뮝기적거리다가 13시 넘어서야 카메라 싸짊어지고 집을 나섰다. 101번 버스 타고 터미널에 내려 전주 가는 버스표를 샀다. 3,300원. 지방에서 인근 지방으로 가는 버스가 다 그렇듯 좌석 번호 없이 선착순이다. ㅋ
날씨가 좀 쌀쌀해지면서 가을인가? 싶었는데... 어느 덧 가을도 끝자락이다. 익산에서 전주까지는 버스로 30분이 채 안 걸린다. 멍~ 하니 창 밖 보다가 전주 도착할 무렵 졸았다. -_ㅡ;;;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흠칫 놀라 깼고 이내 터미널에 도착해서 내렸다.
한옥마을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사전에 미리 검색해보니 자세히 알려주는 글이 없다. 일단 가보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터미널에 내리니까 좀 막막하다.
결국 확실하지 않으니 버스 탈 수가 없어서 그 중년 커플이 사라진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편의점이 보이기에 음료수 하나 사면서 한옥마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아무튼... 안내 방송 듣고 내려서 버스 진행 방향으로 약간 걸으니 바로 성당이 보였다. 아, 저기구나! 싶더라.
어진을 전시한 곳이라고 해서 도장 같은 걸 생각했는데... 조선 시대 임금들 그려 놓은 걸 모아 둔 곳이었다. 원화도 아니고 근래에 다시 그린 게 거의 전부. 세종대왕의 어진을 찍어봤다.
강화도에서 농사 지으며 잘 살다가 끌려 와 힘없는 임금 역할에 충실했던 불쌍한 철종의 어진은... 구석탱이에 놓여져 있었다. -ㅅ-
닥종이로 만든 행차 모형인데 실사보다 약간 SD 느낌이라 더 정겹고 귀엽다. 인형들 표정도 죄다 밝다. 실제로 저렇게 헤쭉헤쭉 웃으며 행차하지는 않았겠지만 그 정도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바니까 이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만들어 놓은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 인형은 뭐, 저 인형은 뭐, 하는 식으로 친절히 설명해놓았다. 맘에 들었다.
가마. 임금이 타던 가마는 아니고, 어진 실은 가마인 걸로 기억한다. 설명된 글 자세히 안 봐서... -_ㅡ;;;
부지런히 찍어댔는데... 뭔지 다 까먹고 기억도 안 난다. -ㅅ-
출구도 멋드러지게 만들어놨다. 나가려는데 남자 하나, 여자 하나가 날 보더니 흠칫! 한다. 뭐지, 저 사람들? 들어오려다가 나 때문에 쫄아서 안 들어오는 건가? 그런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KT 직원들이었다. 싸게 핸드폰 개통해준다고... -_ㅡ;;; 이런 데까지 와서 영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안스러웠다.
날씨 좋은 날 다시 가서 건물 하나, 하나 꼼꼼히 보면서 다시 사진 찍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도 꾸물꾸물한데다가 늦게 출발해서 급하게 막 찍고 그냥 와야했다. ㅠ_ㅠ
맛있게 익은 홍시. 나 어렸을 때 살던 집에도 사과 나무랑 감 나무가 있었다. 마당 있는 주택에 살고 싶다.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니 예쁜 기와 지붕이 쭈우왁~ 한 눈에 들어온다.
사진 찍기 좋은 자리를 표시해뒀다. 그런데... 저기서 찍어도 별로 안 이쁘게 나오던데... -ㅅ-
누군가 놓고 간 우산. 오전에 비가 왔었고,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그런지 버려진(깜빡한?) 우산을 몇 번 봤다.
하늘이 꾸물꾸물... -ㅁ-
술도가라는 말이 반가워(?) 사진 찍는데 여자 사람 두 명이 저런 걸 왜 찍어? 하는 표정으로 지나갔다. ㅋㅋㅋ
술 박물관에 갔더니 닥종이 공예품이 또 있다. 표정이 정말... 대박이다. ㅋㅋㅋ
게스트 룸도 꽤 있었다. 하루쯤 머무르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싶긴 했는데... 난 30분만 버스 타면 갈 수 있는 익산 거주자. -ㅅ-
날이 어두워져 걸음을 좀 재촉했다. 날씨 따뜻해지면 아침 일찍 가서 좀 더 천천히 둘러 보고 와야겠다고 다짐했다.
터미널로 오려고 버스 타러 갔는데... 방법을 방범으로... ㅋㅋㅋ
전주 한옥마을 홈페이지 : http://hanok.jeonju.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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