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8월 12일부터 2주 동안 쉬게 되었다. 진작에 쉬었어야 했는데 진단서 받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까지 모두 태워버린 느낌. 6개월 정도 느긋하게 쉬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지만 그렇게 되면 한, 두 달 지난 후부터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한다. 저질러 놓은 것들이 많아서 쉴 수도 없다. 1년 정도는 일하지 않아도 돈 벌 때 먹고 사는 것처럼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뒀어야 하는데... (이렇게 후회하지만 그렇다고 아둥바둥 아껴서 미래의 나를 위해 돈 좀 쌓아놓겠다는 마음은 1도 없다는 게 문제. 😩)
방구석에서 하루종일 유튜브 새로고침 하다가, 한 때 핫 했던 유튜버가 영양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는 내용의 방송을 보게 됐다. 별 생각없이 봤는데 영양이 별 보기에 그렇게 좋다네? 영월에서 본 은하수도 환상적이었는데 그 정도일까 싶기도 하고, 1~2년 내에 몽골에 별 보러 가겠다고 벼르는 중이라 살짝 혹~ 했다.
그리하여 급하게 갈만한 곳을 알아봤다. 경상도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안동보다 위에 붙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바로 위가 강원도. 그렇다는 것은... 한 번 가보자 싶었던 태백까지 다녀오기에 딱 좋다. 겸사겸사 태백에도 다녀오자!
그렇게 블로그의 후기나 사진을 위주로 가고 싶은 곳을 추려내고, 네일베 지도를 이용해서 동선을 짰다. 그 결과가 아래 되시겠다.
극 J인지라 최소한으로 계획을 짠 게 저렇다. 내 차 가지고 말 통하는 곳을 싸돌아다니는 거니까 저 정도지, 해외에 나가기 전에는 대중 교통 시간부터 얼마나 보낸 후 이동할지까지 일일이 예상한다. 그게 어긋날 수 있으니까 그럴 경우를 가정해서 3안 정도까지 만들어두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당황할 일이 없... 다기보다는 줄일 수 있다. ㅋ
영양 같은 경우는 고택에 머물 수 있게 한 곳이 꽤 되었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몇 안 되는 펜션도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과분하고. 어렵사리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는데 카페를 겸하고 있다 한다. 문을 안 여는 날도 꽤 되는 모양인지 허탕 쳤다는 글도 꽤 있었다. 홈페이지도 없고 네일베에서 예약도 안 되기에 사장님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대 전화 번호를 알아내어 문자를 보냈다. 예약이 되는지 여쭈었더니 다행히 된단다. 간단한 조식을 포함해 하루 70,000 원이라고 한다. 보통 게스트하우스가 1박에 35,000 원이니까 두 배나 된다. 잠깐 고민했지만 사진으로 본 분위기는 그 정도는 내도 된다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바로 입금을 했다. 그리고 확인해달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다.
최근에 이용한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① 자체 홈페이지가 있거나, ② 네일베에서 예약이 되거나, ③ 전화나 문자로 문의하면 바로바로 답장이 왔기에 좀 당황스럽다.
일단 태백 쪽 숙소까지 예약을 마치자 싶어 검색을 계속했다. 영양보다는 게스트하우스가 많긴 한데 후기를 보니 딱히 끌리는 곳이 없다. 게다가 후기가 아~ 예 없는 곳도 있고. 영양도 그렇고, 태백도 그렇고, 최근의 이용 후기가 없다는 게 좀 아쉽다. 대부분 2021년 이전의 글이고 2022년에 다녀왔다는 글도 많지 않았다. 관광지로 그닥 인기가 없는 모양이지.
일단 검색해서 나온 손전화 번호로 문자를 보냈는데 한 시간 가까이 지났음에도 읽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주소가 있기에 들어가봤더니 도메인 사용료를 내지 않았는지 엉뚱한 페이지가 뜬다. 흠... 뭔가 내키지 않는다. 결국 태백에서 몸 누일 곳은 그 쪽에 가서 찾아보기로 했다. 모텔을 이용해도 되고 정 맘에 드는 곳이 없으면 삼척이나 속초까지 올라가도 된다. 그러고보니 이번 태풍으로 강원도 쪽 피해가 컸다는데 괜찮은 건가?
원래는 내일 당장 떠날 생각이었지만 월요일에 쉬는 곳이 많아서 화요일에 출발하는 걸로 일정을 바꿨다. 내려오는 길에 동탄에 잠깐 들러 지인을 만나고 올까 싶은데 계획대로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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