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아! 영화표 예매해야지!' 하고 CGV 홈페이지 들어갔다. IMAX로 보겠다고 벼르던 『 그래비티 』 예매를 하려고 하는데 6일 눌렀더니 아무 것도 안 뜬다. 응? 왕십리 CGV는 6일에 장사 안 하나? 6일 점심 때 가서 보려고 했는데 아무 것도 안 떠서 멘붕이 왔다. -_ㅡ;;;
정신을 차리고 다시 보니 5일이 마지막 상영이다. '생각난 김에 지금 가서 볼까?' 싶어 시간을 보니 24시 10분에 시작하는 게 있네. 그 때가 23시 30분. 괜찮은 자리 있나 봤더니 가운데 쪽 J열에 자리가 있다. 잽싸게 예매를 하고 주섬주섬 옷 주워 입은 뒤 출발.
내비게이션은 30분 넘게 걸린다고 하는데 밤이라 차가 거의 없어 쌔려 밟았더니 30분도 안 되어 도착했다. 요즘은 스마트 폰으로 입장권 보여주고 들어가지만 스크랩 북에 붙이려고 종이로 된 표 받았는데… 그랬는데… 응? 뭐가 줄줄이 더 딸려 나오기에 뭔가 싶어 봤더니 생일이라고 콤보 세트 준다는 쪼가리다(생일 하루 지났음).
왕십리 CGV는 21시 이후에 주차 요금을 1,000원 받는다. 일하는 처자 있는 곳으로 가서 주차 할인권 달라고 하면 1,000원 달라고 한다. 2시간 할인권이라는 걸 주는데 아무튼 21시 이후에 들어가면 1,000원에 세 시간 주차 가능하다.
주차 할인권 받아든 뒤 쪼가리 보여주며 이거 공짜로 주는 거냐니까 그렇단다. 옆에 팝콘 파는 곳에 가서 쪼가리를 줬더니 진짜 준다! 생일이라고 CGV에서 팝콘이랑 콜라 주는 거 처음 알았다. ⊙˛⊙ 팝콘은 무슨 맛으로 주냐고 하기에 고소한 거 달라 했는데 캬라멜 말고도 어니언 뭐시깽이랑 여러 개 있더만. 세상 바뀌는 거에 적응을 못한다. 꼰대가 되어 가고 있다. ㅋㅋㅋ 음료수 두 개 준다기에 하나만 달라 하고. 상영 시간 거의 다 되어 혼자 팝콘이랑 콜라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팝콘도 오질라게 커서 쪽 팔렸다.
24시 10분 프로그램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광고질. 『 토르 2 』 예고편 하는데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 어벤져스 』랑 연결되는 부분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신이라는 냥반이 형편없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토르는 별로. 초절정 갑부가 만든 쇳덩어리(아이언 맨)보다 약하니. -ㅅ-
아무튼… 『 토르 2 』 광고에 이어 『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 광고 나온다. 간만에 레골라스 보니 반갑더만. ㅋㅋㅋ
이내 영화가 시작. 처음부터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가 나오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정말 멋지다. 잔잔하게 시작되던 영화는 시작한 지 5분만에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염통을 쫄깃하게 하고. 이후 한 시간이 넘도록 지루할 틈을 주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흘러간다.
뭐, 사실은 뻔한 영화다. 우주 공간에서 허블 망원경 수리하던 우주인들이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해 위기를 맞게 되고 그 위기를 잘 이겨내 지구로 돌아온다는 스토리. 하지만 그 뻔함을 알면서도 보러 가고 감탄하고 나오는 영화다. 난 원래 어쩌고 맨~ 하는 히어로 물이나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SF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장르 선호와는 별개로 굉장히 대단하고 멋진 영화다. IMAX로 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 오죽하면 영화 끝나고 나서 다음 프로 표 끊어서 한 번 더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영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854 ← 여기 있으니 읽어보고 봐도 좋을 것 같고.
주인공 산드라 블록에 대한 이야기도 http://movie.naver.com/movie/mzine/cstory.nhn?nid=1853 ← 여기 있으니까 역시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4D로 한 번 더 볼까 싶은데 집 근처에 4D 상영관이 없어서 어찌할까 고민 중이다. 조금만 손 봐서 의자 엄청나게 움직이는 상영관 같은 데서 상영하면 끝장날 것 같다. 아무튼… 올해 영화 몇 편 안 보긴 했지만 2013 최고의 영화에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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