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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뽀오츠 』/『 스틸러스 』

경기 종합 : 2012년 03월 30일 vs 전남 @ 스틸 야드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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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시작된 이후 승리가 없다며 갈굼 당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상주와 전남에 연승을 거두며 졸지에 상위권에 올라 앉았다. 그러나 '당연히 4강, 잘하면 우승도 가능'한 팀의 모습은 절대 아니다. 수원이나 GS 축구단이 예상대로 잘 나가는데다 광주가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항의 부진이 당연한 건 아니다. 경기력은 여전히 형편없다.

김다솔이 두 경기 연속으로 선발 출장했다. 정성룡의 이적 이후 당연하다는 듯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한 신화용이 부상이 아닌데도 두 경기째 못 나왔다. 골키퍼는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좀처럼 교체되지 않는다. 올 시즌처럼 경기가 잔뜩 늘어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황선홍 감독이 내부 경쟁 운운하며 김다솔을 두 경기 내리 선발로 내세웠다. 신화용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일 것이다. 그런데... 김다솔이 두 경기에서 모두 선방을 했다. 특히나 신화용의 약점인 문전으로 날아오는 높은 공(수비수와 골키퍼 사이로 날아오는 공의 처리에 약점을 보였다. 이는 모든 골키퍼에게 어려운 것이지만 특히나 신화용은 이런 공을 처리하는 데 있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정성룡은 더 심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의 처리는 오히려 더 안정적이었다. 지금의 김다솔이 신화용에 밀리는 건 킥 정도? 그리고 경험이 적어 후방에서의 선수 조율이 약하다는 정도다.

이 경기에서도 약간의 차이지만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포항은 그동안 치러진 경기에서 대부분 점유율이 높았다. 그러나 그걸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공을 오래 가지고 있었지만 팬들이 공감할 수 없다는 건 수비 진영에서 쓰잘데기 없이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거다. 단순히 점유율 올리기에 급급한 축구는 독이다.

포항의 스틸러스 웨이는 K-리그의 5분 더 캠페인에 앞서 나왔다. 쓸데없는 반칙을 줄이고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도 하지 않으면서 경기 시간을 늘리자는 거였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의 포항 반칙은 전남의 두 배를 넘어 버렸다. 백 패스를 금지하고 경기 시간을 늘리며 공격 일변도를 앞세우면서도 탄탄한 수비를 내세우던 파 감독님 때의 스틸러스 웨이는 완벽히 실종됐다(파 감독님의 공격 앞으로! 축구 때문에 포항의 수비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포항은 2007년 이후 이어진 전성기 때 최강의 수비를 선보였다. 수비가 강하기에 뒤를 걱정하지 않고 공격할 수 있었던 거다.).

박성호와 고무열은 이번에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정규 시즌 5 라운드 째다. AFC 조별 예선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vs 촌부리)와 AFC 조별 예선(vs 감바 오사카/분요드코르)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이 둘의 콤비는 아무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박성호는 높은 공을 따내며 황선홍 감독이 요구하는 뻥~ 축구에 응답했지만 떨어지는 공이 포항 선수에게 연결되는 빈도가 적은 데다가 세트 피스에서는 전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고무열은... 말해 뭐하냐... 에휴~ -ㅁ-

예전부터 포항은 걸출한 테크니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최고의 테크니션 최문식이 있었고, 안양으로부터 빌렸다가 아예 눌러앉힌 자심이 있었다. 따바레즈는 양 쪽 사이드가 막힐 때면 거침없이 가운데를 치고 들어갔고, 황진성의 왼 발은 휑한 포항의 중원으로부터 여기저기 마구 뻗어나가는 패스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태극 마크를 따리라 믿었던 황진성이 부진하고 그를 대신할만한 공격형 미드필드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포항은 신광훈의 오른 쪽에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왼 쪽 사이드를 지배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오른 쪽은 신광훈이 버티고 있기에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그와 짝을 이뤄 상대 진영을 휘저어야 할 아사모아는 기복이 심하다. 지쿠는 대단한 활약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언제쯤 풀 타임을 뛸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더구나 지쿠 투입 후에는 포항의 공격 속도가 확~ 줄어든다. 상대 선수가 가까이 오거나 말거나 느긋하게 볼 지켜내는 지쿠는 믿음직스럽지만 그로 인해 공격 속도가 늦어진다는 건 분명 문제가 된다. 잘게 썰어 가며 찬스를 만드는 스타일이면 괜찮지만 박성호 머리만을 노리는 뻥~ 축구로 일관하는 황선홍 감독 식 축구에서는 지쿠는 독이 될 수 있다.

조찬호와 아사모아가 오른 쪽, 왼 쪽을 번갈아가며 상대 수비 정신 없게 만다는 틈을 타 노병준이 가운데에서 난장을 피우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렇게 전방 공격수에 휘둘리던 상대 팀이 수비 라인을 위로 올리고 압박에 나서자마자 황진성의 킬 패스가 여기저기 찔러대는 모습 역시 기대한다. 지금의 포항은... 박성호 머리를 노린 뻥~ 축구일 뿐이다. 신형민의 중거리 슛 빈도 자체가 줄어든 것도 패스 축구가 아닌 뻥~ 축구 영향이다. 이건 포항이 아니다.

신광훈에게서 이영표를 본다. 상대 선수를 농락하는 지능적인 플레이만큼은 이영표에 미치지 못하지만 활동량과 저돌적인 모습, 공수에 걸친 고른 활약은 신광훈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포항다운 모습을 당최 볼 수 없는 201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그나마 고군분투하고 있는 신광훈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아울러...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황진성이 대박 터뜨리는 날을 간절히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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