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본 모든 경기 중 최악이었다고 단언할 수 있는, 심판이 망친 경기였다. 좋은 심판은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경기에 개입하지 않아야 하는 거 아닌가? 경기가 격해져서 선수들끼리의 충돌이 심상치 않다던가 할 때에는 별 일이 없더라도 경기를 멈추게 하고 주의를 줄 필요가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최대한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부드럽게 이어가야 하잖아? 그런데 심판 판정으로 인해 경기 흐름이 미친 × 널 뛰듯 넘어가기를 반복한다면?
어제 경기가 딱 그랬다. 포항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선제 골을 기록했고, 추가 골까지 터지면서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2 : 0 리드 이후부터 심판이 이상한 활약을 하기 시작했다(전반 14분에 하창래의 헤더 골을 취소시킨 건 일단 논외로 하겠다. ㅽ). 그 시작은 전민광의 다이렉트 퇴장.
상주의 스루 패스가 연결되었고 그대로 두면 골키퍼와 1 : 1로 맞서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 때 전민광이 발을 뻗었고 상주 선수와의 신체 접촉이 있어 상주 선수가 쓰러졌다. 반칙이 행해진 곳은 패널티 박스 밖이었다.
만약 전민광의 반칙이 없었더라면 100% 득점이 되는 상황이었을까? 그런 경우라면 다이렉트 퇴장은 말이 된다. 예를 들어 골키퍼마저 없는 골 문을 향해 가는 슛팅을 수비 선수가 손으로 쳐서 막아버렸다던가, 골키퍼와 1 : 1 상황에서 명백한 고의성 파울로 선수를 넘어뜨렸거나. 하지만 어제 전민광의 파울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상주 선수가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서게 되는 장면이었지만 전민광 외에도 공격을 방해하는 선수가 반대 쪽에서 달려들고 있었다(이 선수가 관여할 경우 패널티 킥이 불릴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긴 했다.). 누가 봐도 명백한 골 장면인데 반칙으로 막은 게 아닌 거다. 경고로 충분했다. 그런데 바로 빨간 색 카드를 꺼내들었다.
심판의 뭣 같은 짓거리는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이승모가 상대 공격수를 밀었다는 이유로 패널티 킥을 분 거다. 당시 화면을 보면 이승모는 포항 쪽을 향해 달려가면서 공을 보고 있었다. 크로스가 높아 점프하는 상대 공격수에게 닿지 않음을 확인하고 점프하지 않은 채 나가는 공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상주 공격수와 등 부분의 마찰이 있었고, 공중에 뜬 상주 선수는 공에 머리를 맞추지 못하고 그냥 떨어졌다. 그걸 이승모의 반칙으로 패널티를 분 거다. 만약 이승모의 개입이 없었다면 상주 선수는 헤더가 가능했을까? 아니다. 공은 빠르고 높게 지나가버렸다. 이걸 패널티 킥 준 거다.
두 번째 패널티 킥에 대해 고의성 운운하며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박스 안에서는 의도와 관계없이 손에 맞아 공이 굴절되면 패널티 킥을 주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니 이 판정에는 불만이 없다. 다만, 심판이 우리 편이다를 인지한 상주 선수들이 신나서 설치기 시작한 이후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게 화가 나는 거다.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팔라시오스, 이승모, 김상원이 경고를 받았다. 그동안 상주에게 두 골을 내주어 동점이 되어버렸고. 한 명이 부족한 포항이 오히려 힘을 내어 송민규가 골을 터뜨리자 하창래에게 경고를 주는 것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결국 동점 골이 터졌고, 경기 종료 전에는 강상우에게 시간 지연을 한다는 이유로 경고를 줬다. 시간 지연? 포항이? 생각이 있는 건가? 경기 전 상주는 3위, 포항은 4위였다. 만약 포항이 이긴다면 승점은 같아지지만 골득실로 인해 3위가 되는 상황이었다. 3위로 스플릿 전 라운드를 마치면 이후 다섯 경기 중 세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이 있어 3위를 노리는 상황이었더랬다. 그런데, 무승부로 끝나는 게 오히려 아쉬운 포항이 시간을 끈다고?
게다가 포항이 저렇게 경고를 받아대는 동안 상주에는 단 한 장의 경고도 없었다. 포항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공중에 떠 있는 공에 대해 경합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상주의 공격수가 발리 슛을 시도하다가 하창래의 머리를 찼다. 물론 다이렉트로 머리를 찬 건 아니고 공이 사이에 있긴 했다. 하지만, 포항에 경고를 남발했던대로의 판정이라면 충분히 위험한 플레이로 간주해서 경고가 나올 법한 장면이었다. 쓰러진 하창래는 일어나지 못해 벤치 쪽으로 의료진을 들여보내라는 사인이 들어갈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경고조차 없었다. 김우성 주심의 날카로운 판정은 포항으로만 향해 있는 건가?
상주의 승리를 위해 기를 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주심의 판정은 뭔가 어긋나 있었고 결국 3 : 3 으로 끝나는가 싶을 무렵, 이승모가 가로챈 공을 팔로세비치가 깔끔하게 골로 연결시키며 해트트릭, 정의 구현에 성공했다. 이겼다는 기쁨도 잠시, 뭣 같은 ㅺ가 경기를 망쳐놨다는 생각이 몹시 화가 났다.
네일베에서 검색을 해봤더니 2019년 최고의 심판으로 선정되었단다. 뭐? 저런 게?
인터뷰 기사를 보니 포항이 후반 추가 시간에 울산 잡을 걸 가장 인상 깊은 경기로 꼽았더라. 그 인터뷰 후 현× 쪽에서 뭐라고 했나? 그렇지 않고서야 저 따위로 판정할 리가 있을까?
심판은 잘해야 본전이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잘해도 욕 먹는다가 어울릴 정도로, 외롭게 싸워야 하는 자리다. 그런 걸 아니까 정말 어지간하면 심판 욕 안 하려고 한다. 물론 팔은 안으로 굽으니까 어째 자꾸 우리한테만 불리한 판정을 하는 것 같고 그렇지만, 아니겠지, 아니겠지, 그러면서 본다. 하지만 저 경기는 중계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죄다 심판 욕을 할 정도로 형편 없었다. VAR이 있어도 저 모양인데, 없었다면 말 그대로 경기를 만드는 판정을 내렸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이상윤의 악 써대는 중계도 가관이었다. 송재익과 다른 분(성함이 기억나지 않는다.)이 레트로 운운하면서 복귀한 덕분에, 그리고 고정운, 김병지가 해설을 그만둔 덕분에 최악이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정말... 가관이었다. 해설을 하는 건지, 농담 따먹기하다 악 쓰기를 하는 건지. 대체 어느 부분에서 해설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더라. 음소거 하고 보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이 날은 진짜 음소거 해놓고 봤다. 도저히 못 들어주겠더라. 제발 포항 경기는 이상윤한테 맡기지 말아줬음 좋겠다. 아오, ㅽ
아무튼... 심판 덕에 수준 떨어지는 경기를 봤다. 그냥 진행되었어도 재미있었을 경기인데, 심판 ㅺ가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저런 것들이 버젓이 최우수 심판이라 불리고 있으니 리그에 발전이 있을 리가 있나. 게다가 K 리그 홈페이지도 날이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팬들에게 정보를 주는 기능은 죄다 빼버리고 어설픈 디자인이나 따라하고 자빠졌다. K 리그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두 요소는 엿맹과 심판이다.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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