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여  행 』

괴산 수옥 폭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6. 20.
반응형

평소에도 수면의 질이 형편 없지만 휴일에는 더욱 더 엉망이 된다. 평소에는 새벽에 눈이 떠지면 기를 쓰고 더 자려 하는데 휴일에는 낮에 자도 된다는 생각으로 그냥 일어나버리는 거다. 오늘도 마찬가지. 얼마 못 자고 일어났다. PS5의 전원을 켜고 볼리비아의 전장을 뛰어다닌 지 어언 세 시간. 딱히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정오가 되어버렸다.
게임을 하면서도 노트북 화면에는 유튜브나 웨이브로 이런저런 영상을 띄워놓고 있는데 오늘 낮에는 『 1박 2일 』 '6대 폭포' 편이 방송 중이었다. 김종민이 수옥 폭포에 갔는데 주소가 충북 괴산으로 나오더라고. 응? 가깝지 않나? 서울에서 두 시간이라 하면 여기에서는 더 가까울텐데? 잽싸게 티맵을 실행해서 검색해봤더니 지방 국도로 가도 한 시간 반이 안 걸린다. 이대로라면 하루종일 방에서 뒹굴거릴텐데, 그러지 말고 가자!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쌕에 카메라 배터리만 챙겨 넣은 뒤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출발. 티맵 점수 때문에 최대한 과속을 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쳤다. 크루즈 기능이 있으니 운전하면서 딱히 할 게 없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가다보면 주차장이 나온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은 아직 갈 길이 남았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지? 내비 말은 잘 들어야 한댔는데. 이번 만큼은 내비를 무시하자. 그냥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된다.

 

코로나 감금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유명 관광지는 난리라는데, 여긴 다행히도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적했다.

 

주차장 앞에는 화장실이 있다. 깔끔하게 잘 관리되고 있었다. 폭포 가는 길을 나타내는 화살표를 새들이 만들어내고 있다. ㅋ

 

화장실에서 나와 길 따라 가다보면 안내를 볼 수 있다. 잊을만 하면 안내 화살표가 등장하니까 길 잃을 일이 없다.

 

솟대의 새들도 귀엽게 잘 표현했다. 천편일률적인 것보다는 이렇게 독특한 게 더 좋은 것 같다.

 

분위기 좋아 보이는 카페도 있으니 간단한 음료나 요기할 거리를 사먹는 것도 가능. ^ㅁ^

 

 

주변에 펜션도 많고 민박 집도 있으니 하루 묵으면서 쉬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스텔스 차박도 괜찮은 것 같고.

내 기준에 스텔스 차박은 아무 것도 없이 차에서 먹고 자고 하는 건데, 요즘 날씨라면 쪄죽기 딱 좋다. 세단이나 SUV에 무시동 에어컨이 있을 리 만무하니 시동을 켜야 하는데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다. 그냥 맘 편히 숙소 잡고 쉬는 게 낫다.

 

카페 앞에 나팔꽃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보기 좋더라.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는 아저씨, 아줌마 손님들이 잔뜩 있었다. 5인 이상 집합 금지 따위는 개나 줘버린지 오래. 게다가 줌마저씨 패시브 스킬인 '남들 눈치 안 보고 고성방가' 를 시전하고 있었다. 혼자일 때에는 얌전하던 사람도 무리를 이루면 그렇게 쌘 척 하고 난장판 만들기를 서슴치 않으니, 내가 저 꼴 날까 두려워서 혼자 다니는 거다.

 

물이 콸콸 흐르고 있으면 더 보기 좋았으련만, 뭔가 아쉬워보이는 개천이었다.

 

깔~ 끔하게 잘 정비해놔서 보기 좋더라.

 

그냥 길 따라 걷다보면 또 안내가 나온다. 시멘트 포장 길을 따라 걸으면 금방 폭포에 도착하게 된다.

 

자전거 투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스탬프를 두는 자리였던 모양인데 도장은 어디로 사라지고 없더라. 관리가 쉽지 않겠지. -ㅅ-

└ 다시 보니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 같다. 위로 열면 도장이 나올지도 모르겠네.

딱 저기까지 사진 찍고 나니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응? 비가 온다고? 비 예보 같은 건 전혀 없었는데? 잽싸게 일기 예보 어플을 이것저것 실행해서 확인해봤지만 비 온다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 강수 확률도 0%인데, 그런데 비가 온다. 어지간하면 그냥 맞고 다니겠는데 그냥 맞기에는 꽤 굵은 비. 지나가는 소나기 같긴 하지만 그냥 맞을 수 없다. 차로 돌아가서 우산을 가져와야 할지 망설였다. 다행히 정자가 보여 거기에서 비를 피하기로 했다. 우르릉~ 쿵~ 천둥까지 치고. 아오...

 

뭐, 정자에 앉아 내리는 비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금방 그칠 거라 믿고 있는 것도 있었고.

 

이내 비가 그쳐서 다시 길을 따라 걷기 시작.

 

아기자기하게 참 잘 만들어놨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 중이라고 들어갈 수 없게 해놨는데 저 위 쪽에서 어슬렁거리는 사람도 보이더라. 반대 쪽으로 들어간 모양이지.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고이고, 고인 물이 흘러 넘쳐 바위를 타고 아래 쪽으로 내려간다.

 

아래 쪽에서 보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ㅋ

 

보정을 전혀 하지 않으면 갤럭시로 찍은 사진 쪽이 훨씬 쨍~ 하다. 파란 색이 강조된 느낌이랄까?

 

사람도 얼마 없겠다, 정자에서 노래 들으며 배 두드리고 누워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 싶더라.

 

정자 위쪽에 뭐라 뭐라 써놨던데 읽으라고 붙여놓은 건지, 공치사하려고 붙여놓은 건지, 당최 읽을 수가 없더라. -ㅅ-

 

 

 

폭포 쪽에서 올라가는 길은 막아놨지만 반대 쪽은 들어갈 수 있게 해놨기 때문에 정자에 가려면 반대 쪽으로 가면 된다.

 

 

 

 

물 색깔은 별로. 딱히 몸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시커먼 물이었다. 냄새 안 나는 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라이트 업도 하는 건지 조명 장치도 설치되어 있었다. 조명이 켜지면 예쁠 것 같긴 한데, 무서울 것 같기도... ㄷㄷㄷ

 

 

 

 

주요 관광지와 문화 유적을 봤는데... 괴산군에는 미안하지만 딱히 볼만한 곳은 없는 것 같... -ㅅ-

 

문 닫은 지 한~ 참 되어 보이는 한지 체험장.

 

일반 가정 집 같은데 우체통도 그렇고, 마당 한 켠의 정자도 그렇고, 정말 예쁘게 잘 꾸며놨더라.

 

핑크 색 외관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니, 요즘 보기 힘든 민박 집이었다. ㅋ

 

근처에 다른 볼거리도 좀 있는 것 같지만 오늘은 폭포만 보고 돌아가기로 했다. 다음에 좀 더 알아보고 다시 가던가 해야지. 일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았다. 한적하게 폭포 소리 듣고 쉬고 싶은 사람들이 가면 좋지 않을까 싶더라. 근처가 문경이라고 해서 조금 놀랐다. 문경세제가 한국인이 가장 가고 싶은 관광지 1위였던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아직 한 번도 안 가봤다. 다음 달에 주사 한 번 더 맞고 나서 8월이 되면 문경에 한 번 다녀와볼까 싶다.

반응형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경 새재  (0) 2021.08.28
자전거 타이어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  (0) 2021.07.25
The New GLA 차박 후기 3  (0) 2021.05.29
제천 의림지  (0) 2021.05.18
두창 저수지  (0) 2021.04.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