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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12년 03월 16일 금요일 비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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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다더니 오후에 잠깐 흩뿌리다 말았다. 제법 올 줄 알았는데 기대 이하다. 눈이 아닌 비를 원했건만... 실망이다. -ㅅ-

공지영의 인터뷰를 책으로 엮은 『 괜찮다, 다 괜찮다 』를 봤는데 다른 것보다 혼자 주위 모두를 왕따 시켰다는 부분이 와닿았다. 그게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공감대 같은 게 형성이 되는 거다. 예전에도 무척이나 까탈스럽고 혼자 잘났다는 식으로 살아왔지만 나이 먹으면서 점점 더해가는 것 같다. 나도 사람인데 일부러 그럴 리가 있을까? 나 역시 사랑받고 칭찬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껄끄러워 하는 짓을 하는 건 내가 믿는 정의를 따르는 게 제대로 된 삶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이 쪽이 정의라면 남들 모두가 아니라고 해도 난 정의라고 믿는 쪽에 힘을 싣고 싶은 거다. 싸우는 것보다는 적당히 지더라도 어울리는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그런 내가 껄끄러울 것이고 그 과정이 길어지면 미워하고 미움받게 된다.

물론 그럴 필요는 없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스리슬쩍 넘어가도 된다. 그런데 난 그게 안 되는 거다. 차 한 대 안 다니고, 사람 한 명 없는 새벽의 도로에서도 빨간 불이라면 멈추는 게 나다. 그런 나한테 상황에 따른 유동성, 소위 말하는 유도리가 없다고 하는데... 난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다. 빨간 불이면 서라고 배웠잖아? 왜 배운대로 안 하는 거지? 이렇게 되는 거다.

물론 내가 예수나 부처가 아닌만큼, 나도 내 유리할대로 움직이고 생각하며 떠벌린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일관성을 가지려고 노력을 한다. 그게 고작 노력으로만 그치고 결과만 놓고 따지면 내가 미워하는 사람들과 같은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이런 얘기하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기에 말이 말리게 된다. 앞뒤가 제대로 되어 딱 내 주장을 했음 좋겠는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서 남한테는 입에 좋은 약이 쓴 법이라고 떠드는 거랑 다를 게 뭔가 싶은 거다. 그래서 이렇게 주절거릴 때면 결국은 내가 니들 욕하지만 나도 니들 못지 않은 나쁜 놈... 따위의 결론이 나지만... 그렇다고 입 다물고 있자니 너무 답답하다.

어찌 됐든... 백령도에서 살 날이 한 달도 채 안 남았다. 2004년에 전역하면서 다시는 안 오겠다 했지만 결국 다시 들어왔고 1년 넘게 여기서 지냈다. 이번에 나가면 정말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지만 언제 또 들어올런지 알 수 없다.

아무튼... 박 ××님이 나가면서 내가 백령도에 가장 오래 머문 전×정× 근무자가 되면서 스스로가 조심하려 노력했다. 남들이 볼 때에는 분명 내가 한 군데 오래 머무르며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가지려 하는 욕심쟁이로 비춰 보일테니까 말이다. 그게 기우에 그쳤으면 다행인데 실제로 그런 얘기가 떠돌았고, 그런 소리 안 들으려고 노력했는데도 끝내 그런 소리 들어야 해서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 남들보다 더 일하고 덜 쉬면서 그런 소리 들으면 정말 기분 더럽다.

보름 후면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업무를 할텐데 굳이 미워 보일 일 할 필요가 있나 싶지만... 1년 동안 미움 받을 짓 하고 살아와서인지 이제와서 얼굴 싹 바꾸고 착한 척 하는 것도 우습다. 오히려 남들에게는 쟤 왜 저래? 하는 식으로 진정성에 의심이나 받을 것이고.

결국 난 ×도 아닌 게 거들먹거린다, 혼자 잘났다 따위 소리만 듣다가 사라져야 하지 않나 싶다. 뭐... 남들에게 좋은 소리 듣고 칭찬 받는 게 좋지만... 오해에 대해 일일이 변명하면서 사실은 나 좋은 사람입니다라 하고 싶지는 않다. 난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까.

밖에 나가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생각은 많은데 실천으로 못 옮길 게 분명하다. 『 바이오 하자드 4 』 엔딩 보겠답시고 플레이 스테이션 2 들고 왔지만 거의 안 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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