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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1년 08월 02일 월요일 맑음 (염병할 기상청/월요일부터 빡이 친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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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에 궁시렁거리고 남 까는 글 안 써야겠다고 다짐한 지 일주일 됐나? 지킬 수 없는 약속임을 알고 싸질렀지만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너무 바보 같은 다짐이었다. 군인이 휴가 나가서 군대 얘기 안 하겠다고 다짐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고. 아오, 씨.

금요일에 야근을 하고 토요일에 퇴근, 두 시간 남짓을 자고 일어나 시간을 보냈더랬다. 맥주 마시면서 축구 보다가 빡이 쳐서 잠이 들었고 새벽에 일어났다. 빈둥거리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야구 중계 켜놓고 살짝 잠이 들었다. 한 30분 잤나? 중계진이 소리 질러대는 통에 깨서 끝내기로 이기는 거 보고 바로 다시 잠이 들... 었어야 했는데 잠이 확~ 깨어버려서 결국 한 시 반이 되어서야 다시 잘 수 있었다.
눈을 뜨니 다섯 시. 여섯 시에 알람을 맞춰놨기에 다시 자는 것도 의미 없다 싶어 태블릿으로 게임을 하다가 대충 씻고 출근. 어제까지는 하루종일 비 온다고 되어 있더니만 오전에 두 시간, 오후에 내내 비 오는 걸로 바뀌어 있었다. 하늘을 보니 분명 비가 올 것 같기는 한데... 고민을 하다가 결국 자전거를 두고 걸어갔다. 날이 흐리고 이른 아침이었기에 그냥저냥 시원했지만 땀이 삐질삐질.

사무실에 도착해서 바로 일하기 시작. 참으로 성실하다. 금요일 회의 때 없었던 여직원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얘기하면서 같이 속 터져 하다가 사무실로 복귀. 점심 시간에는 기절했다. 잠이 부족했기 때문인지 혼절하듯 잤다.

오후 시간 역시 순삭. 날이 시원한 편이어서 운동 시간에는 산책을 했다. 비? 염병하고... 땅이 좀 젖어 있는 걸 보니 오긴 온 모양인데 예보처럼 오후 내내 내리지는 않았다. 구름은 잔뜩 있었지만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일 정도였다. 염병할 기상청. 진짜 더럽게 못 맞춘다. 어지간하면 안 까려고 하는데 올 여름은... 에휴...

 

나는 스스로 지도자 타입이 아니라 생각한다. 지도자라고 하니 좀 이상한데, 최고 의사 결정자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잘해봐야 중간 관리자 정도가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아니, 중간 관리자도 과분하다. 옷 벗고 나가는 날까지 실무자이고 싶다. 무능력한 관리자가 있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보는지 여러 번 겪었기 때문에,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스트레스 받는 꼴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다.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나처럼 자각이라도 해서 그런 자리에 안 앉으려는 노력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다. 깜냥도 안 되면서 왜 여러 사람 피곤하게 만드는지 알 수가 없다. 월요일부터 속이 터진다. 짜증이 난다. 문제는, 답이 없다는 거다. 해결 방법도 보이지 않고, 2년 동안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거다. 남 생각할 때가 아니다. 기를 쓰고 도망가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요즘은 날마다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다.

 

예전에 하도 벌레 같은 것들을 많이 보아왔기에 여기는 천국처럼 느껴졌는데, 익숙해지니 여러 단점이 눈에 들어온다. 시스템이나 환경의 문제라면 해결하던가 적응하겠는데, 사람이 문제이다 보니 방법이 없다. 내가 인간 개조의 용광로 삼청 교육대도 아니고, 사람을 바꿀 수 있겠냐고. 최대한 스트레스 안 받고 살아야 하는데 휴가도 못 가게 하는 통에 죽을 맛이다. 주사 두 방 다 맞았는데 휴가는 휴가대로 못 가고, 숨이 콱콱 막히게 쥐어 짠다. 짜증을 안 낼 수가 없다. 아아~ 미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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