 쉽지 않은 상황.
그러는 와중에 '이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렌트 비용이 너무 비싸서 동행을 구하겠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그냥 패키지로 가는 것과 다를 게 있나?' 싶은 거지. 게다가 동행이랍시고 어렵사리 구했는데 나와 잘 맞지 않으면 그것도 골치 아프다. 운전 못해서 하루종일 내가 스티어링 휠 잡고 있어도 좋으니 얌전한 처자 한 명 정도 같이 가면 딱 좋겠다 싶은데, 숙소도 문제가 될 거고. 처자 입장에서는 젊고 잘 생긴 동행이 낫지, 배 나오고 머리 까진 아저씨랑 다니려 하겠냐고.
그런 생각 때문에 동행 구하는 게 꺼려져서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사이 단톡방에서 사람들이 줄줄이 빠져나가고, 결국 없던 일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 어차피 가는 거, 적당히 쓰면서 하고 싶은대로 하자!' 싶어 결국 동행 없이 혼자 가자고 마음을 굳히긴 했는데... 이젠 차가 문제다. 저렴한 차는 열흘 가까이 빌리는 데도 20만원 채 안 넘더라고. 그런데 죄다 수동. 유럽은 아직도 수동 차량이 많다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다. 수동 변속기를 다뤄보지 않은 지 워낙 오래 되어 100% 시동 꺼먹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눈길에 수동이 웬말이냐 싶기도 하고. 그래서 자동 변속기로 옵션을 바꾸니까 가격이 확~ 뛴다. 쳇!
보험료가 비싸니까 어떻게든 싼 차로 했음 좋겠다 싶은데... 여기에서 또 고민이 되는 게 4륜 구동 SUV로 하느냐, 그냥 소형으로 하느냐. 돈만 있음 나도 당연히 지프 랭글러 같은 거 빌리겠지. 하지만 SUV를 빌리는 돈이 소형의 두 배다. 그러니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고, 망설이고, 또 망설이느라 시간을 다 잡아먹었다. 열에 열이 모두 SUV를 추천하더라고. '오프 로드는 갈 생각도 없고, 링 로드 따라서 천천히 한 바퀴 돌 생각인데, 눈 길이니까 어쩔 수 없이 SUV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우연히 먼저 다녀온 분의 글을 봤다. 그 분 말대로라면 겨울이라도 소형 차로 충분하다는 거다. 스노우 타이어 끼워져 있으니 눈길에서 마구 쌔려 밟지 않는 이상은 괜찮을 거라고. 그 분 말대로라면 무리가 없으니까 소형 차를 빌려주는 거 아니겠냐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도 맞는 말이라, 결국 소형 차를 빌리기로 마음을 정했다.
물론 이래놓고 현지에서 사고가 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차라리 돈 좀 더 주고 SUV 빌릴 걸...' 하고 후회할 게 분명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당장 쓸 돈도 없어. 유학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면 빚 갚느라 정신 없을 게 분명하니 일본에서 한 푼이라도 덜 써야 한다.
그리하여 조금 더 참고하려고 블로그 글을 검색하니... 하아~ 광고가 반이다. 제대로 된 정보 글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 대세는 유튜브라고 하지만, 굳이 영상의 힘이 아니더라도 블로그는 도태되었을 거다. 정보를 과장한 광고가 넘쳐나는데 대체 뭘 믿고 뭘 걸러야 하겠냐고. 그걸 따지는 게 더 머리 아프지.
일단은 렌탈카스닷컴(https://www.rentalcars.com)에서 차 빌리고 보험도 같이 들까 했는데, 검색할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 쿠키 쓴다면서 동의하지 않으면 나가 달라 하는데 그 쿠키 덕분에 내가 검색한 기록이 남아 있을테지. 그래서 검색할 때마다 조바심 나게 하려고 자꾸 가격 올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IP 체크해서 동일 지역이면 비싸게 때리고 있는지도.
아무튼... 한국 차가 많다. 현대 자동차에서 만들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i10도 있고, 리오라는 이름으로 대여 중인 프라이드도 볼 수 있다. 현대나 기아의 자동차는 언제든 탈 수 있으니 다른 차가 좋지 않을까 싶어 확인해보니 폭스바겐 폴로가 보인다. 딱이다. 하지만 에어컨이 없다고 나온다. 응? 얼마나 깡통 차면 에어컨도 없어? 설마 스티어링 휠도 파워 아니라서 낑낑거리고 돌려야 하고 사이드 미러도 손으로 접고 그러는 거 아냐? 일단 12월에 에어컨 쓸 일이 뭐가 있겠냐 싶어 없는 걸로 예약을 하려다가... 뭔가 께름칙해서 좀 더 찾아보려고 아직 예약은 안 했다.
이 위(↑)까지만 써놓고 바로 렌트 카 예약하려고 했는데... 그랬는데... 또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읽다보니 정말 소형으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환장하겠네.
오늘은 이대로 집에 있다가는 아무 것도 안 될 게 분명하니, 운동화 빨래 끝나면 밖에 던져놓고 맥도날드에라도 가서 여행기 책 좀 보다 와야겠다. 그렇게 안 하면... 정말 11월이 다 갈 때까지 아무 것도 못할 것 같다.
여행의 이응 근처도 못 갔는데 자꾸 번호만 늘려가며 글 올려대는 건 바보 같은 짓인 것 같아 그냥 이어 쓴다. 오늘 낮에 맥도날드에 가서 30분 정도? 가이드 북을 보고 왔다.
첫 해외 여행지가 일본이었는데 패키지 여행은 1도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자유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이드 북부터 샀더랬지. 그 때 가이드 북을 보면 한숨이 푹푹 나왔었다. '뭔 책이 이 따위야...' 쥐알만한 사진, 쥐알만한 글씨, 당최 적응이 안 됐다. 하지만 계속 보니 괜찮더라고. 그런데 지금 보고 있는 가이드 북은... 또 다른 난관이다. 당최 안 읽어진다. 기존의 다른 가이드 북들과 편집이나 구성이 다른데다 중구난방이라 정신을 못 차리겠다. 문제는 저 책 말고는 가이드 북이 없어 참고할 자료도 없다는 것.
일단 가이드 북 보면서 알게 된 것들부터 정리를 좀 해야겠다. 아래의 파란 상자 속에 있는 내용은 가이드 북에 있는 걸 옮긴 거다.
겨울은 10월부터 4월까지. 평균 기온이 영하 5도 정도라고 한다.
└ 한국보다 안 춥고만. ㅋㅋㅋ 반바지 가지고 갈까?오로라를 볼 수 있는 건 9월부터 4월까지라고.
└ 12월이니 충분히 볼 수 있지 않을까?대한민국 면적에 인구가 33만 명.
└ 응? 뭐라고?겨울에는 열한 시부터 16시까지가 밝은 시기.
└ 다섯 시간 정도를 제외하면 횃불 들고 다녀야 할 판이다. -ㅅ- 그래서 겨울이 비수기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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