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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CGV에서 내가 본 영화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2.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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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 보는 걸 그닥 즐기지 않는다. 뒷 사람이 의자 차는 걸 참고 앉아 있는 것도 싫고, 옆이나 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것도 싫다. 영화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광고질하고 있는 것도 싫고, 크레딧 올라가는데 불 켜는 것도 싫다. 그래서 극장은 거의 안 가는 편인데, 연애질하게 되면 자주 갈 수 밖에 없는 곳이 극장이다. 그리고, SF 액션 대작 영화는 극장 가서 본다.

 

얼마 전 『 어벤져스 』 보고 왔고, 방금 『 프로메테우스 』 예매하려고 CGV 접속했다가 우연히 그동안 내가 본 영화를 조회해봤다. 얼마 안 될 줄 알았는데 꽤 된다. 첫 영화가 2008년 3월로 나오는데 그 전에 본 영화는 기록이 안 남아 있는 모양이다. 아무튼... 저렇게 쭈욱 나열되어 나오는 걸 보니 나름 추억을 정리하게 되는구나.

 

『 브레이브 스토리 』는 집에서 이미 봤던 작품이다. 여자 친구랑 극장 갔는데 마땅히 볼 게 없어서 저거 보자며 끌고 갔는데... 시작 부분 보다보니 이미 본 거... -_ㅡ;;;

『 거북이 달린다 』는 큰 기대하지 않고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 나, 방금 전 까지 이 영화, 『 의형제 』랑 헷갈리고 있었네. -_ㅡ;;;   고창석 열심히 찾아보는데 안 나오기에 이상하다 했더니만... ㅋㅋㅋ   열 두 살 됐을 김지나 어린이, 조만간 폭풍 성장 어쩌고 하는 기사 또 나오겠지. 참 귀여웠는데. ㅋ   에? 주진모가 나왔다고? 하며 찾아봤더니 다른 배우... 그나저나 꽤 얼굴 알려진 분인데 이름은 처음 알았네. ㅋ 까마득한 후배가 본인 이름으로 가명 쓴다고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주랑 역으로 나왔던 김혜지는 큰 작품에서 활약한 게 없네. 뜰 거 같았는데.   아무튼... 『 거북이 달린다 』 다시 보고 싶어진다. 어영부영 『 살인의 추억 』이랑 『 범죄의 재구성 』도. ㅋ

『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 』은 일산 가서 혼자 봤다. 분당 살 때였는데, 일산이 분당이랑 가까운 줄 알았다. 둘 다 신도시 이미지였으니까. 그래서 일산 CGV로 예매하고 아침 일찍 차 끌고 가는데... 주소가 경기도 고양... -_ㅡ;;;   가다보니 용산 지나가고... 용산 지나서도 한참을 가더라. ㅋㅋㅋ   그래도 그 큰 IMAX 상영관에 열 명도 안 되는 사람 뿐이었던지라 무척이나 널널하게 봤던 기억이 나고... 엄청난 화면 덕분에 오프닝부터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던 것, 마지막 항공모함 위의 옵티머스 프라임을 보며 눈물 났던 거, 다 기억난다. 저 영화 보고 울었다고 하면 ㅄ 소리 듣는데... 감수성이 풍부할 뿐이라고. ㅋㅋㅋ   여자 친구가 왜 혼자 보러 갔냐고 나중에 뭐라 했던 기억도 나네.

 

『 차우 』는 섬 타던 처자와 봤는데 최악이었다. 오질라게 재미 없는데다가 그래픽도 씨앙...

『 해운대 』는 워낙 말이 많기도 했지만 외국의 블록 버스터는 꼬박꼬박 보면서 우리나라 블록 버스는 안 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본 거였다. 흥행에 성공했다지만 난 몹시 실망했다. 특히나 박중훈의 위상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그리고... 여자 친구와 함께 본 마지막 영화다.

『 작은 연못 』은 한국 전쟁 때 민간인 학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다. 전쟁이 터지면 나 말고 다 적인데 인권입네 뭐네 따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그래서 숫한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을 거라 생각한다. 아군에게 총 맞고 죽은 군인도 많을 것이고, 어? 하다가 사지가 끊어지는 고통 속에 죽어간 민간인들도 많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감춰야 할 일은 아니지 않을까? 쓰리고 아픈 이야기지만 오히려 드러냄으로 인해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게 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한국 전쟁이 북한의 일방적인 남침으로 인한 전쟁이라 얘기하면서 그 전의 수, 수 십 차례의 교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걸 보면 영원한 우방-미국은 우리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미국이 우리 국민을 무참히 죽였다고 말하는 건 당연히 힘들겠지만...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조금씩 나아짐을 보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말 나온 김에 『 두 개의 문 』도 보러 갔음 좋겠다 싶은데... 일단 내일 친구 녀석들에게 연락해보고 간다고 하면 같이 가고... 안 그러면 혼자라도 가야지.

『 쏘우 3D 』는 내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는 영화다. 그럼에도 봤던 건 마지못해서... 두 명 쓰라고 만든 방에 세 명 살 때였는데 같이 사는 사람이 새벽까지 술 먹고 들어와 온 방에 술냄새 풍기며 코 고는 통에 잘 수가 없었다. 결국 아침 일찍 도망 나왔는데 갈 데가 없어 간 곳이 극장이고, 마침 바로 볼 수 있는 게 저 영화 뿐이었다. 내가 본 최초의 3D 영화이기도 한데... 에휴... -ㅁ-   공포/호러 영화 좋아하긴 하지만 사지 날아가고 피바다 흥건한 영화는 싫다. 『 스크림 』 정도로도 충분하다. 『 알 포인트 』 같은 영화가 정말 무서운 영화인 듯 하다. 내가 본 최고의 공포 영화, 『 알 포인트 』.

 

『 라스트 갓파더 』는 뭐... 욕 밖에 안 나온다. 엄마님은 나랑 같이 가는 게 아니라면 극장 갈 일이 전혀 없는 분이라서 가끔 모시고 가는데... 저 때 볼만한 영화가 저 쓰레기 뿐이었다. 『 황해 』는 너무 잔인하다 하고, 형광봉 반짝이는 『 트론 』 볼 수도 없었으니까. 『 디워 』 보고나서 다시 심형래 영화 보면 개라고 했었는데... 개가 되면서까지 봤지만 역시나였다. '유머일번지', '쇼 비디오쟈키' 때 했던 거 지겹게 울궈 먹으며 어설픈 연기하다 끝나는데 한숨만 나오더라. 그래도 한 때 우상이었던 사람인데... 잘 되길 바랐건만 여러 사람에게 상처 주더니... 『 디워 』 3D랑 2편 계획 중이라는 기사 나왔더라. 그냥... 안스럽다. 정말 영화가 재미있고 좋아서 관객이 그만큼 든 거라고 믿는 모양이다. 내가 본 최악의 영화는 여고생이 가라데로 나쁜 놈들 싹 쓰는(제목도 기억 안 난다) 그런 영화였는데, 『 디워 』나 『 라스트 갓파더 』는 거의 그 레벨이다. 좀... 그렇다.

『 트랜스포머 3 』는 뭐... 당연히 봐야지. 격투 신이 너무 현란해서 정신 없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헤~ -ㅁ-

『 리얼 스틸 』은 로봇 격투 액션이라기에 봤더니만 그냥 가족 영화였고...

『 도가니 』는 예매해놓고 못 봤다. -ㅅ-

『 배틀쉽 』은 미국 만세도 꼴 보기 싫었지만 별로 볼 것도 없어서 기대 이하였고...

『 어벤져스 』는 엄청 재미있게 봤다. 용산의 심야 영화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하고. 4D로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실패... 나중에 집에서 느긋하게 한 번 더 봐야겠다. ㅋ

 

같이 일하는 녀석이 좀 다운된 분위기이기에 왜 그러냐 했더니 헤어진 여자 친구와 함께 듣던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되어 옛날 생각이 나서 그렇다고 하더라. 함께 듣던 노래, 함께 보던 영화,... 나도 그런 것들도 예전의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시간이 흐르며 점점 희미해지지만 함께 했던 것만큼은, 그 시간이 행복했던 것만큼은 분명히 기억이 난다.

혼자 보는 지금도 『 라스트 갓파더 』 같은 영화가 아니라면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하지만... 사랑해주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 즐겁지 않을까 싶다. 그러고보니 엄마님 모시고 극장 안 간 것도 꽤 되는데, 이번에 내려가면 엄마님 손 잡고 극장이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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