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야마 관광 안내 홈페이지(http://www.okayama-kanko.net/sightseeing/index.php)
출발
휴가를 좀 더 여유롭게 쓸 수 있다면 여행 전 날도 쉬었음 좋겠는데...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피해 보는 상황이라 그러기가 쉽지 않다. 그렇잖아도 일본 여행 간다고 내리 5일을 쉬는 바람에 다른 사람들이 이래저래 양보를 한 상황이니까. 22시에 퇴근했더니 역시나...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조금 아래 쪽 빈 터에 차를 세우고 집에 와서 바로 자...ㅆ...어야 했는데, 짐 체크하면서 뮝기적거리다 자정이 다 되어서야 뻗었다. 알람 소리에 일어났는데 전혀 피곤하지 않다. 출근 때문에 일어났으면 엄청나게 피곤했을텐데. -ㅅ-
목욕재개하고 다시 한 번 짐을 체크. 온갖 충전 케이블 다 챙겨놓고 정작 USB 충전기 두고 갔던 게 얼마 전 제주 여행 때라서... 체크 리스트 만들어서 하나씩 체크하면서 확인했다. 요즘 사람들은 웨이스트 백, 옛날 사람들은 복대라 부르는 작은 가방을 허리에 둘러 차고, 등에는 작은 쌕 하나 매고, 트렁크 질질 끌며 내려왔는데... 내려왔는데... 주차장은 여전히 만석. 하긴... 그 새벽에 누가 차 가지고 나갈 리가 없지. 빈 터에 반나절 정도 차 세워두면 뭐라 안 하는데 하루 정도 세워두면 그 앞 식당에서 전화 오더라. 차 빼달라고. 식당 앞 주차장도 널널하면서 야박하게 군다 싶긴 하지만 식당 땅이라면 차 세워둔 내가 잘못한 거니까, 뭐... 잠깐 세워두는 거면 그냥 그대로 두고 택시로 공항 버스 타는 곳까지 갈텐데, 닷새나 비워야 하니 그럴 수도 없다. 그래서 그냥 차 가지고 가서 회사에 세워두고 택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회사 주차장 구석에 차를 세워두고 트렁크 덜덜덜 끌며 지하철 역까지 갔다. 횡단 보도를 건너 택시를 탈까 하다가 일단 지하 차도로 건넌 다음 차 오는 거 봐서 결정하자, 걷기에는 좀 멀겠지? 이런 생각하며 반대 쪽으로 넘어갔는데... 밖으로 나가자마자 공항 버스 정류장이 보이는 거다. 응? 이매에도 공항 버스가 섰던가?
아무튼, 04:50에 야탑 출발이고 야탑에서 이매까지 2~3분 걸린다고 해서 기다렸다. 멍 때리고 있는데 얼굴도, 키도, 자그마한 처자 등장. 짐도 없이 가벼운 차림이었는데 나랑 같이 공항 버스 탔다. 1박 2일로 일본 다녀왔다는 사람이 네일동에 꽤 있는 것 같던데 혹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인가? 우동 먹으러? -_ㅡ;;;
55분에 버스 와서 탔는데 버스 안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꼭두새벽에 뭔 사람이 이리 많냐. -ㅅ- 보통 버스 타면 뒤로 가는데 빈 자리가 없어서 그냥 적당히 앉았다. 창가에 앉아 동 터오는 인천 대교를 찍겠다는 계획은 보글보글 물거품~
공항 도착해서 비행기 표 발권부터 받았다. 모자 푹 눌러쓰고 눈도 안 마주쳐서 그런지 진에어 직원이 퉁명스럽게 응대하는 느낌이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미안하게 됐습니다, 진에어 처자. -ㅅ- 캐리어를 수화물로 맡겼더니 검색 후 호출할 수 있으니 3분 정도 대기하다 가란다. 응? 그런 것도 있어? 이런 얘기 처음 들었는데? 뭐, 어쨌든 하라면 해야지... 하고 옆에 있는 벤치에서 잠시 쭈뼛거리다가... 캐리어에 폭발물 숨긴 것도 아닌데, 뭔 일 있음 전화 오겠지 싶어 그냥 포켓 와이파이 찾으러 갔다.
1층 내려가니 와이드 모바일 부스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헐... 번호표 뽑는 기계까지 있다. 와이드 모바일, 이 녀석! 성장했구나! T^T CJ 물류 창고 한 쪽 구석에 빈대 붙어 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새벽에도 직원 세 명이 앉아 번호표 받아가며 일하고 있고나. ㅋ
보조 배터리 신청 안 했는데 보조 배터리를 준다. "신청 안 했는데요?" 하니까 네일동 이벤트라며 그냥 주네? 네일동 이벤트로 하루에 5,900원으로 빌리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보조 배터리도 주는 모양이다. 평소 같으면 샤오미 보조 배터리 믿고 '안 주셔도 되는데요?' 했을텐데 아무 말 없이 "네~" 하고 받았다. 결과적으로 잘한 짓이 됐다.
포켓 와이파이를 대여해주는 곳은 여러 군데가 있습니다만, 저는 와이드 모바일(http://www.widemobile.com)만 이용했습니다. 나라마다 대여료가 다른데 일본의 경우는 보통 하루에 7,900원입니다. 항공사나 여행사 뿐만 아니라 네일동 같은 여행 동호회와도 제휴를 해서 좀 더 싸게 빌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네일동 제휴 이벤트를 활용했는데 하루에 5,900원이었고 보조 배터리도 무료로 빌렸습니다.
포켓 와이파이의 장점은 데이터 제한이 없고 여러 대의 기기를 동시에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저는 휴대 전화, 엠피삼 플레이어, 태블릿을 연결해서 사용했습니다.
구형의 경우 포켓 와이파이 전원을 켠 뒤 휴대 전화나 태블릿, 또는 노트북에서 192.168.1.1을 입력해서 설정을 바꿔야 하는데 신형은 기기 자체의 스크린을 터치해서 설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로 신형이 편리하긴 한데 배터리 성능은 구형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구형은 하루종일 켜놓고 다녀도 배터리가 한 칸(세 칸이 가득) 정도 밖에 줄지 않았는데 신형은 저녁 무렵이 되니까 30% 정도만 남아 보조 배터리 없었으면 꺼졌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회원 가입하지 않아도 됨)할 수 있고 택배로 받거나 공항에서 직접 받을 수 있습니다. 2박 3일의 일정이라면 3일을 예약해야 하고, 요금도 3일에 해당하는 금액을 결제해야 합니다.
보안 검색 받으러 들어가는데 줄 서 있던 사람들 중 누군가가 스마트 폰을 세워서 코 앞에 들이대고 있으니까 검색대 직원이 '저 사람 사진 찍는 건지 가서 확인해보라'며 다른 직원을 보내더라. 간사이 공항은 뭐랄까, 좀 슬렁슬렁하는 인상인데 인천 공항은 꼼꼼하다. ㅋ
별 문제없이 보안 검색 통과하고... 꺼내 놓은 걸 주섬주섬 챙겨 넣는데... 이어폰의 팁 하나가 빠져 나가고 없다. 하아~ -ㅁ- 어쩐지 이런 일이 생길 것 같더라니...
한강 백사장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 없을테니 찾기를 포기하고 그냥 나갔다. 자동 출국 심사 덕분에 금방 밖으로 나갔더니 바로 위가 면세품 찾는 곳. 올라갔는데... 그랜드 면세점은 안 보인다. 죄다 롯데 면세점. 어라? 여기 맞는데? 없나? 하고 둘러보니... 그랜드 면세점은 이름과 다르게 엄청 초라하다. 롯데 면세점 부스 왼 쪽, 번호표 뽑고 안내해주는 사람 있는 곳 반대 편에 정말 작게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으로 지른 시계 찾아들고 나왔다.
이번 여행에서는 순토 시계 질렀다. 최초의 순토가 알루 퓨어였고 그 다음이 앰빗 3, 이번에 지른 게 카일라쉬다. 처음 순토 가격 보고 별 미친 ×들이 다 있네. 저 돈을 주고 산다고?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순토 시계만 세 개... 낼 모레 마흔인데 전자 시계만 세 개다. -ㅅ-
롯데 면세점(http://www.lottedfs.com)은 $968인데 $774에 판매하고 있다. 신라 면세점(http://www.shilladfs.com)과 신세계 면세점(http://www.ssgdfs.com)도 같은 가격이다. 갤러리아 면세점(http://www.galleria-dfs.com)은 $871. 동화 면세점(http://www.dutyfree24.com)은 제품 자체가 없다. 쿠폰과 적립금을 적용하면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그런 걸 다 감안해도 그랜드 면세점(http://www.granddfs.com)이 가장 싸다. $662 주고 샀다(2016.05.01. 현재 기준으로, 그랜드 면세점에서 카일라쉬 검색하니 안 나온다. -ㅁ-).
참고로... 국내 면세점에서 $600 이상 지르면 다시 들어올 때 세관 신고 대상이 된다. 그래서 고민이 되더라. 신고해야 하나 그냥 들어와야 하나. 꽤나 고민했지만 하라는 거 하고 하지 말라는 거 안 하는 성격 때문에 그냥 신고하기로 했다. 결과는? 귀국하는 날짜의 여행 후기에 쓰겠다. ㅋ
배가 좀 고파왔다. 햄버거라도 씹을까 하다가 어차피 기내식 주니까 그걸로 간단히 요기만 하고 일본 가서 밥 먹자라 생각해서 참았다. 슬렁슬렁 탑승 게이트까지 걷다가 전자 제품 파는 곳에 가서 가장 싼 이어폰 구입. 이어폰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어팁이 필요한 거였는데 이어팁만 따로 파는 곳은 안 보였다(간사이 공항에는 있었음. 인천 공항에서는 마음이 급해서 못 본 것일 수도 있음). -ㅅ- 소니 $17 짜리다.
게이트 앞 의자에 앉아 이어팁을 원래 쓰던 이어폰에 끼우고 보조 배터리와 순토 시계를 연결했다. 지난 번 앰빗 3는 완전 방전 상태였는데 카일라쉬는 40% 정도 배터리가 남아 있었다. GPS로 시간 맞추는 기능이 있어서 해봤는데 당최 못 잡는다. 창가에 붙어 봤지만 마찬가지다. 에라이, 귀찮다. 일본 가서 하자. 바로 포기하고 양 옆을 이런저런 쓰레기와 케이블로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채 배터리 충전하면서 노래 듣고 있다가... 뭐라도 먹어야겠다 싶어 주변을 싹 정리하고 공항 카트 타고 미친 듯 질주하는 애새끼들을 피해 근처 탐방(?)에 나섰다. 던킨 도너츠인가 미스터 도너츠인가 도넛 가게를 발견해서 커피 주문. 레귤러 달라고 했는데 엄청 크다. 그냥 스몰 마실 걸... 레귤러가 내가 평소 라지라 생각했던 사이즈다. -ㅅ-
뜨거워서 좀 식혀 마시려고 불고 있는데 탑승이 시작됐다. 관심 없다는 듯 홀짝 홀짝 커피를 마셨지만 속으로는 젠장! 뜨거워! 빨리 마시고 타야 되는데! 아오, 왜 이렇게 많아! 뭐, 이러고 있었다. 적당히 마신 뒤 줄 섰는데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에 뜨거운 음료는 못 가지고 간단다. "다 마시고 들어갈게요~" 하고 입구 쪽에서 커피 다 마신 뒤 입장.
비행기는 지연없이 제 시간에 잘 떴다. 중간에 생수 나눠주더라. 응? 이게 다야? 기내식은? 안 줘? ⊙ㅁ⊙
원래 일본 가는 진에어는 기내식을 줬었다. 기내식이라고 해봐야 삼각 김밥이나 빵 같은 간단한 먹을 거리였지만 아무튼 줬었다. 그런데... 이번에 타보니... 달랑 물만 준다. 아아아... 배 고파...
비행기 안에서 입국 심사 카드 적는데... 직업란에 써야 할 Employment 스펠링이 긴가민가 싶다. 어라? 왜 기억이 안 나지? 어? 왜 이러지? 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Emploeement라 썼다. -ㅅ- (나중에 내려서 포켓 와이파이 켜고 네이버 검색해서 제대로 고쳐 썼음. ㅋㅋㅋ)
비교적 앞 자리(36번이었나?)인데다 가지고 있던 짐도 쌕 하나 뿐이어서 금방 내렸다. 입국 심사가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었는데 금방 끝났다. 일부러 젊은 직원 쪽으로 섰는데 다른 자리보다 1.5배 느리더라. -_ㅡ;;;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 입국 심사 대기하느라 서 있을 때 뒤에 있던 아줌마가 자식한테 짜증내더라. 니 땜에 죽겠다면서, 확 내뿔고 가삘라(내버리고 가버릴까보다) 하면서. 애가 뭔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맘에 안 들었다. 어디 놀러가서 애들 구박하고 그러는 거, 아직은 애 키우는 입장이 아니라서 그저 싫다. 나중에 자식 낳고 키워보면 이런 글 쓴 게 쪽 팔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입국 심사 카드에 직업을 적는 란이 있습니다. 학생은 Student, 직장인은 Employment, 주부는 Housewife로 쓰면 됩니다. 직업란에 구체적인 직업을 적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신경 써서 써야 할 부분은 주소입니다. 일본 내 주소를 써야 하는데요. 보통은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 주소를 일본어나 영어로 쓰면 됩니다. 그러니까 미리 숙박 장소의 주소와 전화 번호를 적은 쪽지를 챙기거나 휴대 전화 사진으로 저장하는 게 좋습니다. 이 주소와 전화 번호 부분을 대충 적으면 입국 심사할 때 다시 적어오라는 지적을 받게 되어 공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간사이 공항(JR 간사이 와이드 에어리어 패스)
공항 직원이 캐리어를 내려놓고 있었는데 딱 내 거 옮겨놓고 있기에 잽싸게 받아 바로 이동. 간사이 공항은 네 번째라 익숙하다. 바로 JR 티켓 오피스로 가서 1층에 캐리어 묶어놓고 2층으로 올라갔다. 잠깐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어 쪼르르~ 가서 예약증 인쇄한 종이를 보여주었다. 보여주면 될 줄 알았는데 종이 달라고 하기에 폴더에서 꺼내 주고... 기다리니 티켓을 주는데... 어? 뭔가 이상하다. 인터넷으로 볼 때에는 3단으로 접히는 종이 안 쪽에 투명 테이프로 고정해서 준다고 했는데 그냥 종이 쪼가리 하나 달랑 주고 만다. 일단 땡큐~ 하고 받아나왔는데 이게 맞나? 싶다. 뒤를 보니 시커멓다. 올커니! 이제 개찰구에 넣는 방식으로 바뀐 모양이구나!
언제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JR 패스가 바뀌었다. 기존에는 □□□ 이렇게 양 쪽 날개가 안으로 접히는 종이에 투명 테이프로 붙여주었다고 한다. 테이프 훼손하면 무효고. 개찰구 통과할 때에는 직원한테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검색하니 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막상 받아보니 아니었다. 뒤가 온통 시커먼 마그네틱 카드다. 플라스틱은 아니고, 조금 빳빳한 종이다. 개찰구의 삽입구에 집어 넣으면 앞 쪽으로 튀어 나온다. 일반 지하철 표처럼 작고 얇은 사이즈는 아니고, 신용 카드 정도의 크기다. 일일이 직원한테 표 확인 받는 건 좀 비효율적이라 생각했는데 그나마 편하게 바뀌었다.
일본은 교통비가 상.당.히. 비쌉니다. 택시는 물론이고 지하철이나 버스 요금도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닙니다. 때문에 여행 일정을 짠 뒤 이용할 교통 수단이 정해지면 패스를 구입해야 합니다. 다닐 때마다 일일이 표를 사거나 현금 결제하다가는 패가망신을 못 면합니다. -ㅅ-
간사이 공항에서 내리면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오사카 시내로 들어가는데요. 난카이線과 JR 중 하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난카이線은 간사이 공항과 난바 사이를 왕복하는 열차이고요. 요금을 조금 더 내면 라피트라는 특급 열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JR은 우리나라의 코레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국으로 다 갈 수 있지만 좀 비쌉니다. 우리나라의 KTX와 같은 신칸센은 모두 JR 껍니다.
아무튼... 가이드 북에서 JR은 좀 비싼 편이라고 해서 바짝 쫄아 간사이 여행 때에는 늘 사철 패스를 이용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사카 주유 패스'와 '간사이 스루 패스'가 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처음 JR 패스를 이용했는데요.
여행사를 통해 구입하거나 오픈 마켓(쿠×, 위×프, 옥×, 지×켓, 11×가 등)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인터넷(http://www.japanrailpass.net/kr)으로 직접 예약해도 됩니다. 한글로 나오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요. 인터넷으로 예약한 뒤 현지에서 표를 받으면 500엔 싸게 살 수 있습니다.
제가 구입한 간사이 와이드 에어리어 패스 5일권은 8,500엔인데요. 2016.05.01. 오늘 날짜 기준으로 환전하면 9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엄청 비싸다고 느껴지겠지만 제가 여행하는 5일 동안 이용한 구간을 그냥 돈 내고 탔다면 4만 엔 넘게 지불해야 했으니까 그런 걸 고려하면 정말 저렴한 패스입니다.
입국 심사가 예상보다 빨리 끝났기에 계획한 것보다 한 시간 정도 빨리 JR을 타게 되었다. 앞 쪽 전광판을 보고 내가 타야 할 히카리 열차의 플랫폼과 열차 번호를 확인. 혹시 몰라서 역무원에게 다시 물어봤다. 오카야마 간다니까 방금 전 내가 봤던 전광판을 가리키며 신 오사카에서 신칸센 갈아타면 된다고 안내해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니 사람이 많다. 처음 일본 여행 갔을 때 라피트 탄 곳도 여기였지. 하~
내가 타야 할 히카리 열차는 이미 도착해서 탑승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사람들이 꽤 많았지만 어렵지 않게 자유석에 앉아 갈 수 있었다.
간사이 공항 → 오카야마
간사이 공항에서 하루카 타고 신 오사카까지 간다. 그리고 신 오사카에서 신칸센 타고 오카야마까지. 편도 요금만 8,170 엔이니까 패스 가격과 거의 맞먹는다. 패스 없으면 못 다닌다. ㄷㄷㄷ
간사이 공항에서 오사카 시내로 들어갈 때 늘 찍게 되는 다리 사진.
자유석이지만 좌석 번호가 있다.
패스 이용자는 자유석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自由席 또는 Non-Reserved라고 표기되어 있고 대체로 열차 앞 부분인 1~3호차입니다. 거의 대부분 승무원이 와서 검표를 하는데요. 패스를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간혹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요. 패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간과 없는 구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이번 여행 경로를 예로 들자면, 오카야마에서 교토까지 갈 경우 오카야마에서 신 오사카까지는 신칸센 이용이 가능하지만 신 오사카에서 교토까지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신 오사카에서 내리지 않고 계속 신칸센에 앉은 채 교토로 가고 있다면 패스를 가지고 있더라도 무임 승차가 됩니다. -ㅅ- 교통비 엄청나다고 말씀 드렸지요? 멍 때리고 앉아 있다가 신칸센의 어마무시한 요금 폭탄을 맞고 싶지 않다면 패스 이용 구간을 잘 알아둬야 합니다.
그래, 내가 좋아하는 일본 풍경이 이거야!
빨래가 널려 있는 2층 집. 아, 진짜 정겹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은 간사이(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등) 지방이다.
정차 역 안내는 일본어 → 영어 → 한글 순으로 나온다.
응? 한참 가다보니 낯익은 건물이 나왔다. 우메다 공중 정원!
곧 신 오사카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내렸다. 신 오사카 역은 제법 큰데다 플랫폼도 여럿이라 길치들에게 다소 위험한 장소일지 모르지만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어렵잖게 환승이 가능했다. 다들 여기서 에키벤(에키 = 역, 벤 = 벤또 = 도시락, 에키밴 = 역 도시락) 사먹는 거라고 하기에 나도 적당한 가게에 가서 에키밴을 구입했다. 도시락마다 번호가 붙어 있어 번호 말하면 된다. 서뤼 뽀오~ 했더니 못 알아들어서 손가락을 세 개, 네 개 잇달아 펴보였더니 재깍 알아듣고 도시락을 준다. 1,430엔 지출.
밖으로 나가니 운행을 마친 신칸센 노조미가 서 있었다. 못 생겼다, 진짜.
반대 쪽 선로로 들어올 기차를 기다리다가 자그마한 매점에서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를 하나 구입했다. 올 해에도 일본 도착해서 처음 먹는 게 맥주다. ㅋㅋㅋ 플라시보 효과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과는 맛이 다른 듯 하다.
맥주를 홀짝거리고 있다 보니 기차가 도착했다. 냉큼 올라탔다. 신칸센 노조미는 좌석 배치가 □□ □□□ 형태다. 특이하다.
3열 의자의 창 쪽에 앉았다.
복잡한 신 오사카 역을 빠져 나간다.
에키밴 등장! 배가 고팠기에 군침이 꼴깍! 자그마한 간장 병 보며 참 일본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들은 남한테 폐 끼치는 걸 병적으로 싫어하는데... 기차에서 냄새 풍기며 도시락 먹는 건 또 의외로 관대하다. 아무튼... 도시락 까먹는 건 나밖에 없었...는데 나중에 보니 주위에서도 다들 뭔가 먹고 있더라. ㅋ
뭔 간 같은데 생각했던 것보다 쫀득한 식감. 뭔지도 모르고 먹었다.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우리 돈으로 15,000원 짜리 도시락인데 별로였다. -ㅅ-
자리마다 콘센트가 있다. 요즘은 우리나라 기차도 이렇게 되어 있다.
정차 역은 방송으로도 나오지만 자막으로도 계속 알려준다.
고층 건물도 간혹 나오는 길을 지나니,
우리나라 시골이라고 해도 믿을 수밖에 없는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지만 깔끔한 화장실. 버튼이 터치식인 게 신기했다. ㅋ
속도가 궁금해서 알아보려고 했는데 GPS가 잘 안 잡힌다. 대략 저 정도 속도. ㅋ
오카야마
300㎞/H 가까운 속도로 달려 금방 오카야마에 도착했다.
오카야마 역에 내려 밖으로 나갔다. 얼마 전 같았으면 당연히 게스트하우스 알아봤을텐데 지난 해에 엄마님이랑 삼촌 내외 모시고 ANA 호텔 맛을 본 덕분에 건방짐을 장착해서... -ㅅ- 거기에다 구라시키에 있다는, 김동완이 계란 밥 먹었다는 그 게스트하우스는 그닥 맘에 들지 않았다. 그리 하여... 오카야마에서 2박은 ANA 크라운 플라자에서 지내기로.
호텔이 서쪽 출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인터넷에서 봤기에 망설임 없이 서쪽 출구로 쫄랑쫄랑. 로비에 도착해 꾸벅~ 인사를 하고. "아이 해브 리저베이션~" 하며 여권을 보여줬다. 그리고 짐 좀 맡기려 한다니까 선뜻 맡아준다. "땡큐~" 하고 호텔을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오카야마 역으로 향했다.
역 서쪽은 조금 휑한 분위기다. 동쪽보다 확실히 썰렁하다.
동쪽 출구
신칸센 타는 곳
중앙 개찰구
서쪽 출구
이런 식으로 되어 있다. 호텔과 연결된 서쪽 출구에서 길 따라 계속 걸으면 중앙 개찰구, 신칸센 타는 곳을 지나 동쪽 출구가 나오는 구조다. 동쪽 출구로 나가면 오카야마 여행 후기에 빠지지 않는 모모타로 동상이 나온다.
이 쪽이 동쪽 출구다. 신칸센 출구와 가깝다. AEON 몰이나 돈키호테 가려면 이 쪽으로 나가야 한다. 구라시키도 이 쪽이다.
오카야마 역에는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다. 그런데 이 인포메이션 센터와 별도로 모모타로 관광 센터가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는 한국어 하는 직원이 없었는데 모모타로 관광 센터에는 한국어 하는 여직원이 있다. 지도와 브로슈어가 꽂혀 있는 곳에서 멍 때리고 있으니까 생글생글 웃으며 다가오기에 "강코쿠고 치즈" 하니까 바로 알아듣고는 한국어 지도를 준다. 궁금한 게 많았기에 되도 않는 영어로 물어보는데 "저 한국어 알아요" 한다. ㅋㅋㅋ
모모타로 관광 센터는 지하에 있습니다. 이정표에 모모타로 관광 센터라 나오지 않고 그냥 인포메이션 센터라고 나오는데 지하에 있는 건 모모타로 관광 센터 뿐이니까 오카야마 역 지하로 내려가 이정표 보고 가면 어렵잖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부터 모모타로 스탬프 투어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오카야마의 여러 관광지에서 도장을 찍어오면 갯수에 따라 상품을 주는 건데요. 도장 두 개는 파우치, 세 개는 작은 가방, 네 개는 큰 가방, 다섯 개 이상은 인형입니다. 오카야마 여행을 마칠 까지 저는 다섯 개의 도장을 찍었지만 인형이 못 생겨서 맘에 안 들었기에 큰 가방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모모타로 캐릭터가 그려진 배지도 주니까 그것도 받아 챙겼습니다. 모모타로 스탬프 투어는 2017년 2월의 마지막 날까지입니다.
원래 계획은 오카야마에서 자전거를 빌려 소자까지 가는 거였다.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그 도로 따라 가면서 기비쓰히코 신사, 기비쓰 신사를 보고 소자 역에서 자전거를 반납한 뒤 기노 성에 가는 것이 내가 계획한 일정.
"여기서 자전거를 빌려 소자에서 반납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으니까 못 알아듣는다. 다시 말해도 마찬가지. "핫토리 역 부근 소자 역"이라고 다시 말하니까 "소오~ 자아~" 하더니 빵 터져서 웃는다. 응? 왜 웃지? -ㅁ-
너무 멀단다. 그러면서 "비젠-이치노미야에서 빌리면 소자에서 반납" 해도 된단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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