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변호인 』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건 제법 오래 전. 노무현 前 대통령의 부산에서의 변호사 시절 이야기라기에 어설프게 건드렸다가 망작(亡作)이 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주연 배우가 '송강호'라기에 그 걱정 탈탈 털어버렸다. 믿고 보는 송강호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송강호라는 대배우는 믿음을 져버리지 않았다.
대전에서 판사로 일하던 송우석은 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부산으로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연다. 브로커들 배불리던 부동산 등기 업무를 전문적으로 맡으면서 돈방석에 앉게 되고 이내 세무 전문 변호사로 노선을 변경하여 부산에서 제일 잘 나가는 변호사가 된다. 그러던 중 자주 가던 돼지국밥 가게의 아들내미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대기업과의 법률 상담 자리에서도 불편한 맘이 가시지 않았던 송 변호사는 어렵사리 가게 주인 아주머니 댁을 찾은 뒤 변호를 맡기로 마음을 먹는다.
관례대로 적당히 넘어가길 바랐던 판사와 검사, 다른 변호사들과 달리 송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변호에 임한다.
뭐, 대략의 스토리는 이와 같다. 사실상 송강호 혼자 이끌어가는 모노 드라마다. 김영애라는 베테랑이나 시완이라는 신예 스타마저 잘 안 보이게 만들만큼 놀라운 흡입력으로 두 시간을 이끌어간다.
예전에는 60억이라고 했지만 요즘은 70억 가까이 됐다고 하더라만은… 아무튼 60억이 넘는 지구인들이 60억 개가 넘는 생각을 가지고 산다. 제각각의 정의를 가지고 제각각의 신념 속에서 제각각이 생각하는 정의로 살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생각이 다르면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사실을 얘기하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 논리적으로 따져볼 생각은 안 하고 그저 욕이나 해대는 벌레 같은 것들 말이다.
많은 이들의 열차의 중간 칸에 간신히 걸터 타고 있으면서 스스로가 타고 있는 칸을 앞 쪽 차량이라 착각하고 사는 것 같다. 뒷 칸에서 못 살겠다 아우성이 들리는데 시끄럽네, 못났네, 까대기 바쁘다. 어렵고 힘든 이들의 외침을 못 들은 척 하는 것들 치고 제대로 된 것들 못 봤다. 그러다 정작 당하면 그제서야 후회하겠지.
사람이 살면서 어찌 공만 있을 수 있고 어찌 과만 있을 수 있을까. 누구나 공과가 있기 마련. 그러나 그 정도가 있고 공과 과가 세상에 미친 영향이 있는 거다. 그러나 우리는 노무현의 공을 얘기하면 종북 타령하고 박정희의 과를 얘기하면 빨갱이 소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노무현의 가치는 시간이 더 흐를수록 드러나리라 생각한다. 누구는 당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한 마디에 탄핵 당했고 누구는 군과 정보 기관을 동원한 댓글질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음에도 당당하다.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는지는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세 살 어린 아이도 판단할 정도의 정의와 불의를 헷갈리는 건 다소 한심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나중에 자식들이 2012년, 2013년의 정의에 대해 묻는다면 그럴 수도 있지라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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