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탭 S9 울트라(Galaxy Tab S9 Ultra) 허겁지겁 개봉기

 

태블릿을 만드는 회사는 여럿 있지만 양대 산맥을 꼽자면 애플과 삼성전자일 게다.　앱등이, 삼엽충 타령하며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일 정도로 팬층이 확 갈려 있지.　나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 아이튠즈로 동기화하면서 하도 고생을 했던지라 그 뒤로 애플 제품은 쳐다도 안 보는 사람이 되었다.

손전화는 갤럭시 S1 → 갤럭시 S3 → 갤럭시 S6 → 엑스페리아 Z2 → 갤럭시 S8 → 엑스페리아 XZP → 갤럭시 S20+ → 갤럭시 S23 울트라 순으로 바꿔왔다.　죄~ 다 갤럭시였고 그나마 잠깐 다른 기종 쓴다고 한 것도 안드로이드가 올라가있는 엑스페리아였다.

태블릿은 어떤고~ 하니, 갤럭시 탭 10.1 → 엑스페리아 Z2 → 갤럭시 탭 S5e → 갤럭시 탭 S9 울트라 순 되시겠다.　아이패드가 기똥차다 들었지만, 남들 쓰는 거 보면서 좋고나~ 라고 생각했지만, 살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안드로이드에 꽁꽁 묶인 몸이다.

 

 

안다.　언팩 행사한 지 일주일도 안 된 갤럭시 탭 S9 울트라의 성능이 M1 달고 있는 아이패드만 못하다는 것을.　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익숙함이었기에 망설임 없이 안드로이드를 선택했다.　게다가 화면 크기도 중요했는데 15인치에 가까울 정도로, 대체 이런 걸 왜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것도 선택의 이유였다.

 

언팩 행사가 7월 26일이었는데 사전 구매 신청을 27일부터 받더라.　냅다 신청했다.　손전화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고 있는지라 굳이 5G를 지원하는 모델이 필요하지 않아 와이파이 전용 제품을 골랐다.　색깔은 어두운 색이 나을 것 같아 그라파이트인가 뭔가를 골랐고.　256GB 제품을 고르면 512GB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건 좋은 것 같은데 RAM이 조금 아쉽다.　1TB 제품만 16GB가 들어가고 그 외에는 12GB가 들어간다.

사전 구매 신청할 때 배송 희망 일자를 반드시 적으라고 해서 주문 다음 날인 28일로 했다.　그러고 생각했지.　언팩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일주일 뒤에나 배송해주려나?

아니나 다를까, 제품 수급이 어려워 28일에는 배송이 안 된다고 메시지가 왔다.　그리고...　29일에 배송한다고 다시 연락이 왔다.　응?　벌써 와?

 

 

《 배송 기사님이 무심하게 스윽~ 건네주고 간 종이 봉투 》

 

《 작디 작은 상자 하나가 덩그러니 들어 있다. 》

 

 

《 요즘은 다 이렇게 뜯게 만들더고만. 》

 

 

 

《 예전 같으면 감탄했을텐데, 이제는 익숙해져서... 》

 

《 본체를 들어내면 상자 두 개와 전용 스타일러스 펜이 보인다. 》

 

 

 

《 빛 반사 처리랑 원수진 건가.　기를 쓰고 안 해주는고만. 》

 

《 기존에 쓰던 갤럭시 탭 S5e를 올려놓으니 정말 작아 보인다. 》

 

 

《 카툭튀인데 생각보다 덜그럭거리지 않는다.　펜을 붙여놔서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

 

 

 

 

 

일단 이것저것 만져보긴 했는데 아직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무료 혜택이랍시고 이것저것 주는데 예스 24의 무표 쿠폰은 적잖게 헤매다가 겨우 등록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은 무료 혜택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등록이 안 되더라.　예전에도 그런 식으로 떠서 혜택을 이용하지 못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등록이 되어 9월까지 무료로 쓸 수 있는데, 무료 혜택이 끝나면 다시 한 번 확인해봐야겠다.　크레마 전자책 어쩌고도 1년 짜리 혜택을 주던데 이미 S5e 때 한 번 써먹었다는 이유로 등록이 안 되더라.

키보드 케이스는 두 종류가 있어서 뭘로 할 지 고민 중이다.　8월 10일 전에 신청해야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노트 케이스도 따로 사야 할 지 고민 중이고.　무료로 준다는 파우치와 스테이들러 펜은 얇은 걸로 질렀다.

 

기존에 쓰던 S5e는 사실 상 유튜브 전용 머신이었다.　어쩌다 한 번 『 클래시 오브 클랜 』 정도나 할까, 게임도 거의 안 하고.　S9U는 뭔가 달라질까 싶지만, 처음에나 신기하다가 펜 좀 쓰지, 금방 유튜브 머신으로 자리 잡을 게 분명하다.

 

아, 그리고.　S 펜이 호환되는지 궁금해서 확인해봤다.　일단 갤럭시 S23 울트라에 있는 펜은 탭 S9 울트라에서 아무 문제없이 동작했다.　반대로 해봤더니 먹통이기에 안 되는가 싶었는데, S23 울트라에 내장된 펜을 뽑아내고 나니 탭 S9U의 펜도 정상적으로 동작했다.

 

지금은 방수, 방진이 흔한 일이 되었지만 엑스페리아 Z2를 쓸 때만 해도 방수는 굉장한 일이었다.　당시 손전화와 태블릿 모두 Z2를 쓰고 있었는데 같이 운동하던 누님들과 식당에 갔다가 일부러 손전화에 물을 쏟아 닦는 관종 짓을 했더랬지.　ㅋㅋㅋ

갤럭시 탭 S9 울트라는 방수가 된다.　삼성전자를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물에 담궈서 방수가 잘 되는지 확... 인 하는 건 아마도 몇 년을 쓴 뒤가 되지 않을까 싶다.　ㅋ

기존에 사용하던 탭 S5e의 처분이 문제인데...　중고로 팔자니 ×값이 될 게 분명해서 아깝고, 그렇다고 들고 있자니 안 쓰게 될까 싶어 걱정이다.　당분간은 유튜브 머신으로 계속 써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커지고 무거워져서 자기 전에 들고 있다가 얼굴로 떨어지면 대참사가 일어날 게 분명하다.　치과 의사들에게 의외로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