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을 확~ 올려주는 가전 제품이 몇 개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제습기와 건조기가 그런 녀석이었지. ㅇㅇ에 있는 회사 숙소에 살 때에는 사고 싶은 게 많더라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내 집도 아니고 워낙 좁았으니까. 그러다가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온 뒤 냅다 건조기를 질렀고, 거의 한 달을 망설인 끝에 에어 프라이어를 질렀다. 전자 레인지와 뭐가 다르냐니까 아~ 예! 다른 거라는 평가를 본 게 컸다.
내가 지른 건 리하스라는 브랜드에서 나온 KHD-18L이라는 녀석. 419,000원이 정가인 모양인데 네일베 원쁠딜에서 147,000원에 팔 때 잽싸게 질렀다. 원래는 돈 주고 사야 하는 이런저런 것들과 실리콘 바스켓을 같이 준다고 생색을 내더라. 지금은 얼마인가 봤더니 209,000원에 팔고 있다. 나름 싸게 잘 산 것 같다.
광고 아닙니다. 십 원 짜리 하나 받은 거 없어요.
며칠 동안 방치하고 있다가 설치를 했다. 설치랍시고 어려울 게 없다. 세제 따위를 두던 선반의 맨 위를 치우고 거기에 뒀다. 아슬아슬하게 놓인다. 조금만 더 컸더라면 못 올려놨을 거다.
전기를 많이 먹기 때문에 서지오(흔히 멀티탭이라 부르는 그것)에 연결하면 안 된단다. 다행히 선반이 있는 곳에 콘센트가 있어서 거기에 연결했다.
레시피 북이 있긴 한데 찾아보기 귀찮아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뒤 그대로 돌렸다. 가장 먼저 돌려본 건 냉동 만두. 한 눈에 봐도 바삭바삭 할 것 같은 만두를 입에 넣는 순간 후회가 텍사스 소떼처럼 밀려 왔다. 이걸 왜 이제 산 거냐... 대체 왜 한 달이나 고민한 거냐...
기존에 만두를 구워 먹으려면 쌩 쇼를 해야 했다. 프라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적당히 달궈지면 만두를 올리고, 조금 있다가 물을 약간 넣은 후 뚜껑을 덮어 기름이 튀지 않게 해야 하고,... 그런데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다 건너뛰고, 그저 10~15분 기다렸다가 입에 넣으면 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만두를 이렇게 쉽게 먹을 수 있다고?
그 뒤로는 모든 식재료를 다 저기에 넣고 있다. 나에게 있어 에어 프라이어는 모든 식재료를 맛있게 만들어주는 요술 램프 같은 녀석인 거다. 두부도 잘라서 넣고, 반건조 오징어도 버터 발라서 넣고, 김치도 구워 봤다. 냄새가 문제이긴 한데 창문 열어 놓으면 되니까.
처음 실패한 건 구워서 나온 쥐포였다. 오래 돌리면 안 되는데 '중간에 끌 거니까, 뭐...'라 생각하고 돌린 뒤 까먹어버렸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쥐포였던 녀석은 숯이 되어 있었다. 방 안에 온통 꼬랑내가 나는 건 덤. 그리고 그 뒤로 에어 프라이어가 한동안 그을음을 만들어내더라. 그 때마다 기기 닦아내느라 짜증스러웠지만 내가 저지른 일이니 누굴 탓하겠어.
지른 지 대략 2주 정도 되었는데 건조기, 제습기와 함께 혼자 사는 사람에게 정말 유용한 기계에 포함되고 남을 녀석이다. 아~ 주 훌륭해. ㅋ
'『 리 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라임 10W 듀얼코일 PD 급속 무선 충전 거치대 스탠드 (0) | 2023.05.23 |
---|---|
순토 9 피크 프로 티타늄 (0) | 2023.04.28 |
EVGA Z15 RGB 게이밍 키보드 (스피드 실버) (1) | 2022.09.24 |
바나나몰 SOD 달력 (0) | 2022.09.23 |
오드모아 퍼스널 샤워 퍼퓸 (0) | 2022.09.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