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새벽에 여러 번 깼다. 피곤할 법도 한데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자다 깨도 몸이 가볍다. 두 시에 한 번 깨고, 네 시에 한 번 깨고. '자고 일어나면 베개 빨아야지.'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가 눈이 부셔 시계를 보니 일곱 시가 넘었다. 밝으면 바로 깨는지라 평소에는 여섯 시 언저리에 눈이 떠지는데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이다.
어제 술 마시다가 갑자기 끓인 된장찌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베개를 세탁기에 넣은 뒤 대충 주워입고 사무실에 갈 준비를 했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어제 내린 비가 여기저기 고여 있어 오늘은 차로 출근. 회사 숙소의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곳에 들러 쓰레기를 버리고 사무실로 향했다. 도착하니 아홉 시가 채 안 된 시각. 없는 동안 처리된 일을 확인해서 해야 할 일을 마쳤더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잠시 멍 때리면서 퇴근하고 나서 뭘 할지 생각해봤다. 어디라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화도는 생각보다 머니까 다음에 1박 2일로 다녀오기로 하고, 가까운 곳, 그러니까 편도 한 시간 정도로 갈 수 있는 곳? 그런 곳에 다녀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머리 속에 떠오른 곳은 충주호인데 바이크로 갈까 싶어 알아보니 한 시간 반이 걸린다고 나온다. 조금 먼데... 그래서 여주 아울렛을 알아봤더니 마침 오늘까지 할인을 한단다. 하지만 살 게 없는 걸? 아니, 아울렛에 가면 틀림없이 살 것들이 생기겠지만 바이크 + 몽골 여행으로 지출이 엄청났기 때문에 긴축 경제에 들어가자고 다짐했지 않았던가. 그래서 쿠팡을 통해 일본 라면과 음료를 사려다가 장바구니에서 삭제한 게 어제인데.
살 게 없더라도 틀림없이 지를 게 분명하니 여주 아울렛도 포기. 결국 퇴근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맥주나 사들고 가자고 마음을 바꿔 먹었다.
여기 온 이후부터는 확실히 술 마시는 게 줄었다. 빈도도 줄었고 양도 줄었다. 긍정적인 변화다. 그래도 주말에 맨 정신으로 보내기는 조금 아쉽다. 날씨도 구리니 방에 쳐박혀서 낮술이나 마시고 일찌감치 자는 게 좋을 것 같다. ㅋ
어제 한참을 속 썩인 8BitDo 키보드는 프로필 호출 버튼을 누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참을 알아보다가 설정 프로그램에 주황색으로 표시되는 걸 보고 버튼을 눌러봤는데 불이 켜지지 않아서, 프로필을 다 지우고 키보드를 초기화한 뒤 새로 프로필을 만들고 나서 버튼을 누르니까 그제서야 작동하더라. 됐다 싶어 프로그램을 껐더니 또 바보 짓을 하는 키보드. 프로그램을 계속 켜놔야 하는 건가 싶다.
퇴근해서 남은 된장찌개를 비우고 나니 벌써 14시. 남의 팀 경기 보면서 맘 편하게 맥주나 마셔야지. 아, 그 전에 어제 보다 만 『 노량 』 을 마저 봐야겠다. 재미 없어서 보다 말았는데 끝은 봐야겠다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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